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 벌써 마음이 답답해지네요..
남친은 소개팅으로 만났구요. 전 처음에 별로였는데 워낙 남친이 적극적이고..
중간에 사귀면서 두번 정도 제가 헤어졌었는데.. 그때마다 남친이 잡아서 다시 사귀게 되고.. 이제 결혼 이야기가 오고 가고 있습니다. 저를 아주 많이 사랑해주는 착한 남자에요.
그런데 제 남친... 의사거든요.. 레지던트 2년차.. 공보의로 군대는 다녀왔구요.. 저랑 동갑입니다. 그러니 제 나이가 좀 많죠.
사랑앞에 조건 이야기 하기 참 그렇지만.. 제 앞에 닥친 현실이어 정말 걱정이 많습니다.
남친 집안이 원래는 잘 살았었는데 형제분들 보증을 잘못 서서.. 많이 어려워지셔서 남친 가끔 학교 다닐 때 버스비 없어서 학교까지 걸어가고 대학 때는 과외 알바로 학비 벌어서 다녔다고 하더라구요.
명품을 좋아하지도.. 정말 소박하고 착한 남자입니다. 집안 형편이 어려워진지는 15년정도 됐고..
착한 울 남친 부모님 어려우셔서 자기 앞으로 마이너스 통장으로 4000만원도 드렸다고 하네요..
현재는 남친 이자만 갚고 있구요.. 참 어려운 형편입니다.
이젠 제 이야기 차례네요.. 저는 8년차 중등 공립 교사입니다.
지방 보통의 가정이에요.. 아버지는 퇴직하셨구요.. 현재 소득이 없으세요..
다행히 그동안 알뜰살뜰 모으셨고.. 두분 노후는 자식들이 걱정 안해도 될 듯 딱 그정도에요..
그래도 국립대 다니고 장학금 받고 학교 다닌 효녀라고 예전부터 부모님이 혼수는 해주신다고 말씀하셔서 그동안 월급으로는 외국으로 여행도 많이 다니고, 대학원도 다니고 배우고 싶은 것도 많이 배우고 하고 싶은 것 다 하고 살았어요. (물론 그때는 아빠가 회사에 다니셔서 괜찮았습니다. ) ^^ 괜히 펀드랑 주식 투자했다가 반절도 못건져서 현재 제가 가진 돈은 천만원정도 입니다.
그런데 결혼을 앞두고선 형편이 어려운 남친 때문에.. 또 연애 결혼이긴 하지만 남친이 의사이기 때문에 주변이나 남친 가족들은 기대가 크신 것 같아요.
부모님은 그래도 니가 좋아하고 또 의사정도 되니.. 많이 생각하셔서.. 제 결혼에 1억정도 보태주신다고 하셨습니다. 정말 큰 결심 하신 것이지요.. 그동안 제가 돈 못모은 것도 다 아시구요..
전 보통의 남자와 결혼할거라고 생각했기 때문에 혼수는 오천이면 되겠다 생각했었고 앞으로 결혼할 때 제가 모은 돈에서 모자라면 부모님께 약간 손벌릴까 생각했어요..
그런데 어쩌다 사랑하게 된 남친이 의사이고.. 착하고 순박한 남친이지만.. 부모님이 그러시니 적어도 집은 제가 해가야할 처지에 놓였어요.. 요즘 집값 너무 비싸서 지방이지만...
24평 전세 얻을래도 최소한 1억 5천은 들더라구요.. 남친 모은 돈 하나도 없습니다.
제가 집을 오천 대출받아 얻더래도.. 남친은 모은 돈이 없어서.. 남친이 결혼자금 대출받으면 5천..
거기에 부모님 해드린것까지 하면 남친은 결혼부터 1억을 빚져오는것이지요..
아직도 레지던트 2년 남았고.. 병원에 남아 펠로우를 2년 할 거라서 앞으로 최소 4년은 저보다 월급이 작아요. 하지만 어려운 남친네 형편에.. 남친은 지금도 부모님께 월에 100만원씩 생활비를 드리고 있구요.. 이건 결혼후에도 계속 해야될 것 같아요.
그런대.. 남친에게 그동안 참 좋은 조건의 선자리가 많이 들어왔어요..
성품이 워낙 좋은 사람이라.. 머 어디 원장 딸.. 약사.. 대충 이렇지요..
남친은 몸만 가면 되는 그런 조건들..
또 교수님들 형편 아시고 그런 분들로 선자리 물어보시곤 했나봐요..
저도 나름 공부 열심히 잘했고 똑똑하단 소리도 듣고 살았는데.. 소개팅 나가서도 한번도 애프터 못받은 적 없었어요. 저도 나름 괜찮고 인기도 꽤 많았어요..
그런데 남친 부모님들에겐 들어왔던 그런 선에 비하면 제가 별로인가봐요..
제가 2억정도는 해와야된다고 생각하시는 것 같아요..
저희 부모님 1억 보태주시는 것도 정말 감사한 일인데..
ㅠㅠ 친구들은 조금 더 보태달라고 부탁드리고 니가 5천 대출 받아 집 해가라 그러는데..
나중에 너 잘살지 않겠느냐면서죠.. 무슨 그런 걱정을 하냐는 둥..
넌 나중에 남편이 페이해도 월에 천만원은 그냥 벌어올건데 엄살이라는 둥.. 요즘엔 내 친구들이 진짜 친구 맞냐는 생각까지 들어요.. ㅠ
근데 정말 요즘 서럽고. 주눅이 들고..
주눅들고 서러운 처지도 아닌데 저 곱게 키워주신 부모님..께 정말 죄송하고..
딸 그런 대접 받는다고.. 눈치 채실까봐 눈물 날 일 있어도 말씀 안드리고 있어요..
솔직히 정말 사랑하는 남친이지만. 제 남친은 결혼자금 하나 없이 빚만 1억을 지고 오는건데요..
제가 2억정도. 무리해서 해가는게 맞는건지..
제가 정말 그렇게 해가야될까요? 남친은 그러지 않아도 된다고 하는데 예비 시어머니 가끔 문자오셔서 그러시는데.. 저 정말 너무 힘들어요.. 집을 먼저 알아봐야지 않겠냐.. 어디를 보셨다는 둥...
어떻게 하는게 현명할까요?
제 생각엔 과거에 잘 살았던 집이기 때문에.. 오히려 더 그런걸 챙기시는게 아닌가 싶어요..
무리해서 그렇게 해야하는건지.. 시댁 눈치 보이더래도 제 형편에만 맞게 부모님께 더 손 안벌리고 하는게 맞는건지 모르겠어요..
시댁 예쁨 받고 알콩달콩 살고싶었는데.. 슬프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