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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나이 스물여섯, 너의 마음에 들어갈 자리가 있는걸까?

우리 알고지낸지 지금 다섯달째.

 

초반엔 서먹서먹하고 존댓말 써가며 서로 OO씨라고 불렀었지.

살아온 환경도, 사는 지역도 매우 다르고, 서로 지내온 시간도 매우 달라서

그런 다른 환경에 나는 처음엔 너가 새로웠었어.

 

난 너를 알기 바로 전에 말그대로 '썸'타던 남자와 안좋게 헤어지고 일주일을 울면서 지냈었어.

그때는 이런 일 까지 시시콜콜 얘기할 만큼의 사이는 아니어서 너에게 이런일이 있었단 이야기를

굳이 할 필요가 없었다고 생각했었어. 그리고 그 시간에는 내가 널 이렇게 마음에 둘 거라고 생각도

못했었어.

 

처음엔 이렇게 까지 오래 인연이 지속될거라 생각하지 않았어.

 

서로 이야기를 나누면서 크게는 다르겠지만 소소하게 이념이나 생각이 맞는걸 보면서 웃었고

새벽2시, 3시가 되어가는 긴 통화속에서도 아침이 오는걸 아쉬워 했던 나를 보면서 내가 뭔가

다른 느낌을 받고 있는구나, 혼자서 생각을 얼마나 고쳤는지 몰라.

 

넌 나한테 정말 과분하고 좋은 친구인데, 내가 바라보고 정말 곁에두고 싶은 친구였는데

내가 너를 좋아하는것 같아서, 불과 널 만나기 몇일 전에 다른남자랑 인연이 흐지부지된 것에 대한 상처를

너로 치유하고 싶어하는걸까봐.

 

하지만 너는, 잠이 많아서 지하철에서, 버스에서 자주 조는 나에게 집에 잘 들어갔냐고 꼬박꼬박 안부를 물어주는 것이, 배고프다고 징징대면 너네 동네로 오라는 말이, 서로 카톡하다가 금방 잠들면 잘 자고 일어나라는 카톡을 남겨주는것이, 노래 불러달라는 말도안되는 요구에 노래를 불러주는것이,  전 남자친구랑 안좋게 헤어졌다는 이야기를 들으며 혼내줄까? 하던 그 이야기들이.

 

하는일과 하고싶은일이 확고한 너를 보며 어떻게어떻게 흘러흘러 직장을 잡아서 하루하루 쫓기듯 살아가는 나랑 너무나 비교되서 부러움과 질투심에 투정을 부리면, 무조건 괜찮다는 위로의 말 대신에 너의 신념들을 이야기 해 주고 다독여주는 너의 배려에 나는 너에게 더 어리광을 부리고 괜히 심술을 부렸는지도 몰라.

 

하지만 가끔 술마시고 늦게들어가는 네게, 늦게까지 공부하고 집에가는 네게, 밤 늦게 뭐 먹고 아침에 배아파하는 네게, 걱정의 한마디를 내비치면 너는 내게 뭐 어때- 라는 식의 답장을 보내거나, 그 말에 대한 대답대신 다른 이야기로 화제를 돌리거나, 답을 하지 않는걸 보면 내가 대단한 착각을 하고 살았다는 생각을 해. 내가 괜히 오해해서 나만 폭주하는구나. 싶어서.

 

너는 모든 사람들에게 친절하다고 했지, 이 말이 나를 조금은 부끄럽게 만들었어.

나혼자 좋아하는거구나, 내가 너무 연애를 안해서 작은것들에 감동받는거구나. 사실 너에겐 별 것 아닌

호의가 나는 나를 좋아한다고 착각하고 있구나. 내가 묻지 않았다면 좋은친구 하나 잃을 뻔 했구나.

매번 다짐하고, 너에게 좀 더 멀어져서 쿨하게 굴고 싶은데.

 

나 그게 잘 안돼.

 

나 스물여섯살, 너 스물여섯살. 서로 자라온 시간도, 자라온 환경도 나아가는 방향도 이렇게도 다르고 사회인이 되어 만난 사람이라 뭔가 공통되는 카테고리도 없는 정말 남남인데 너한테 마음이 끌리는 나를보며 내가 어디서 어떤 부분에서 다시 마음을 고쳐먹어야할지 모르겠다. 우리 어린 나이도 아니잖아. 특히 나 스물여섯이랑 너 스물여섯은 다르잖아.

 

마음을 알고싶으면서도 알고싶지않기도 해. 어떻게든 친구로 남아있고 싶어서 내 감정을 드러내지 못하는 내 이기적인 마음이 나도 싫다. 어지간한건 맺고 끊음이 분명하다고 정평이 나있는 나인데 아직 연애에 있어서는 초짜라 이런 작은것에도 마음이 흔들린다.

 

난 너가 이 글을 읽어도 너의 이야기라고 생각할 지는 모르겠어. 분명 이렇게 글로 남기는건 알아봐주길 바라는 거여서 그렇겠지? 마음이 약한사람이라 결국은 이렇게 돌려돌려 말하게 되네.

 

좋아해.

좋아한다.

내가 너한테 하고싶은 말이고, 너에게 듣고싶은 말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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