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주의는 피를 먹고 자라고, 보수세력은 공포를 먹고 자란다. 그리고 청년은 희망을 먹고 자란다.
하지만 이런 개 같은 희망을 쉽사리 노래할 수 없다. 최저임금과 근로기준법을 알바할때 들어본 기억도 없다. 대학은 졸업 했지만 친구의 반은 백수이고,
부모님은 등록금을 벌고자 암이 악화된 몸을 이끌고 파출부 일을 구하러 다녔다.
내가 분노하는 건 선거에 특정 당이 패배했다는 것이 아니라 비단 불안한 경험은 틀린적이 없다는 일이 현실화 될 것에 대한 우려이다.
2012년에서 2016년은 아주 긴 겨울이 될것이다. 투표율이 떨어질수록 직업안정과 고용 문제는 심각해졌다.
새누리당은 쿨하게 다수당이 되었다. 정치가 딴나라 세계의 일이고, 자신과 관련 없다 거리두는 순간부터 우리는 멍청하고 병신 같은 그 정치인의 권력에 조종 받기 시작한다.
너무나 분명한 건, 그런 일에 관심을 두는 걸 터부시하는 걸 쿨하게 여긴다는 것이다.
차라리 정치인들 더러 미친 놈이라 쓰레기 같은 놈들이라 욕 짓거리를 해라, 그게 쿨한듯 자조하는 무관심보단 낫다.
최저임금도 못 미치는 일을 하루 13시간 일하면서, 이 미친 사회는 자기가 공부를 못해서 혹은 좋은 대학에 나오지 못해서 혹은 스펙이 부족해서라고만 자위한다.
그래서 이민을 생각하고, 편입을 준비하고 이직을 준비하며, 적당히 거리를 두면서 내일을 보다는 하루일을 피해가는 일을 선택한다.
인간의 선택은 경험의 산물, 즉 편한 쪽을 선택하는 편이 유리하다 생각했을지 모른다. 하지만 그런 편리한 선택 즉 투표를 포기하고 정치에 관심을 끄는 쿨함이, 한나라당의 차떼기를 묵인 했고, 광주 학살을 묵인했으며, 독재권력을 정당화했다.
이명박 후보가 당선 됐을 때도 혼자 엉엉 울었다. 그건 선거에 민주당이 패배해서가 아니라, 오늘처럼 비가 둥글게 내렸기 때문이다. 지난 4년은 쉽지 않은 나날이었다.
새누리당이 나쁘다, 민주통합당이 병신 같다 조소할 수 있다. 그런데 우리는 차악을 선택해야 한다. 다 똑같이 병신이여도 좀 덜 병신인 놈을 선택해야
이 미치고 병신 같은 세상이 조금은 나아질 것이다.
하지만 다수는 애초에 그 권리마져 포기했다. 우리는 그 책임을 또 져야한다. 새누리당의 정책에 반값등록금은 빠져 있다. 청년 고용 안전에 대한 대책도 없다.
구직이 힘든건 구직자의 대가리가 빠가이거나 스펙이 부족해서가 아니라 주어진 일자리의 수가 점점 줄어지기 때문이다.
시대가 바뀌었고 개인의 안녕과 행복이 중요한 시대이다. 하지만 우리는 나의 안녕을 생각하는 만큼 한 시민으로서의 의무와 권리를 고민한 적이 없다.
그래서 투표를 하고 정치에 관심을 지니는 청년을 보면 우리는 백안시하고 바보라고 조소한다. 그래서 나는 더 멍청해지려한다.
그리고 희망의 끈을 놓지 않으련다. 적어도 바보가 모이면 시대를 바꿀 수 있다는 믿음만은 버릴 수 없기 때문이다.
사소한 잎사귀 12개가 모여 꽃을 틔우고, 서로를 묶어 담쟁이는 벽을 넘는다. 물은 모여서 아래로 흐르고, 흐르는 곳엔 길이 열렸다.
선거는 원하든 원치 않듯 투표한 자의 의지에 의한 결과이다. 잔악한 현실에서 붕뜬 희망만을 잡을 수 없다. 그래도 이 지랄 맞은 현실에서
믿을 수 있는 건, 내일은 조금 더 나아야 한다는 믿음 뿐이다.
-20대 청년 한진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