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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인권 참상 기록·기억해야 하는 이유

스노우 |2012.03.23 09:23
조회 33 |추천 0

 

北인권 참상 기록·기억해야 하는 이유

 

국가인권위원회는 지난 15일로 ‘북한인권침해신고센터’를 설치해 공식 운영에 들어간 지 만 1년을 맞았다. 그동안 북한의 인권 침해행위에 대해 민간 차원에서 단편적인 증언이나 기록들을 수집한 사례는 있었지만 국가기관에서 이와 관련된 자료들을 피해자별로 범죄구성요건화해 종합적이고 체계적으로 관리, 보존하기 시작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북한을 탈출해 국내에 입국한 북한 이탈주민은 현재 2만3000명을 웃돈다. 전쟁이 아닌 평화 상황에서 중국의 강제북송 조치에도 불구하고 발생하고 있는 이러한 탈북사태는 북한 체제 내에 분명 식량난 이상의 심각한 인권 문제가 있음을 웅변하는 것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인권위가 신고센터를 설치한 것은 통일 후 북한 지역에 자유민주적 기본질서의 확립을 위해선 보편적인 국제 인권규범을 어긴 사람들에 대한 처벌 근거를 마련하고, 그 위반자들에 대한 처벌을 경고함으로써 북한의 인권침해를 억제하자는 데 있다. 나아가 통일 이후 북한에서의 인재 등용이나 피해자들의 복권·재심이나 피해 보상의 근거 자료 및 인권교육의 기초자료 등으로 활용하는 데도 그 목적이 있다.

 

이미 서독은 1961년 11월 잘츠기터에 중앙기록보존소를 설치해 통일 시점까지 동독에서 자행되던 인권침해 상황을 기록·관리함으로써 큰 성과를 거둔 바 있다. 우리나라에서는 특히 독립적이고 준 국제기구의 성격을 가진 인권위가 그 역할을 담당함으로써 유엔 등 국제기구에 신빙성 있는 자료를 제공하게 돼 북한 인권 개선을 위한 획기적이고 효율적인 방안이 마련됐다고 할 수 있다.

 

지난 1년간 신고센터에 접수된 북한인권 침해신고 현황을 보면 2월28일 기준 모두 81건 834명이 접수됐다. 어느 사안이나 인류의 양심에 깊은 충격을 주고, 그것이 한국에서 일어났다면 사회 전체를 뒤흔들어 정권을 몇 번이나 바꿨을 심각한 인권침해가 드러났다. 특히 그동안 정치범수용소에 비해 상대적으로 덜 주목받던 교화소(교도소) 내 인권침해가 심각했다.

 

2007년 하반기부터 2010년 초까지 제12교화소(일명 전거리교화소)에서 수감생활을 한 어느 탈북자의 진술에 따르면, 3000여명의 남녀 수감자 가운데 상당수는 중국에서 강제북송돼 온 사람들이었다. 영양실조 등으로 한 달에 70명 이상이 숨졌다는 것이다. 또 2005년 6월쯤 제11교화소(일명 증산교화소)에서 수감생활을 했던 한 탈북자는, 소달구지에 재소자 시체를 싣고 이른바 ‘꽃동산’이라는 민둥산에 매장했는데 그 시체에 부여된 번호가 ‘3721번’이었다고 했다. 그해 1월1일 이후 3721번째 사망자라는 뜻이라고 한다. 인권위는 이렇게 심각한 반인도적인 인권침해에 대해서 그 실상을 파악, 북한도 비준·가입하고 있는 4대 국제인권조약과 특히 국제적인 반인도범죄를 대표적으로 정의하고 있는 ‘국제형사재판소에 관한 로마규정’을 적용해 체계적으로 가해자의 범죄성을 밝혀 보존하고 있다.

 

북한의 지배계층은 외부적으로는 잘 결속돼 있는 것처럼 보이지만, 사실은 김정은 체제의 운명에 대해 누구보다 불안해하고 있다. 언제 무너질지 몰라 초조해하고 있는 저들에게 그들의 악행이 기록되고 세계가 주시한다는 메시지를 던져준다면 그 경고의 의미는 동독의 사례보다 훨씬 더 클 것이다.

 

김정일 애도기간의 탈북자는 모두 사살하라는 반인도적 명령을 내린 자와 그 명령을 따르고 있는 북한의 조직적인 인권 유린의 책임선상에 있는 실무 책임자들에 대해 그들의 잔혹한 범죄상을 낱낱이 기록한 ‘역사적 공소장’을 만든다면 신고센터는 그 존재 자체가 북한의 인권침해를 억제하고 피해자들에게는 위로와 희망이 되는 북한 인권의 지킴이가 될 것이다.

 

김태훈/국가인권위 북한인권특별위원장 변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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