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제 : 루머의 발달과 확산]
[사진 = 화를 낼 수 있던 상황이었던 나지완 ⓒ KBO 홈페이지]
어제 두산 베어스와 KIA 타이거즈의 경기는 9회말 2사까지도 긴장감이 이어지는 경기었으며,
홈런만 나오지 않았지 사실상 모든 것을 볼 수 있는 경기였다. 결국 경기 중후반 불펜 싸움으로 경기가 흘러갔고 쫄깃한 불펜 싸움에서 두산 베어스가 간신히 앞서 나가며 한점차 상황으로 9회말 마무리 스캇 프록터에게 공이 넘어갔다.
스캇 프록터는 최근 평균 자책점이 5.40에 달하고 노블론 행진을 이어오다 지난 한화전에서 김선우의 승을 날리며 시작한 블론 세이브가 어느새 3블론이나 되었을 정도로 최근 구위와 제구 모두 흔들리는 모습을 보여주었다. 9회 2사까지 잘 잡아놓은 프록터 앞에 등장한 타자는 바로 KIA 타이거즈의 대타 나지완이었다. 무엇인가 일어날 것 같은 분위기가 풍겼는데 그도 그럴 것이 나지완과 프록터의 스토리가 있기 때문이다.
[Naver 스포츠 영상] 5월 30일 나지완-프록터에게 무슨일이?
이미 지난 맞대결에서 나지완이 경기를 동점으로 돌릴 수 있는 큰 타구를 치고 세레머니를 하다가 단타에 그친 장면을 보고 'Stupid'를 남발하던 프록터(인터뷰 상에서는 자신의 투구에 대한 자책이라고 하였지만 누구에게 한 발언인지는 프록터 자신만이 알 수 있다.)였기 때문에 나지완과의 맞대결에 관심이 가는 상황이었다.
게다가 한방이면 동점이 될 수 있는 9회말 2사 상황이었기 때문에 더욱 관심도는 높아질 수 밖에 없었는데, 문제는 나지완이 타석에 들어서자마자 일어났다. 와인드업 이후 스캇 프록터가 던진 공은 나지완의 머리 위 백스톱으로 날아갔는데, 나지완은 빈볼로 확신하며 프록터와 말다툼을 하고 양팀은 벤치 클리어링 상황까지 가게되었다.
[Naver 스포츠 영상] 9회말 2사 상황에서 나온 프록터-나지완-김현수의 상황
이후 프록터는 나지완을 볼넷으로 내보냈고 조영훈에게 곧바로 좌익수 앞 안타를 맞는다. 이 과정에서 공을 잡은 좌익수 김현수는 갑자기 2루 주자로 있던 나지완과 설전을 벌이기 시작하는데, MBC 스포츠+가 잡은 카메라에는 김현수가 나지완에게 욕설을 하는 장면이 카메라에 잡히게 된다.
사실 프로 데뷔는 김현수가 2006년 드래프트를 통해 데뷔했기 때문에 2008년 나지완의 데뷔보다 더 빠르다. 하지만 둘은 신일고 선후배 사이이며 대학에 진학한 나지완이 빠른 88 김현수의 2년 '직속' 선배이다. 운동을 하는 사람들에게 2년 선배는 그야말로 가장 확실한 위계 질서 상층부에 존재하는 사람이기 때문에 제대로 쳐다보기도 힘든 사람인 것이 사실이다. 또한 김현수와 나지완은 이 상황이 벌어지기 전 까지만 하더라도 상당한 친분을 과시하였다.
여기까지가 어제 있었던 두산과 KIA의 경기 중에 나온 빈볼 시비, 그리고 이어지는 상황에서 있었던 김현수 나지완의 다툼의 배경이었다. 이제부터 재미있는 것은 이러한 과거 사실과 미디어의 악의적인 편집에 의해 생산된 루머가 발달하고 확산되는 과정이다. 어제 상황 이후 상당한 시간까지, 심지어 오늘 아침까지도 많은이들은 프록터가 공을 던진 후 나지완에게 한 발언과 김현수가 '감히' 신일고 2년 선배 나지완에게 한 욕설의 진위를 알고자 했다. 우선 프록터가 공을 던진 후 나지완에게 취한 것으로 알려진 발언과 손동작을 알아보자면
[사진 = MBC 스포츠 플러스의 원 중계 화면 ⓒ MLB 파크 야구홀릭님]
나지완에게 공을 던진 후에 MBC 스포츠+가 보여주었던 프록터의 입모양과 손짓은 사실 안치홍의 삼진을 잡은 이후 3루측 덕아웃을 향해서 한 손짓이다. 영상만 보고는 정확하지 않지만 벤치의 동료에게 했거나 아니면 양의지에게 자신이 잡은 삼진공에 대해서 말하고 공을 넘겨달라고 말했을 가능성이 크다. 하지만 MBC 스포츠+는 교묘하게 생방송 중에 나지완의 머리뒤로 공이 날아간 이후에 이 장면을 이어붙이기를 하여 마치 나지완에게 위협구를 던지고 프록터가 나지완을 도발하는 것 처럼 보이게 만들었다.
이러한 편집과 더불어서 심판의 애매한 판정에는 인간의 영역이 아니라는 발언을 해가며 애써 확실한 발언을 자제해온 손혁 위원이 그동안의 "~~일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라고 말하는 화법에서 갑자기 벗어나서 100% 빈볼을 확신하는 모습을 보여주며 많은 KIA 팬분들이 쉽사리 낚이는 모습을 만들어냈다. 물론 앞서 언급한 프록터와 나지완의 이전 경기에서의 상황이 있기 때문에 프록터가 던진 공이 빈볼이라고 볼 수도 있는 상황이었다. 하지만 문제는 대부분의 팬들이 프록터가 던진 볼이 빈볼이라 믿는 근거가 바로 MBC 스포츠 플러스의 편집과 투수출신 손혁 위원의 확신에 찬 해설이라는 점인데,

[사진 = 절묘한 편집을 성공한 MBC 스포츠 플러스 ⓒ MLB 파크 야구홀릭님]
결국 프록터가 투구동작 이후에 양팔을 벌리며 나지완에게 해명을 했던 모습도 제대로 나가지 않고 프록터가 나지완을 도발하는 것 처럼 보이게 만들면서 급기야 프록터가 나지완에게 "옐로 피그"라는 발언까지 했다는 소문이 만들어졌고 확산되는 중이다. 분명히 프록터의 투구 동작면에서는 부자연스러운 투구폼(당연히 손에서 빠지는 공을 던질 때 자연스러운 투구폼일 수는 없다.)이 발견되는 것을 감안하면 계속 언급하듯이 빈볼의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 할 수는 없는 상황이다. 하지만 조금만 냉정히 생각해보면 빈볼이 아니라는 가능성도 충분히 찾을 수 있다.
최근 3블론을 하며 마음 앓이를 했고 제구가 불안한 팀의 마무리 투수가 9회말 사에 상황에서 타자에게 위협구를 던지는 행위는 상당히 무책임한 상황이다. 만약 정말 빈볼-위협구였다면 결과적으로 나지완과의 상황이 종료된 이후에 나지완을 볼넷으로 내보냈고 이후에 조영훈에게 곧바로 안타를 맞으면서 끝내기 상황까지 몰린 프록터이기 때문에, 아무리 이전 만남에서의 잔상이 남아있더라도 쉽사리 위협구를 던지기는 어려운 상황이다. 또한 그 이후 벤치 클리어링 상황에서 발생한 장면을 보면 좀더 빈볼이 아니라는 생각을 해볼 수 있는데, KIA 타이거즈의 덕아웃 분위기를 주도하는 고참 서재응은 벤치 클리어링 상황에서 프록터를 보며 대결구도를 이어가는 것이 아니라 마운드에서 웃으며 분위기를 와해시키려는 모습을 보였다.
아직 2경기가 남아있기 때문에 만약 정말 빈볼 상황이었더라면 서재응은 당연히 프록터에게 강하게 나가며 팀원들을 추수리는 모습을 보였어야 하지만, 서재응 입장에서는 손혁 위원과는 달리 100% 빈볼 상황은 아니라고 생각 했을 가능성이 있다. 물론 내가 언급한 '마무리는 빈볼을 던지지 않는다.' 역시 100%는 아닌데, 이미 화이트 삭스 시절에 마무리를 맡았던 바비 젠킨스가 이안 킨슬러를 상대로 똑같은 9회 2사 1점차 상황에서 위협구를 던졌고, 이후에 '고의'였다고 고백한 사실이 있기 때문이다.
결국 분명한 것은 없고 당사자만이 알 수 있는 상황이라는 것만이 유일한 분명한 부분이다. 하지만 결국 엠피시 스포츠+의 편집에 의해서 프록터는 빈볼을 던지고도 상대 타자에게 웃으면서 "Come on"을 외치는 정신나간 외국인 투수로 변했고 저 입모양에서 "Yellow Pig"를 신기하게도 발견한 사람들은 인터넷에서 그 부분을 확산시키는 모습이다. 조금더 냉정히 사실여부를 판단 할 필요성이 있지만, 결국 미디어는 재빠르게 너무나 흥미로운 부분을 놓치지 않았고 악의적인 편집을 하며 해설을 곁들여 양면을 볼 수 있는 사건을 한면만 볼 수 있게 만들었다. 결국 MBC 스포츠 플러스는 만약 자신들이 이러한 편집과 일방적인 해설을 하지 않았더라면 가장 중요하게 다뤘어야하는 빈볼과 벤치 클리어링 부분을 심지어 하이라이트 프로그램인 베이스볼 투나잇:야에서 다루지도 않고 은근슬쩍 넘어가는 모습까지 보여주었다.
[Afreeca.tv 영상] MBC 스포츠 플러스의 편집이 들어가기 전 실제 생중계 영상 - 양팔을 흔들며 해명하는 프록터의 모습이 있다.
[사진 = 욕 먹을 타이밍이 된 김현수 ⓒ KBO 홈페이지]
김현수는 프록터보다 더 억울 할 수 있는 상황이다. 프록터는 빈볼의 의도가 있었던 없었던 결국 자신 때문에 발생한 상황이지만, 김현수는 심지어 자신이 시작하지도 않은 싸움에 말려들어 순식간에 선배에게 대드는 싸가지 없는 후배가 되었는데, 앞서 언급했듯이 운동선수의 위계질서 상 2년 선배의 존재는 엄청나기 때문에, 김현수가 미쳤다고 나지완에게 먼저 대들었다고 생각하기는 어려운면이 있다. 설전이 오갔다면 분명 양선수 모두 서로에게 나쁜말을 했을 것이지만 결국 카메라 각도상 김현수의 입모양만 잡아내며 또 한번 김현수가 욕을 먹는 타이밍이 되었다.
예전 스포츠 프로그램에서도 김현수의 "사서 써"가 화제가 되며 김현수가 욕을 먹은 기억이 있는데, 사실 PD의 농간에 때도 당했을 뿐 실제로 자신의 친구에게 김현수는 재미로 했던 말이고, 방송이 나가기도 전에 친구에게 배트를 선물한 사실이 있다. 하지만 당연히 미디어는 그런 부분은 생략하고 김현수를 성공 한 이후에 변하는 나쁜놈으로 만들며 욕을 먹게 했고, 그러한 뒷사정을 아직도 모르는 야구팬들은 여럿이다. 결국 이번 사건에서도 표면만 놓고 보면 김현수는 앞으로 선배에게 욕을하는 어이없는 존재로 비춰질 가능성이 있는 상황이며 실제로 현재 루머는 그렇게 만들어지고 확산중이다.
미디어는 정치나 경제 부분만을 다루며 이데올로기에 관여하고 자신들의 영향력을 발휘하는 것은 아니다. 심지어 가장 원초적인 원재료를 다루는 스포츠 미디어에서도 심지어 이런식의 악의적인 편집과 원하는 것만을 보여주고 해석하는 방법으로 영향력을 끼칠 수 있고, 또한 이차적으로 생산되는 루머의 출발지가 될 수 있다. 실제로 현재 프록터-나지완-김현수 관련 기사들은 제대로 진위파악이 되지 않은 상황에서 MBC 스포츠 플러스의 편집 영상만을 보고 쓰여지고 있는 상황이다. 당연히 시청률을 쫓아야 하는 미디어에게 책임감 있고 사실을 제시해달라는 요청은 씨알도 먹히지 않을 가능성이 큰데, 그렇지만 분명 스포츠팬들이 방송을 보는 이유는 가장 따끈따끈한 원자재인 스포츠를 있는 그대로 조금더 편안하게 보고자 함이지, 마음대로 해석을 내려주고 의도적인 편집을 해달라는 바람에서 나온 것은 아닌 것을 다시한번 생각해줬으면 좋겠다.

[사진 = 고수는 고수를 알아본다 최준석-김진우의 악수 ⓒ MLB 파크 야구홀릭님]
결국 이번 사건의 피해자는 팬들이다. 사실 사건의 당사자들은 하루만 지나도 오해가 생겼으면 오해를 풀고 사과 할 부분이 있다면 사과를 하며 금새 감정을 풀 가능성이 높다. 하지만 팬들은 결국 제대로 된 정보를 갖지도 못한 상황에서 온갖 추측과 루머를 통해 서로의 감정만을 상하게 하는 중인데, 이러한 상황을 보면 미디어의 무책임에 다시한번 화가 나게 된다. 결국 팬들도 광주 시내의 최고의 고기 맛집을 물어볼 것 같은 기세인 최준석과 김진우의 악수처럼 빠르게 화해를 했으면 좋겠다.
[사진 = 두산 통역분의 SNS 캡쳐 ⓒ Facebook 캡쳐]
두산 통역분의 해명글도 보고 싶은 분들이 있을 것 같아서 캡쳐해서 올립니다. "Yellow Pig"라고 소문이 났던 부분도 완전히 근거가 없던 것은 아닌 것 같네요, "Yell it Nip!! Come on!!"정도면 확실히 발음에서 오해를 할 여지가 있었으니까요. 나지완 선수가 만약 타석에 들어설 때 3루측 덕아웃을 바라보고 했다 하더라도 나지완 선수가 듣고 오해를 했다면 이후의 상황들이 어느정도 이해가 가기는 합니다. 문제는 선후 관계를 교묘하게 짜맞추기를 해서 마치 공을 던지고 나서 이러한 말을 한 것 처럼 보이게 만든 미디어의 책임이 일정부분 있어 보입니다.
[출처] 루머의 발달과 확산 |작성자 lowfastball
http://blog.naver.com/riceday/801636291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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답답해서 올려요. 얘기 부풀리거나 지어내지말고 ㅋㅋ 읽고 생각해 보셨으면 좋겠네요
아 그리고 전 칰팬입니다. 8연패 엉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