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프로야구 8개 구단 이름의 유래는?
2011년 현재 KBO에 등록된 프로야구팀은 총 8개 구단입니다. SK와이번스, 삼성라이온즈, 두산베어스, 롯데자이언츠,
KIA타이거즈, LG트윈스, 넥센히어로즈, 한화이글스(이상 KBO 등록순)가 그 주인공인데요. 이 중 5개 구단이 동물이름을 가지고
있고, 3개 구단이 사람과 연관된 이름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럼 그 유래를 한번 살펴볼까요?
SK와이번스 – 초기 SK스피즈(Speeds), SK와이번스(Wyberns)가 경합을 벌였으나 팬투표를 통해 와이번스로
확정. 와이버는 비룡이라는 뜻.
삼성라이온즈 – 일본 세이부라이온즈에서 따왔다는 설. 세이부라이온즈의 연고지인 사이타마현에는 세계적인 만화가
데츠카 오사무의 프로덕션이 있어, 그의 대표작 ‘밀림의 왕자 레오’의 주인공인 사자를 마스코트로 사용했다고 함.
두산베어스 – 모기업이었던 OB가 맥주를 생산하던 회사라 Beer-Bear와 비슷한 발음에서 착안, 곰을 마스코트로
삼았다는 설. 후에 OB가 두산에 인수되면서 두산베어스로 개칭.
롯데자이언츠 – 국내 리그 창설 당시 이미 일본에서 프로야구단 운영 중. 일본 최고 인기팀이었던 요미우리 자이언츠의
팀명을 국내에 도입했다는 설. 일본 대신 국내에서라도 1위가 되고 싶은 열망을 담음.
KIA타이거즈 – 2001년 해태 타이거즈를 현대기아자동차그룹이 인수하면서 현재의 팀명으로 바뀜. 창설 당시 삼성라이
온즈에 대적하는 동물로 호랑이를 채택. 사자와 호랑이는 미국, 일본 구단에도 존재하는 프로야구 구단의 대표적인 동물.
LG트윈스 – 우리나라에서 유일하게 모기업과 연관이 있는 팀명. 여의도 쌍둥이 빌딩에서 착안, 화학업체 럭키와 전자
업체 금성이 합쳐 만들어진 모기업의 이미지 대변.
넥센히어로즈 – 현대 유니콘스를 인수한 넥센히어로즈 구단주 이장석 대표가 ‘영웅’이라는 의미의 히어로즈를 선택.
한화이글스 – 빙그레이글스로 시작. 이후 빙그레가 한화 계열사에서 분리됨에 따라 한화이글스로 개칭. 팬투표를 통해
팀명 결정.
한화이글스 팀명의 숨은 사연
재미있는 사실은 한화이글스의 팀명은 원래 한화다이너마이트가 될 뻔했다는 사실입니다. 한화이글스는 창설 당시 팀명을 팬투표
로 결정하기로 했는데, 이 당시 1위는 다이너마이트였습니다. 사실 모기업인 한화(한국화약그룹)의 이미지와 매우 잘 들어맞는 이름
이었지만, 심의에서 통과하지 못했다고 해요. 이유는 어린이들에게 폭약물의 상징인 다이너마이트가 어울리지 않는다는 의견 때문
이었죠. 그러자 자연스럽게 2순위였던 '이글스'가 채택되어 오늘에 이르게 되었습니다.
하지만 다이너마이트는 여전히 한화이글스의 별칭으로 불리고 있습니다. 창단 이후 장종훈, 최진행, 최근의 김태균까지 홈런을
빵빵 날리는 거포선수들이 많았기 때문이죠. 다이너마이트 타선은 지금도 한화에게 너무나 잘 어울리는 이름입니다.
왜 프로야구 구단이름에는 동물이 유독 많을까? 이렇게 살펴본 팀명을 보니 유독 동물이름이 눈에 많이 띄죠?앞서 말씀드린 것처럼 8개 구단 중 5개 구단이 동물이름을 사용하고 있고, 앞으로 창설될 NC다이노스의 이름도 동물(공룡)입니다.
그냥 넘어갈 수도 있지만 그래도 궁금하군요. 왜 프로야구팀 이름에 동물이름이 이렇게 많이 들어갈까요?
일단 세계 최초의 야구 리그가 만들어진 미국 메이저 리그를 살펴보면 힌트를 얻을 수 있지 않을까요.
미국 메이저리그는 1876년 시카고 컵스, 세인트 루이스 카디널스, 애틀랜타 블레이브스, 신시내티 레즈 4개 팀으로 출발했습니다.
당시에는 1개 팀만이 동물 이름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시카고 컵스의 컵스(Cubs)는 새끼 짐승이라는 뜻이거든요. 그 후 새로운
팀들이 만들어지면서도 동물 이름은 그다지 등장하지 않았고, 현재도 아메리칸 리그 14개 팀, 내셔널 리그 16개 팀 중 5개 팀만이
동물이름을 가지고 있습니다. 볼티모어 오리올스, 토론토 블루 제이스, 디트로이트 타이거즈, 플로리다 마린스, 그리고 앞서 예를 든
시카고 컵스가 그것입니다.
그럼 미국 다음으로 야구 역사가 깊다는 일본의 경우를 볼까요?
일본은 총 12개 팀 중 7팀이 동물이름을 가지고 있습니다. 소프트뱅크 호크스, 긴데쓰 버팔로스, 세이부 라이온스, 롯데 마린스,
주니치 드래곤즈, 한신 타이거즈, 야쿠르트 스왈로즈. 미국에 비하면 유독 동물이름이 많지요? 그 이유는 뒤에 나옵니다.

<우리나라처럼 동물을 팀의 상징으로 하는 일본구단 '소프트뱅크 호크스'의 마스코트>
강함을 상징하는 우회적인 표현으로 동물이름 붙여
우리나라 프로야구팀에 동물이름이 들어간 것은 일본 프로야구의 영향을 많이 받았기 때문이라는것이 일반적인 의견입니다.
프로야구 리그 창설 당시 일본의 고도성장을 옆에서 지켜본 우리나라는 경제계는 물론 전 산업계에서 일본을 배워야겠다는 풍조가
강했고, 이런 경향은 스포츠계에도 영향을 미쳐 프로야구 리그 창설은 물론 팀명에서도 일본을 벤치마킹했다는 것이죠.
또 하나의 이유로는 직접적인 표현이 아닌 우회적인 표현으로 동물을 차용했다는 것입니다. 프로야구 리그가 창설되던
1970~80년대에는 규제가 참 많았는데요. 원래 <아기공룡 둘리>의 작가 김수정씨도 주인공을 사람으로 그리려고 했다가 '만화에
어린이가 어른을 무시하는 장면이 나오면 안 된다'는 규제 때문에 동물로 바꿨다고 하지요. 때문에 미풍양속을 저해하는 이름을
팀명으로 사용할 순 없었답니다. (한화다이너마이트의 경우가 그런 예)
반면 규제가 심하지 않은 미국은 다릅니다. 샌디에고 파드레스의 경우 '신부'라는 뜻을, 밀워키 플르워즈는 '맥주 찌꺼기, 양조자'라는
뜻을, LA 다져스의 경우 '속임수를 잘 쓰는 사람'이라는 뜻을 가지고 있답니다. 우리나라나 일본과는 다르게 꽤 자유로운 명칭을
사용하고 있는 셈이죠.
결국 우리나라와 일본의 경우 유교권 문화로 인해 직접적인 표현 대신, 규제에 영향을 받지 않는 동물을 차용했다고 볼 수 있습니다.
그리고 그 중에서도 사자나 호랑이, 독수리 등 강한 동물이름을 붙여 용맹함, 씩씩함 등을 강조하고 있죠. 동물이름을 붙이지 않더
라도 자이언츠, 히어로즈 등 강한 상징을 대변하는 명칭을 붙이는 것을 보면 알 수 있습니다.
<강한 동물의 이미지를 차용하는 국내 프로야구팀. 이미지출처:한화이글스 홈페이지>
종합해보면 일본야구의 영향, 그리고 당시의 규제와 암묵적인 유교적 사상 때문에 직접적인 명칭 대신 동물을 통해 우회적으로
팀의 이미지를 드러냈다고 볼 수 있습니다. 프로야구팀 이름 하나 짓는 데에도 여러가지 요소가 작용하는 셈이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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