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자친구가 없으니 음슴체.
이렇게 쓰고 싶지만 그게 더 어려울 것 같아요ㅠㅠ 그냥 편하게 쓸게요.
네. 저는 오지랖 넓은 여자입니다.
버스 정류장에 서 있다가 옆 사람이 안내판과 버스 번호판을 한참을 들여다보고 망설이면
먼저 "어디 가시는데요?"라고 물어보며 오지랖 떨기도 하고
횡단 보도 지날 때 리어카 끌고 가시는 할머니 보면 힐 신고도 뒤에서 밀어드리느라 발굽 까지고 다니는
뭐, 친절하다거나 그런게 아니라 그냥 오지랖이 좀 넓네요...;
각설하고.
때는 지난 6월 말이였습니다.
대전에 볼 일이 있어서 갔다가 오는 길에 대전에서 천안으로 가는 기차표를 끊었습니다.
줄이 길어서 자동발권기에서요.. 가장 빠른 시간으로 끊었는데 무궁화 1호차 입석이더라구요.
뭐 한시간만 서 있으면 되기에 그냥 입석 끊었습니다.
표를 끊고 기차에 탑승하고 1호차로 들어섰는데....
어머머머머........................................
문에 가까운 맨 뒷자리 4석 빼고 모두 군인이 타고 있었어요.... 뭥미.....
다시 표를 보고 기차에 써 있는 1호차를 확인하고 몇번 두리번거리다가
아. 여기는 군인전용석이구나! 지금 이 특수한 1호차를 지나면 일반 1호차가 있겠구나! 라고 생각했죠
당.연.히.
당당히 1호차 뒷문에서 1호차 앞문쪽으로 걸어갔습니다. 그 군인 1호차를 통과해야 제가 예상하고 있는 군인 아닌 일반인이 타고 있는 1호차가 있을 것 같아서요..
그 따가운 시선들을 애써 모른척하며...(면접보고 오는 길이라 블라우스에 스커트 차림이였네요...) 민망하게 구두는 또각또각......
1호차 앞 문을 열려는 순간 누군가 먼저 들어오더이다. 높은 군인이요........
죄송해요 제가 여자가 군인 계급을 잘 몰라요..
암튼 높은 분이였는데 완장같은걸 차셨어요 수송 뭐 어쩌구 써있는거.
저보고 그러시더라구요.
"여기 일반인 들어오는 곳 아닙니다."
전 이해가 되지 않았어요. 저 나름 제가 맞다고 생각하는 상황에서 굽히지 않습니다.
제 표는 분명 "1호차 입석"이였기에 되물었죠
"여기 이곳 말고 1호차가 또 있나요?"
그 완장 차신 높은 분이 1호차는 여기밖에 없대요 그래서 전 다시 물었죠
"저는 1호차 입석표를 끊었는데요... 나가야되나요?"(감정섞지 않고 그냥 물어봤습니다 뭐 싸우려는것도 아니구요;;)
높은 아저씨가 잠시 망설이시더니 "그럼 저기 뒤에 빈자리 가서 앉으세요" 하더라구요.
조금 빈정은 상했지만 제가 맞다고 생각한 일이 제 뜻대로 풀려서 다행이다 했습니다. 1시간 앉아서 갈 수 있으니까요^^
뒷자리 돌아오는 길은 시선이 더 따가웠어요;; 일단 이젠 뒷모습 뿐 아니라 앞모습도 보이고;;ㅜㅜ
본인들은 말대꾸도 못하는 높은 사람한테 제가 어쩌면 이겼??으니 그런가;;; 뭐 암튼요~
고개 푹 숙이고 힘들게 지나갔네요 끝에서 끝으로;;
조금 있다가 역무원 아저씨께서 오셨어요 제가 좀 당황하면서 여쭤봤어요 표 보여드리면서 저 여기 앉아 있어도 되냐구요.. 역무원께서. 군인 아저씨들 조치원에서 내린다고 그냥 앉아 있어도 된대요
군인 아저씨래요............................
다 저보다 동생뻘일텐데....................
아. 저 20대 중후반 여자입니다 ㅡㅡ;;;
공대 나와서 군대 다녀온 선후배들도 많이 챙겨봤구요..
갑자기 안쓰러운 맘이 들더라구요..
제가 맨 뒷자리에 앉아 있어서 바로 앞에 앉아 있는 군인에게 먼저 말 걸었어요(여기서 오지랖이 시작됐네요....)
"혹시 뭐하시는 분들이세요? 특수군이에요??"
네.. 저는 군복이 바뀐걸 모르고 있었습니다..
제가 알고 있는 녹색깔 육군 군복이 아니기에 전 특수군인인줄 알고 혹시나 이동중에 특수 훈련같은걸 할까봐 차라리 다른칸으로 옮길 생각으로 여쭤본거에요....
그냥 육군이래요... 자대배치 받으로 가는 중이라고....
자대배치 받으러 가는 중이라는 말에 뭔가 더 안쓰럽더라구요... 훈련병이잖아요.....ㅜㅜ
저한테 어느 지역을 아냐고 물어보더라구요 아는 지역이라 조금 설명해줬더니 뭐 여기서 얼마나 걸리느냐... 어디서 가깝냐.. 이런걸 묻더라구요... 아.. 타지에서 왔구나...
거기서 안쓰러움 게이지가 급 상승했어요..
오지랖의 절정을 찍었습니다.
"저.. 제가 망 봐드릴테니까 집에 전화 한통화 하실래요? 저 무료통화 많이 남아서요~"
무료통화.. 안남았죠;; 저한테 미안해할까봐 그렇게 핑계 댔네요;;
너무 고마워 하면서 그래도 되냐고 하더라구요.. 쓰시라고 잠금 해제하고 전화 줬어요
신나서 전화하더라구요 저는 완장찬 분이 뒷쪽으로 오면 온다고 말해주고 다시 돌아가면 갔다고 안심시키고.... 그렇게 부모님과 통화하게 해드렸습니다.. 왠지 뿌듯하더라구요
근데 또 한편으로 걱정이 되는게
이러다 나 보안법 위반 같은걸로 잡혀가면 어쩌나... 그 생각도 들고..
그 분이 통화하니 건너편 군인들이 무지 부러워하더라구요..
통화 끝나셨기에 저 분들도 전화 빌려드려도 될까요? 하고 여쭤봤어요. 혹시 실례인가 싶어서..
고마워할거라는 말에 자리 옮겨서 또 같은 수법;;으로 빌려드려서 통화시켜드렸네요.^^
부모님께 자대 어디로 간다는 말씀을 드리는 것 같았어요.
통화 끝나고 여자친구한테 전화한통 더 해도 되냐고 하기에 하시라고 했죠
옛날 생각 나더라구요..
저 스무살 때... 군대간 남자친구 기다려보는게 소원이였거든요^^;;;;
그러다 조치원 도착해서 군인분들은 내렸네요.
엄청 더운 날이였는데 엄청 큰 가방 하나씩 등에 업고 ㅜㅜ 참 많이 안쓰럽고 고마웠어요.
뭔가 전달하고 싶은 말은 많은데 어휘력이 부족하네요
어떻게 끝낼지 모르겠어요ㅜㅜ
대한민국 군인 힘내시라구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