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년 반 동안 사랑했던 그녀와 헤어진 후 어느덧 4개월이 지났습니다.
그녀와 저는 대학교 선후배이자 과 CC로서 2년 가까이 방학을 제외하고 거의 매일 함께 있었습니다. 시간이 흘러 저는 졸업을 했고 여러 가지 여건 때문에 1학기 동안은 2~3주에 한 번씩 만났었고 그 후로 2학기 때는 그녀도 바쁘고 저 또한 주변 환경이 달라져 4~5주에 겨우 한번 만났습니다.
그렇게 2~3번을 만났을 무렵 좋아하는 사람이 생겼다는 그녀. 만나는 시간이 부족하다 보니 외롭고, 힘들어 지쳐갈 때쯤 다른 사람을 통해 설렘을 느끼고 그 사람이 그녀 마음속에 들어왔나 봅니다.
저는 사랑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것은 이해와 믿음이라고 생각했습니다.
사랑하는 사람을 그저 믿기에 무엇을 해도 이해해줄 수 있는 것이 사랑이고, 그런 믿음은 사랑이라는 감정이 만남이라는 과정을 거쳐 가며 얻어지는 것이라고 생각했습니다. 또 그런 믿음이 있기에 서로에게 조금은 편해질 수도 있다는 것도 함께...
너무 믿음만을 생각해서였을까 편해지는 것이 당연하다고 생각하는 저 때문인지는 몰라도 어느 순간부터 서로 편한 사이가 되어있었고 그녀 또한 저와 같은 믿음이 존재하는 것이라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그런 믿음이 서로에게 있기에 그녀에게 관심을 많이 가져주지 못해도 이해해줄 거라 저는 여겼고 자주 보지 못하던 때 그녀에게 아주 중요한 일들이 있었지만 오히려 그저 내 일이 힘든 것만 투정부렸고 저를 이해해주기만을 바랬습니다. 그러나 그녀의 일이 어떻게 돼 가는지 관심을 가지지 못했고 그녀는 많이 서운해 하였습니다. 그런 그녀에게 저는 정말 사소한 것을 가지고
-거봐 너도 나한테 관심 없잖아!!
-...
왜 그런 말을 했는지 지금도 그 때만 생각하면 정말 가슴이 찢어집니다. 잠깐 동안 흘렀던 침묵, 외롭고 힘들고 지쳐 새로운 사람을 보며 조금은 설레고 있지만 그래도 저를 사랑하고 있었기에 부정하던 그 때, 제 말에 그녀는 이별을 하기로 마음먹었을 거라 생각합니다. 사실 돌이켜보면 그녀는 제가 힘들면 단한순간도 위로해주지 않은 적이 없었습니다. 언제나 곁에 있어 믿고 기댈 수 있을 것 같은 느낌이었으니까요.
헤어지고 나서 정말 너무 가슴이 아팠습니다. 노력만하면 1~2주에 한번 씩은 그녀를 찾아갈 수 있었지만 내가 힘드니까 쉬고 싶었던 그 마음, 그녀에게 상처가 되어버린 말, 2년 반 동안 그녀에게 잘해주지 못했던 매순간순간들이 후회와 죄책감이 되어 한꺼번에 제 가슴을 찔렀습니다. 비록 멀리 떨어져있지만 믿고 기댈 수 있는 사람이 없어져버린 느낌은 말로 표현하기가 힘들 정도였습니다.
그녀를 붙잡으려 그녀를 혼자 두었던 기억, 그녀를 소중하게 아끼지 못했던 기억, 상처를 주었던 기억, 잘해주지 못했던 기억...제가 잘못한 모든 것을 빌었고 앞으로 잘하겠다고 다시 기회를 달라고 부탁했습니다. 하지만 그녀는 저에게서 떠나갔고 최근에서야 깨닫게 되었습니다. 사랑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것은 그 무엇도 아닌 사랑 그 자체라는 것을...그녀는 사랑을 원했고 저는 그녀에게 사랑을 주지 못하였습니다. 어느 순간 서로가 편해지기 시작했을 무렵부터이겠지요. 그녀는 저를 사랑해주었기에 저는 그녀에 대한 믿음이 있었지만 저는 그녀에게 사랑을 주지 못했기에 저에 대한 믿음이 사라져가며 조금씩 이별을 생각했을 그녀를 떠올리면 가슴이 아파옵니다.
헤어지고 한 달이 조금 지난 후 그녀는 그 남자와 새로운 시작을 함께하였습니다. 나를 향하던 그녀의 모든 것이 이제는 다른 사람에게 향한다는 생각에 견디기 힘들었습니다. 그녀가 미워지고 배신감이 들었습니다. 항상 그녀와 함께하는 미래를 그렸던 저와 달리 어느 순간부터 멈춰버린 그녀...그 때가 언제인지는 모르지만 그 후에 함께했던 추억들이 더럽게만 느껴졌습니다. 사실 그녀를 떠올리는 모든 추억, 흔적들 다 더럽게 느껴졌습니다. 나 혼자 사랑하고 있을 때 그녀는 나를 생각하지 않고 사랑하지 않았다는 것을...
소문에 그 남자 여자관계 별로 좋지 않다고 들었습니다. 그 남자에게 똑같이 당했으면 좋겠다는 생각, 다시 돌아오면 좋겠다는 생각, 그렇지만 이미 저도 차가워진 제 마음으로 다시 사랑할 수 있을까라는 생각들로 많이 복잡합니다.
지금은 어떻게 지내는지 잘 모르겠습니다. 헤어졌을 수도 있지요. 오랫동안 생각하며 이 글을 쓰다 보니 처음에 썼을 때 그녀가 보고 싶던 그런 마음은 지금은 또 없네요. 그냥 지금은 시간이 자연스럽게 흘러가다보니 정신적인 부분은 많이 회복이 된 것 같습니다.
쓰다보니 제목과 다른 쪽으로 흘러갔네요. 마지막으로 이 글을 통해 그녀가 다른 사람에게 나쁜 말을 듣는 것을 원하지 않습니다. 그냥 제 스스로 마음의 위안을 얻기 위해 써 본 것이니까요.
한 사람을 사랑하는 마음이 마음속에 유리그릇이 되어
추억을 담고 믿음을 담던,
이별로 인해 그릇이 깨지고 추억, 믿음, 사랑을 잃고 싶지 않아
유리그릇을 더욱 부둥켜안기에 깨져 날카로운 유리 조각이
내 가슴을 베고 찌르니 너무 아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