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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청북도 제천시] 가은산, 춘우(春雨)와 벗(春友)하여 PART I

김정현 |2012.04.25 11:26
조회 149 |추천 0

[충청북도 제천시] 가은산, 춘우(春雨)와 벗(春友)하여.

 

PART I. 가은산 품속을 거닐다.

 

  느지막이 얼굴을 내민 벚꽃이 세상을 연분홍으로 물들이는가 싶더니 시원하게 내리붓는 봄비에 슬그머니 꽃잎을 떨굽니다. 봄꽃을 구경하려고 나들이 계획을 세웠던 사람들에겐 찬물을 끼얹네요. 하지만 산을 즐기는 이들에게 춘우(春雨)는 그저 춘우(春友)일 뿐이죠.     봄은 내리는 비마저 사랑스럽다
이번 달 코스는 충청북도 제천의 가은산(575m)입니다. 이번 산행은 옥순대교 주차장에서 출발해 가은산의 명물인 새 바위를 지나 둥지 바위를 거쳐 둥지봉(430m)를 돌아 다시 옥순대교 주차장으로 원점 회귀하는 코스입니다. 산을 좋아하는 사람이 자연과 벗 삼아 4시간 남짓 걷는다면 피로할 겨를도 없이 즐겁지 않을까요.
서울에서 출발한 차가 고속도로에 오르자 봄나들이 떠나는 제 마음이라도 아는지 막힘이 없었습니다. 전날부터 내리던 비가 자동차 유리창에 와서 부서집니다. 쉬 멈출 것 같지 않은 비는 일기예보와도 정확히 일치해 산행이 끝나고 해산할 때까지 하염없이 내렸지요.
산행의 출발점인 옥순대교 주차장에서 하차했습니다. 주변 풍광을 물로 씻어낸 듯 비가 오는 데도 사방이 탁 트이고 시야가 밝았습니다. 미끄럽지만 않다면 산행에 문제는 없을 것 같더군요.
준비해간 방수소재 재킷을 꺼내 입고 산행 채비를 했습니다. 빗줄기가 굵었다 얇았다는 반복했지만 산행에 오르려니 설렘이 먼저였습니다.
옥순대교 시작점 한 편으로 이어진 나무 계단을 오르니 옥순대교와 함께 청풍호가 길게 이어져 있었습니다. ‘산 위에서 내려다보면 얼마나 아름다울까’ 하는 기대가 설렘으로 바뀌어 출발하자마자 발걸음이 빨라졌습니다. 굵은 빗줄기가 방수재킷 위로 떨어져 “후두둑” 소리를 내는데 봄은 내리는 비마저 사랑스러웠습니다.  

 

 

 

 

 

 

 

 

 

 

 

 

 

 

흙 내음, 새순 내음, 봄 내음 
숲으로 접어드는 순간 땅에 베어든 빗물 때문인지 흙 내음이 코를 파고들었습니다. 뒤이어 향긋한 나무 내음이 따라오네요. 아마도 겨우내 말랐던 목을 축여 세상 밖으로 고개를 내민 새순의 향기겠죠. 도심에서 쉬 느낄 수 없는 냄새여서 낯설지만 싫지 않습니다.
나무 마다 봄 처녀가 꽃단장이라도 하듯 파릇파릇한 새 옷으로 갈아입기 바빠 보입니다. 걸음마다 제각기 다른 잎사귀가 눈에 들어와 봄 내음만큼이나 볼거리도 다양하네요. 들머리에서 한참이나 야트막한 오르막을 오르니 봄을 만끽하며 걷기에도 좋았습니다.
옥순대교에서 1.4km 구간을 가리키는 이정표를 지나면서 산이 가팔라집니다. 암릉이 많은 가은산이지만 빗물을 머금은 진흙길이라 밑창이 제아무리 좋은 등산화를 신어도 조심하지 않으면 미끄러지기 십상입니다. 이 언덕을 올라서면 하늘이 열리면서 좌측으로 청풍호가 우측으로 저 멀리 새 바위가 보입니다. 산행 중에 동선이 명확히 보이는 것만큼 좋은 게 또 있을까요? 능선을 따라 걸으면 새 바위까지 금방이라도 닿을 것 같습니다.
조금 더 걸으니 사방이 탁 트입니다. 비가 오는데도 산의 절경이 일품이네요. 산 위에서 강풍이 불면서 다시 빗줄기가 굵어져 잠시 멈춰 섰습니다. 눈앞으로 멀리 청풍호를 가르며 유람선이 지납니다. 비 내리는 산위에서 내려다보니 신선이라도 된 듯 기분이 묘하네요. 어디서 이런 경험을 할 수 있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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