들어가는 글

사람도 나이가 들면, 신체기능이 떨어지고 사회적으로 은퇴를 준비하게 됩니다. 인간만이 문제가 아니죠. 생명이 있는 모든 생물은 자연스러운 생로병사(生老病死)를 순리로 받아들입니다. 개도 예외가 없죠. 10세가 넘어가면, 이제 완연하게 늙어가는 게 느껴집니다.
팔팔하게 뛰어놀던 강아지가 어느새 60세를 넘어 칠순을 바라보는 나이가 됐습니다. 강아지는 어느새 어엿한 성견을 넘어 노견(老犬)이 된 것입니다.
I. 노화와 질병
이제...준비를 할 시간입니다. 어떤 준비냐고요? 마음의 준비입니다. 마음의 준비라고 해서 벌써부터 죽음을 염두에 두라고 말하는 것은 아니고, 노견으로서의 삶에 대한 준비가 필요하다는 겁니다. 사람도 나이 들면, 몸 여기저기 쑤시고 아프지 않은 곳이 없는 것처럼 개도 마찬가지입니다. 몸 여기저기 안 아픈 곳이 없고, 그 중 몇몇 질병은 생명을 위협할 정도입니다. 나이 들면 개들은 어떤 병에 걸리고, 어떻게 대처해야 할까요? 한번 살펴봤습니다.
1. 관절부위
사람도 나이 들면 관절염에 시달립니다. 날이 조금만 흐려도 뼈마디가 쑤신다고들 하죠. 뼈의 밀도가 떨어지는 골다공증 덕분에 조그만 충격에도 쉽게 골절되곤 하죠. 개도 마찬가지입니다. 골다공증
은 기본이고, 류머티스성 관절염, 변형성 척추증 등등 질병에 시달리게 됩니다. 이럴 경우의 처방은...역시 예방밖에 없습니다. 예방을 위한 최선의 방법은 운동입니다. 근력이 떨어지면 관절을 지탱할 수 없고, 관절을 지탱할 수 없으면 관절의 부담은 증가하게 됩니다. 이렇게 되면 관절부위에 무리가 가 결국 관절염이나 다른 관절질환에 걸리게 됩니다. 이런 사태를 예방하기 위해서 제일 좋은 건 역시 운동입니다. 조그만 충격에도 쉽게 골절되곤 하죠. 개도 마찬가지입니다.조그만 충격에도 쉽게 골절되곤 하죠. 개도 마찬가지입니다.
이때 중요한 건 평탄한 길을 피하라는 겁니다. 평탄한 아스팔트 길에서는 운동효과가 없습니다. 가장 좋은 건 완만하게 올라갈 수 있는 언덕이나 계단, 장애물이 있는 비포장도로입니다. 그러나 이런 예방운동의 때를 놓치거나 나이가 너무 들어 관절통이 심해진다면, 소염제나 글루코사민제와 같은 약을 사용해 보는 것도 좋습니다.
2. 내장부위
나이가 들면, 내장의 기능도 많이 떨어지게 됩니다. 노견의 심장에서는 잡음이 발생하기 시작하고, 간 기능이 떨어져 단백질 합성 능력이 떨어지게 됩니다. 신장 기능이 약해져 신부전을 앓을 수도 있습니다(이 경우는 주인이 거의 눈치챌 수 없을 정도로 서서히 진행되어 발견되면 치명적인 경우가 많습니다). 위가 노화되어 딱딱한 사료나 개 껌을 소화하기 힘들어 지게 됩니다. 이렇게 되면 사료량이 점점 줄어들게 되고, 소화흡수 가능도 떨어져 설사가 잦아지게 됩니다. 방법은...없다고 보는 게 맞을 겁니다. 정기검진을 위해 병원을 수시로 찾아가고, 양질의 사료를 찾아 공급하는 정도가 다입니다(노견용 사료를 먹이는 것도 하나의 방법입니다). 시간의 흐름을 인간의 힘으로 막아낼 수는 없습니다.
3. 치매
개도 사람처럼 치매에 걸립니다. 치매에 걸린 개는 밤낮의 구별이 모호해지고, 꾸벅꾸벅 조는가 싶더니 갑자기 짖어대기 시작합니다. 이런 행동이 계속 반복됩니다.

이렇게 되면 주인으로서도 개로서도 참 생활하기 어렵게 됩니다. 사람도 치매에 걸리면 감당을 못하는데, 하물며 개는 어떨까요? 동물병원을 찾아가 정신안정제나 수면제를 처방받아 투여하는 방법이 있지만, 이는 일시적인 처방입니다. 그리고 중증인 경우에는 약효도 별로 없습니다. 이렇게 치매가 계속 이어지다 보면, 밤중에 짖거나 배회하게 됩니다. 주인이 불러도 반응이 없고, 몽롱한 표정을 하곤 합니다. 이 정도 되면 이제 마음의 준비를 해야 할 때입니다.
4. 암
개도 암에 걸립니다. 점점 반려견의 수명이 늘어나면서부터 암에 걸리는 비율이 올라가고 있습니다. 사람도 나이가 들면 암에 걸릴 확률이 높아지듯 개도 마찬가집니다. 이때쯤 되면 주인은 마음의 준비를 하고, 개를 떠나보내려고 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사람도 암에 걸리면 병원비를 걱정하는 마당에 개에게까지 암 치료의 혜택이 돌아간다는 건...한국의 현실상 고민해봐야 할 대목입니다. 개는 암에 걸렸다 하더라도 그 항암치료가 사람보다 덜 고통스럽습니다. 또한, 적절한 연명치료만으로도 개는 그 수명을 연장시킬 수도 있습니다. 한마디로 너무 빨리 포기하진 말자는 소립니다. 충분히 살 가망성이 있고, 치료까지는 아니어도 충분히 그 수명을 늘릴 수 있고, 강아지에게도 최대한 덜 고통스러운 방법이 있다면 한 번쯤 고민해 보는 것도 나쁘진 않을 것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