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마 '신품' 김도진과 MB 정부도도한 정부/까칠한 남자
김경환 기자 | 1986kkh@pressbyple.com
승인 2012.07.11 18:04:45
SBS에서 방송되는 인기드라마 <신사의 품격>에서 단연 돋보이는 주인공은 김도진(장동건). 외모는 훤출하고 능력도 뛰어나다. 그러면서 아주 가끔씩 모자란 듯한 표정으로 인간미까지 갖췄다. 이런 요소 중 시청자에게 가장 다가가는 김도진의 모습은? 바로 그만의 '까칠함'이다.
'까도남'(까칠한 도시 남자)하면 '엄친아'(엄마 친구 아들)를 자연스레 떠올리게 되고, 그런 이미지의 원조는 <파리의 연인>의 한기주(박신양)나 <시크릿 가든>의 김주원(현빈)을 추천할 것이다.
그런데 김도진은 한기주나 김주원과 다른 매력이 있다. 말긑마다 "○○○하는 걸로~"라고 대사를 해 어미체계에도 없는 '걸로체'라는 문법이 만들어질 판이다. 김도진은 이런 말을 꼭 상대방의 말을 끊거나 무시하면서 쓴다. 그의 깔끔하고 쿨한 성격이 이 대목에서 확~살아난다.
그런데 이런 김도진의 모습이 어이없게도 MB 정부에서도 보인다?
▲ <신사의 품격>(2012) 중 김도진(장동건)과 마지막 사진은 김도진과 서이수(김하늘)이 함께 있는 장면.
어이없는 쿨함? '김도진'이 아니라 바로 'MB 정부'
정부가 최근 고래잡이를 허가해 파문이 일었다. 그런데 국내·외 여론에 맹비난이 잇따르자 정부가 불쑥 없던 일로 하겠다고 밝혔다.
포경 허가를 주도한 농림수산식품부의 강준석 원양협력관은 11일 정부 과천청사에서 브리핑을 갖고 "과학포경 계획서를 작성해 어업인과 환경단체, 국내외 전문가 등의 의견 수렴을 충분히 거치겠다"라며 "고래 조사 목적을 달성할 방법이 있다면 과학조사 포경을 하지 않을 수 있다"고 말했다.
이는 호주 등 고래잡이를 반대하는 국가에서 고래에 위성으로 위치를 추적할 수 있는 칩을 달아 조사한다는 점이나, 최근 정부가 국제포경위원회에서 '고래잡이 허용'을 암시하자 미국을 포함해 호주, 뉴질랜드 정부 등과 그린피스 등 국제적 환경단체까지 맹비난에 나섰다는 점에서 이를 피하기 위한 술수로 택한 듯하다.
그런가 하면 최근 비밀리에 추진하다 들킨 한·일 군사정보협정에 대한 이야기도 '쏙' 들어갔다. 정부에선 전면 중단하겠다는 취지는 아니며, 여론의 동향을 살핀 뒤 다시 시작하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하지만, 연일 여당에선 "차기정부로 넘겨야 한다"고 반발하고, 야당과 여론은 한목소리로 "즉각 폐기하라"고 외치고 있다. 이와 관련해 중국은 지난 3일 기관지로 알려진 <환구시보(環球時報)>에서 중단할 것을 요청했으며, 일본과 미국 등 인터넷 여론에서도 반대하는 분위기가 높다. 상황이 이렇게 되자 정부에서도 협상에 대해 신중히 접근하겠다는 모습을 보이는 듯하다.
또 여당과 정부가 야심차게 추진한 무상보육이 중단 위기에 놓였을 때도 마찬가지였다.
김동연 기획재정부 2차관은 지난 3일 기자들과 만나 "내년부터 부모들에게 보육과 양육간 선택권을 주는 방향으로 현행 보육지원체계를 '재구조화'하는 문제를 검토중"이라면서 "고소득층에 가는 보육비를 줄여서 저소득층에 양육수당을 더 주는 것이 오히려 사회정의에 맞을 것"이라고 밝혔다.
사실상 지자체가 재정이 나빠져서 어쩔 수 없이 중단한다고는 절대 말하지 않는다. 마치 "처음부터 잘못된 정책이었으나 여론이 지지해 시행했지만, 결과적으로 형평성에 맞지 않는다. 우리는 모두 예상했으며, 대책까지 마련해뒀다"는 식의 반응을 보인 것이다.
결과적으로 현정부 사업이 잘못된 것은 없다. 조금 준비가 덜 됐으니 "잠시 중단하는 걸로~"라는 분위기다. 국민에 대한 한마디 사과 따위는 없다. 그저 쿨한 모습. 바로 이 지점에서 MB 정부는 드라마의 주인공 김도진과 닮았다. 그러나 국민들은 김도진을 좋아하지만, MB 정부엔 냉담하다.
사랑하는 사람에겐 더욱 차가운 척?…근데 곧 종방
<신사에 품격>에서 김도진은 자신이 좋아하는 서이수(김하늘)에겐 유달리 냉정한 모습을 보인다. 김도진은 서이수의 마음을 다 알면서도 일부러 골려 바보처럼 만들곤 한다.
MB 정부 역시 그런 모습을 자주 보이곤 한다. 4대강 사업, 한미 FTA, 제주 해군기지 등 국책사업을 반대하는 여론의 목소리가 높아도 아랑곳않고 이를 다 '무시'한 뒤 성사시킨다.
민간인을 불법사찰한 정황이 짙은 현정부가 이런 외침을 전혀 몰랐을까? 여론을 더욱더 달아오르게 해 대립각을 드높이는 현정부는 마치 김도진이 서이수를 화나게 만들어 자신의 매력에 더욱더 끌리게 하는 '나쁜 남자'의 전형을 보는 듯하다.
그러나 그런 극적 장면은 드라마일 뿐 국민은 '나쁜 남자'의 '밀어붙이기'를 절대 좋아하지 않는다. 현실의 국민은 올곧고 당당한 주인공을 보고 박수치고 싶어한다.
잠시~ '까도남' 김도진이 아쉬운 것은 막내릴 때가 다가오는데 시청자가 기대하는 러브신이 한 장면도 없었다는 점이다. MB 정부도 종방이 가까워오는데, 러브신은커녕 '레임덕' 장면만 자꾸 연출된다. TV를 끄고 뉴스도 보고 싶지 않을 정도다.
"사과는 없는 일로~"
▲ 이명박 대통령.
<신사의 품격>에서 김도진은 임태산(김수로), 최윤(김종민), 이정록(이종혁) 등 3명의 친구가 있다. 이들은 키는 물론, 외모와 능력까지 빼어난 인물들이다. 역시 '끼리끼리 논다'라는 옛말이 틀리지 않았음을 보여준다.
이 대통령 역시 자신을 비롯해 "도덕적으로 완벽한 정부"를 완성했음을 주장한다. 이 대통령 측근 중에는 고려대 인사나 함께 소망교회를 다니는 교인, 강남에 사는 것은 기본이거니와 능력있는 재벌들, 끼리끼리 어울렸다.
또 비리 문제가 터져 수억원에서 수십억원이 오가는 모습을 보고 있으면, <신사의 품격> 주인공들과 마찬가지로 다른 세계에 살고 있는 사람들이라고 느껴진다.
다만, 복잡한 것은 외면하는 쿨한 게 단점 아닌 단점.
이 대통령은 자신의 형이 '권력형 게이트' 핵심으로 구속되건, 정치적 멘토, 사랑하는 측근들이 줄줄이 실형을 받건 말건 한마디 말이 없다. 맥쿼리와 내곡동 비리에 아들 시형씨가 연루된 의혹을 받건, 저축은행 비리사태로 자신의 친·인척이 굴비처럼 엮여도 늘 아무 관계 없이 자신의 일이 아닌 것처럼 모르는 일로 표정이 바끄지 않고 있다.
이 대목에서는 '까도남'이다. 마치 드라마의 주인공 김도진처럼 "사과는 없는 걸로~"
또 자신이 직접 연루됐다는 의혹이 제기됨에도 그의 도도함은 거침없다. 최근 불법사찰이나 BBK 등 직접 연루됐다는 의혹이 끊이지 않는데도 '아멘'하는 모습이다. '쿨하다 못해 안하무인격인 태도의 MB 정부'라는 비난이 쏟아져도 "오늘은 못 본 걸로~"다.
이 대통령의 임기가 막바지를 치닫고 있다. 이제 <신사의 품격> 김도진을 이 대통령이 벤치마킹했는가, 김도진이 이 대통령을 흉내냈는가가 궁금해진다. "없는 걸로~", 그것만 놓고 보면 '닭이 먼저냐? 달걀이 먼저냐?'보다 어려운 논쟁거리다.
드라마는 이제 시청자를 떠날 채비를 한다. MB도 마찬가지다. 이제 내년쯤이면 <MB 사건의 재구성> <저축은행 돈을 갖고 튀어라> <도도한 정부, 까칠한 남자? MB의 최후> 같은 정치드라마가 TV에 나올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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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이게 뭐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