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올해20女 편의점 알바생입니다.
편의점 알바는 편의점이 생긴 달부터 일을 하기 시작했습니다.2월달부터 오픈한 곳이구요(초기멤버).
전 초기부터 주말만 알바를 했었습니다.
처음엔 알바시간이 5시간이였었습니다. 그래서 딱히 식대비가 없었어도 5시간정도는 굶거나 물로만 배를
채워도 상관이 없었습니다.
사실 저희집안이 저를 포함하면 대학생이 셋이라서(오빠가 갓 제대후 복학,한살 위 언니,저)
매 학기 등록금을 내기도 힘들다보니 차비(는 기본적으로 매달8정도는 깨지더군요)와 밥값정도는
남매끼리 전부 알바를 해서 충당하고 지냈습니다. 부모님께 용돈도 죄송해서 저희 셋은 잘 못받고있어요.
여대생인데도 한달용돈이 4만원이니 말을 다했겠지요? 월급을 타면 차비와 화장품값으로 쓰고 남는게 없어서 어디를 나가서 놀지도 못했네요.
제가 고등3년일땐 언니오빠가 이미 대학생이다보니 공부를 병행하면서 남는 시간동안엔 식당에서 아르바이트를 했었습니다. 원래 힘쓰는일을 잘해서 쌀포대같은거나 서빙을 할때 어려움이 없었습니다. 식당에서 아르바이트를 하는 6개월동안은 손님을 접대하는법과 서비스정신[?]같은걸 배우고 수능때문에 그만두고 대학에 합격후에 집근처 편의점을 면접보고 주말마다 일을 하게되었습니다.
그런데 문제는 5시간이던 알바시간이 야간분이 그만두셔서 7시간으로 늘고, 그 자리를 점장님이 대신 채우시다가 저보고 8시간을 일해달라 하시길래 처음엔 망설였는데 점장님이 많이 힘들어하시는것같아서 알겠다고 했습니다. 그러다가 2주후엔 갑자기 근무시간을 10시간으로 늘리시더군요.
당장 그만두기엔 제가 차비니 화장품값이니 밥값이니 아쉬운점이 많아서 그만두질못하고 일을 했습니다.
아,5시간에서 10시간으로 근무시간이 늘어난건 한달 반 사이에 일어났던 변화입니다.
그러다보니 5시간동안은 밥을 안먹어도 괜찮았지만 10시간을 근무하게된 시점부터는 거의 아침 점심 저녁을 편의점에서 지내는것인데도 식대비가 없는게 많이 힘들더군요.
부모님이 아무래도 대학생이 세명인 집이다보니 일을 투잡을 하셔서 집에는 두분이 잘 못오십니다.
대부분 회사와 사무실에서 주무시고 가끔 저희가 밥을 잘 챙겨먹고있는지 얼굴을 보러오시는것뿐입니다. 그러다보니 대학생분들은 아시겠지만 최근엔 기말과 과제폭탄 시즌이잖습니까?
당연히 셋이서 집안일에 소홀하게되고 도서관에서 지내는 시간이 많아지고 컴퓨터앞에서 과제와 싸움을 하느라 끼니를 거르고 대충 먹게되더군요
그러다보니 비상용 식단으로 치부되는 라면도 없고 이런말 우습지만 정말 쌀이 없어서 밥을 못하고있는 상황입니다. 그러다보니 도시락을 싸들고 다니려고해도 도시락을 쌀수가 없었습니다.
그런데 제가 5월달 월급을 받을적에 머리로 돈 계산을 잘못해서 교통비가 생각보다 너무나 많이 나왔습니다. 그러다보니 제일 먼저 줄이게되는건 식비더군요
하루 이틀은 편의점에서 밥대신 세끼를 라면으로 먹었지만 그 다음부터는 라면을 먹기도 싫을뿐더러 라면만 먹고 지내니 피부도,몸상태도 급격하게 안좋아지는걸 느꼇습니다.
폐기를 먹으려해도 폐기물품이 없었고 배는 고프고 체크카드에 남은 돈이라고는 3천200원남짓.
대학교에서도 도시락을 싸서 가보려고 노력했는데 날씨가 덥다보니 도시락이 빨리 쉬는바람에 쌀수도없었습니다. 다음 월급은 6월말. 식비 3200원으로는 턱도없다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제가 진짜 도덕적으로도 양심적으로도 하면안될짓을 했습니다...
제가 알바했던날은 3일인데, 4일이 폐기날짜인 우유가 눈에 들어오더군요. 그때 제가 제 스스로에게 변명을 늘어놓았던것같습니다. 주말마다 10시간씩,총 20시간씩 일을 하는데 식대비 천원도 한번도 주지않았던 점장님이시니 우유 한두개정도는 봐주실거야. 라고 말이죠.
그래서 4일 폐기인 각각 다른 우유를 하나씩 집어서 폐기등록을 시키고 제 하루치 밥인양 조금씩 조금씩 아껴가며 마셨었습니다.
그러다가 퇴근시간이 되자 점장님이 인수인계를 하시던중 폐기등록 영수증을 보시더니
"야,너,..이거 폐기날짜 안지난.....후..." 하고서 화를 내시다말고 편의점 문을 박차고 나가셔서 담배를 피시더군요. 차라리 화를 많이 내주셨으면 했는데... 850원 우유와 1100원 우유 두개값은 이번달에 월급을 받으면 돈통(남는 잉여돈을 넣어두는곳이에요)에 넣는건 당연하다 생각합니다. 이번일로 잘려도 전 정말 할말이 없습니다. 제가 잘못한거니까요.
하지만 돈은없고 배는 고픈 상황에서 전 배고픈 자신에게 너무나 큰 아량을 베푸는것같습니다.
사실 이렇게 주절주절 말을 길게 늘이는것 또한 동정심을 유발시키려는것일수도 있다 생각합니다.그래도 제가 폐기등록을 했던 이유를 단면적으로만 안보셨으면해서 길게 적었습니다.
이런 저에게 쓴 소리좀 해주세요. 다시는 배고파도 그런 못된 생각을 하지 못하도록이요.
하지만 이때다싶어서 쓰는 악성댓글은 자제해주셨으면 좋겠습니다.
아,혹시나 남매끼리 손을 벌리거나 부모님께 손을 벌리면 어떻겠냐는 쓴소리는 받을수없습니다.
복학한 오빠는 하숙집에서 지내고있고,언니는 전문대를 다니시지만 현장실습을 다니고있어서 저보다 더욱 돈이 절실한 언니오빠들입니다. 부모님은 밤낮없이 일을 하시고 잠깐 잠드실 시간에 전화를 하기가 죄송해서 못합니다. 가끔 오셔서 집에 부족한것들(쌀,라면등)을 채우고 가시는것도 많이 피곤하신분들이시니까요...
최근엔 대학을 휴학하고 1년간 평일과 주말 둘다 일을하며 학비를 벌고 복학할까 싶기도하지만 부모님과 언니오빠가 절대로 안된다 반대를 하시더라구요... 참..답답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