볼일이 있어서 강남역에 갔는데
친구들을 만날 때마다 자주 오갔던 곳인데도
오늘따라 왜이렇게 나자신이 초라해지는지....
돈이 인생에 전부가 아니라고 생각하며 살아왔는데
버스기다리면서 서있는 내 앞으로
벤츠고 아우디고 벤틀리고 bmw고 휙휙 지나가는걸 보니
저런걸 끌고다니는 사람은 도대체 뭘 하면서 살길래 저런 좋은 차를 끌고 다니는지
문득 부모를 잘만나서 그런걸꺼야
나같은건 뼈빠지게 죽어라 고생해도 부모잘만난놈들은 못따라갈꺼야
라고생각하는 내 자신이 혐오스러워진다
생각해보면 지금까지 살아오면서 돈때문에 큰 문제는 없었다
초중고 학창시절에도 학원보내달라고 하면 학원보내줬고
고삼 수능끝난 뒤 친했던 친구들이 명문대 진학하는걸 보고 내심
배알꼴려서 재수한다고 재수학원에 보내달라고 해서 한달에 이백만원이 넘는
학원비를 일년동안 대주셨고 그것도모자라 삼수까지 지원해주셨다
근데 막상 대학에 와보니 생각보다 집안 형편이 좋지 않다는걸 알게됬다
빚도 있었고 부모님께선 당신 자식 교육한답시고
생활비 줄여가면서 나를 지원해주셨나보다
노후대책도 별로 세워놓은것 같지도 않고
초등중학교시절이야 어렸다고 치고
고등학교때부터 지금까지 기숙사생활을 하다보니
탄탄하고 안정적인줄로만 알았던 집안사정이 매우 안좋다는걸 깨달은 후로
부모님 부담좀 덜어드려야겠다 생각하고 아르바이트도 했고
운좋게도 군복무도 방위산업체로 들어가서 다달이 적지않은돈(일반현역과비교해서)을
벌게 되었다
때로는 나보다 못한 사람들을 생각하면서
항상 감사하는 마음으로 성실히 살아야겠다고 다짐했다
근데
지금 생각해보니
감사하고 성실히 살겠다고 다짐한 척 하며 내 자신을 속인것같다
사실은 잘사는 사람들이 부럽다
그것도 아주 많이
학교에서도
누구는 부모잘만난덕에 외제차끌고 통학하고 놀러다니고
누구는 수업끝나면 부랴부랴 아르바이트나 다니고
인생은 원래 불공평하다
슬프지만
인정하고 노력하면 된다고 말하는 친구놈에게
속으로
지랄하지마라
위선떨지마라
너도 사실 부러운거야 라는 말이 입밖으로 나오는걸 꾹참고
쓴웃음을 짓는 내 자신이 혐오스럽다
아직 내가 철이 없나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