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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놈의 디아블로가 뭔지...

참나 |2012.05.18 00:52
조회 763 |추천 0

요새 디아블로3 나왔다고 참 떠들썩 함..

난 샤넬백 살 여건이 된다면 사도 뭐라고 안하는 것처럼

게임할 여건이 된다면 밤을 새든 100만원짜리 게임을 사든 상관없다고 생각하는 사람임.

 

난 25이고 남친도 동갑임.

현재 교제기간은 약 1년정도.

 

3개월 전 쯤, 남친이 나에게 부탁아닌 부탁을 했음.

딱 1년만 공무원 공부 해보겠다고.

뭐 행정고시같은건 아니고 전공살린 기술직 공무원인데 1년동안 진짜 열심히 해서 붙겠다고.

그래서 그 전에 만나고 연락했던것처럼은 못할 것 같다고.

대신 일주일에 한 번 주말은 꼭 만나자고.

 

아예 안만나면 자기도  안될 것 같으니 6일 열심히 공부하고 하루 재미있게 만나자고.

 

난 당연히 흔쾌히 알겠다고, 널 응원하겠다고 했음.

 

본격적으로 공부한지 이제 세달좀 되었나...?

 

아직 학교공부를 병행하며 공무원 공부를 하려니 본인에게도 힘든 시기라는 것 알고있음.

그런데 옆에 있는 여자친구에게도 참 힘든 적응기간이었음.

 

공부하는 사람 옆에서 기다린다는거 말처럼 쉬운것은 아니었음.

 

헤어진것도 아니고 군대보낸것도 아니고 보고싶은데 당장 만나자 할 수도 없고

상대방이 지금 열공모드인데 내 문자한통 전화한통에 흐름 깰까봐 맘대로 연락도 할 수 없고

 

그렇다고 내 성격이 무조건 참고 인내하는 성격도 아니고.

 

한두달은 참 힘들었음. 그놈의 적응기.

 

공부하기 전 남친이 나에게 정말 잘해줬기 때문에 그 생각을 곱씹으며 넘기고

때로는 폭발하고 서운함을 말하고

 

(내가 남친이 처음에 공부한다고 했을때 신신당부 했었던 것이 있음.

나는 양보다 질이다. 예전처럼 매일 핸드폰 쥐고 카톡하는거 절대 안바란다.

대신 하루에 문자 한통을 보내도 애틋했으면 좋겠다. 난 질이 중요하다.라고... 신신당부했음.

근데 -_- 맨날 오는 문자라고는 밥먹었다 수업끝났다 밥뭐먹었다 이런 패턴이니..

내가 빡이 안침??

 

그래서 돌려말하지 않고 제대로 말했음.

하루에 1통을 받는데 그게 오로지 밥밥밥밥 얘기면 내가 무슨 생각을 할 것 같냐고.

 

뭐.. 자기는 짬나는 시간이 점심시간이어서 그랬다고 하며.. 미안하다고 하며.. 고치겠다고하며..

 

그 날 당일과 그 다음날..정도? 다시 또 리사이클.)

 

 

서두가 좀 길어졌지만.

 

어쨌뜬 난 이 적응기간에는 노력했음.

 

징징거리지도 않고, 페북으로 깝쭉대지 않고, 걱정안되게 내 행방 연락 해놓고.

 

다만 나도 사람인지라 가끔 너무 보고싶을 땐 평일에 징징댄적, 연락한적 있음.

 

만나면 안되냐고.

 

눈치가 있으니 매주 징징대는 것도 아니고 진짜 손에 꼽을 정도임.

 

그때 마다 남친은 할일이 너무많다. 과제며 실험이며 레폿이며 공무원 준비까지 할일이 태산이라서

미안하다고. ...

 

이해했음. 그 얘기 들으면 절대 더이상 토 안달고 그래도 기분좋게 알겠어~ 라고 했는데..

 

요즘 사실 너무 형식적인 대화 (생사여부확인)만 주고받고

난 보고싶고 연락하고싶고 내가 지금 어떤기분인지 다 말하고싶지만 참고 참고 있었음.

 

그러다가 며칠전에 디아블로3가 출시된 얘기를 잠깐 전화로 했었음.

남친 친구들이 되게 많이 하길래 혹시 해서 물어봤었음.

아~ 나도 하고싶지~ 히히 이런식으로 말하는데

남친이 진짜 그렇게 좋아하던 당구도 끊고 친구들 술자리도 끊고 자기 잠도 줄여가며 공부하는거 알아서

별말 안했음.

 

 

오늘....

내가 학교갔다 와서 너무 피곤해서 쉬다가 티비보고 12시 넘어서 잘려고 전화했음

 

그런데....

내 귀에 익숙한 소리.

큐대치는 소리. 딱딱. 들리는거임.

 

당구장이야? 라고 했더니 웃으면서 아니라고,

어딘지 추궁하니 비밀이라고 하더니

피씨방이라고 함.

 

뭐하냐니까 디아블로 한다고 함..

 

......순간 빡쳤었음.

내가 잠깐 평일에 한두시간 만나자고 했었을 땐 이러저러한 핑계로 어렵다고 하더니

이미 피씨방에서 4시간정도 게임을 두드렸다는 남친.

 

자신의 전체시간에서 공부할 시간 할당량을 제외하고, 여유가 있는 시간에서

나에대한 시간을 집어넣기가 어려웠던 것일까

아니면 정말로 머리식히기 위해 잠깐 게임을 했던 것일까.

(제일 무서운건 디아블로라는 게임의 중독성을 익히 알고 있기 때문임....)

 

자신이 게임하러 온것이 그렇게 잘못했냐며 반문하는데

피곤하다고 하며 전화를 끊었음.

 

아..... 진짜 그놈의 디아블로가 뭔지.

그렇게 좋아하는 당구, 친구들과의 술자리, 자신의 새벽잠까지 다 줄여가면서 공부하던 남친이

옛날의 그 손맛을 잊지 못해 피씨방으로 끌어들이니......

이게 오늘 하루 딱 한번이라는 장담을 가질수 없는 게임이라는 것을 아니.............

 

가뜩이나 내가 군대도 아니고 헤어진것도 아닌것같은 이 연애에 자신감이 없어져가는데

참으로 답답함.........에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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