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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일의 분노' 책임지는 공무원 아무도 없다

김주용 |2012.03.20 10:56
조회 3 |추천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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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편했던 50원'… 성남·청계요금소 통행료, 1050원서 다시 1000원

시민들 "민간 기업이었다면 엄중 문책감인데…"

道公, 5% 올린 1050원 건의… 시민들 겪을 불편 뻔히 알면서 상부 기관에 제대로 보고 안 해

운전자들 동전 교환하느라 인근지역까지 교통 체증… 결국 원래대로 통행료 낮춰

토요일인 지난 17일 가족 나들이에 나선 김모(41)씨는 서울외곽순환고속도로 청계요금소에서 진이 빠졌다. 차량 수십대가 요금을 내기 위해 줄지어 서 있었기 때문이다. 지난해 말부터 통행료가 1000원에서 1050원으로 오르면서 운전자들이 50원짜리를 찾느라 주머니를 뒤지고 거스름돈을 받느라 이처럼 정체현상이 생긴 것이다. 이 때문에 인근 지역에서도 교통체증이 빚어졌다.

이는 집행기관인 도로공사와 주무 부처인 국토해양부, 요금 결정 권한을 가진 기획재정부 등 관련 기관들이 모두 운전자 불편을 고려하지 않은 채 '통행료 5% 인상'이라는 탁상 행정을 했기 때문이다. 3개 기관의 수많은 담당자들을 거치면서 '50원이 운전자에게 주는 불편'이 걸러지지 않은 것이다. 19일 국토해양부는 통행료를 다시 1000원으로 내려받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100여일간 수많은 운전자들이 불편을 겪었고, 이를 책임지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 "민간 기업 같았으면 엄중한 문책이 뒤따를 일"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도로공사, 혼란 예상하고도 방치

고속도로 현장에서 요금 징수를 담당하고 있는 도로공사는 통행료를 50원 올릴 경우 혼란이 있을 수 있다는 점을 알고 있었다. 도로공사 측은 "요금 인상에 따른 혼란에 대비하기 위해 50원짜리를 준비하라는 안내 플래카드도 걸고 요금소마다 50원짜리 동전을 많이 준비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정작 정부에 요금 인상을 건의만 해놓고 통행료를 결정하는 과정에서는 문제점을 적극 알리지 않았다. 도로공사 관계자는 "(50원 단위의 요금을 결정함으로써)수도권 요금소에서 발생할 혼란은 제대로 알리지 못한 측면이 있다"고 시인했다. 현장 사정을 가장 잘 아는 도로공사가 이처럼 소극적으로 대처하면서 국토해양부와 기획재정부는 요금 인상률 협의에만 매달렸다.

◇국토부, 보고받았지만 소극 대처

국토부는 도로공사가 요금 인상을 건의하자 지난해 중반부터 기재부와 본격 협의하기 시작했다. 이 과정에서 국토부는 도로공사로부터 50원짜리 요금이 생길 수도 있다는 보고를 받았다. 도로공사 관계자는 "요금이 100원이 아닌 50원 단위가 된다는 점은 분명히 보고했다"고 말했다. 그러나 국토부 관계자는 "발생할 수 있는 혼란에 대해 도로공사가 우리에게 적극적으로 보고한 적이 없다"며 "다만 사전에 좀 더 철저한 시뮬레이션을 해야 했는데 꼼꼼히 챙기지 못한 측면이 있다"고 말했다.

◇기재부, 이용자 불편 고려 안 해

기재부는 인상 폭을 두고 당초 주말 요금을 10% 정도 인상하는 방안을 고려했지만 지나친 상승에 따른 저항을 우려해 5% 인상하기로 했다. 주말 교통량을 줄여야 한다는 점, 물가 상승을 최대한 억제해야 한다는 점을 중시하느라 운전자 불편은 고려하지 않은 것이다. 기재부 관계자는 "협의 과정에서 국토부가 50원 인상에 따른 문제점을 적극적으로 제기하지 않아 어떤 문제가 있을지 파악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성낙문 교통연구원 도로연구실장은 "정부가 차라리 주말 요금을 30% 정도 크게 올렸으면 통행량이라도 잡을 수 있었을 텐데 5% 남짓 올리면서 수요도 억제하지 못하고 불편만 가중시켰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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