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결혼 1년차 직장인입니다.
결혼 전에는 둘 다 직장인이었습니다.
제가 일하는 것을 남편이 원하지 않아서 결혼과 동시에 그만둘까 생각했었습니다만,
남편이 공부를 하다가 말았던 게 있는데요. 왠지 공부를 계속 하고싶어 보이더라구요.
그래서 제가 가장노릇을 하고 남편은 지금 사표쓰고 공부중입니다.
가사일은 반반씩 하고 있구요.(이건 별로 불만없어요)
제가 일로 스트레스를 받았을 때 어느 누구라도 다른 사람에게 얘기를 하고 나면 풀리는 성격이예요.
근데 일하고 집에 오면 남편밖에 없잖아요, 얘기할 사람이.
그래서 남편에게 얘기를 합니다.
오늘은 이랬네~저랬네~짜증났네~등등등
근데 그게 아마 남편이 들었을 때 남편 입장에서는 되게 미안했겠죠.
그저 저는 얘기를 들어달라는 것 뿐이었는데...
며칠 전에는 회사에서 힘든 일이 좀 있어서 표정을 안좋게 짓고 있었어요.
그랬더니 남편이 얘기해보래요.
얘기했더니 항상 들어주던 남편이
그런건 이렇게 저렇게 해라. 도대체 몇 번 째냐. 똑같은 말 맨날 듣는 것도 지겹다.
이러더라구요.
제가 듣고 싶었던 말은 위로였는데...
그래서 좀 투닥투닥했습니다.
그날 그러면 안됐지만, 정말 잘못된 행동이었지만 남편이랑 싸우고자 했던 게 아니라
그냥 일에 대한 스트레스가 너무 커서 베개를 벽에 집어 던졌어요.
근데 남편이 뭐 던지는 거 되게 싫어합니다.
당연히 저를 말리더라구요.
결혼하고 몇 번 벽에 집어던진 적 있는데(베개나 인형) 남편이 던지지 말라고 화냈었죠.
그래서 저는 오해 할까봐 당신 땜에 그런거 아니라고, 일때문에 그런거라고 그랬습니다.
그랬더니 남편이 화가나서 주위에 이불이랑 베개를 다 집어던지더라구요.
자기도 저땜에 던지는 거 아니라고. 그러니까 말리지 말라고.
그러면서 지금까지 내가 했던 행동들 중에 마음에 안들었던 것들, 전부 다 말하더라구요.
맘에 안들었던 거
쓰레기통에 휴지 꾹꾹 안 눌러담아서 쓰레기들이 바닥에 떨어지는 거
제가 샤워하고 나서 남편이 들어갔는데 바닥에 비눗물이 남아 있어서 미끄러질뻔 했던거
(제가 먼저 잡니다)제가 자고 있을 때 남편이 건드리면 짜증내는거(이게 제일 큰 문제)
자기가 하고 싶을 땐 관계 못하고 제가 하고 싶을 때만 관계하는 거(한달에 한 번 정도)
등등.
한참 울었습니다.
결혼하고 몇 번 싸우고 나니까 이제 눈물도 안닦아줍니다.
저 : 지금까지 말해준 거 다 고치겠다. 노력하겠다.
남편 : 고치겠다고 한 게 몇 번째냐. 싸울때마다 너 그 소리 했다.
그런데 하나도 안고쳐졌다. 믿고 또 믿었는데 안지켜지니 신뢰가 무너진다. 믿음도 없어졌다.
너랑 무슨 감정으로 사는지 모르겠다.
저 : 좋아하는 감정도 없느냐.
남편 : 이제 좋아하는 감정보다 미움이 더 크다.
저 : 그럼 어떻게 같이 사냐.
남편 : 너는 어떻게 같이 사냐.
저 : 나는 좋으니까 산다.
남편 : 좋아하는데 왜 내가 바꾸라고 한 걸 바꾸지 않느냐.
저 : 바꾸겠다.
남편 : 바뀌는 게 문제가 아니다. 너는 말 한마디에 신뢰가 무너진다.
저 : ??
남편 : 예를 들어 샤워하고 나서 바닥에 비눗물이 남아있어서 미끄러질뻔 한 적이 한 두번이 아니다.
그럴때마다 비눗물을 흘려보내라고 했다. 근데 넌 들은 척도 안한다.
비눗물이 있으면 내가 흘려보내도 된다. 하지만 내가 화장실에 들어갈 때 한 번이라도 조심하라거나 비눗물이 있다고 말한 적이 있느냐. 없다. 너는 항상 너 생각만 한다.
저 : 알았다. 고치겠다.
남편 : 기대도 안한다. 너 하고 싶은대로 해라. 일주일이든 한달이든 니가 고치겠다는 거 다 고쳐봐라.
그렇게 살 수 있으면 나랑 같이 살아라.
뭐 이런 식으로 대화가 끝났네요.
고칠 건 고치고 있습니다.
휴..제가 너무 저만 생각하는 이기주의자인 걸까요.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