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시댁이 아니라 친정일땜에 아주 완전히
맥이 빠진 결혼10년차 주부랍니다.
전 친정에서 3녀1남중 맏이지요.(모두들 짐작하시겠지만 딸딸딸아들)
우리 남동생이 태어난 후 잔치했던것도 생각나요.
우리4형제는 항상 우애도 좋고 우리돈 모아서 부모님 선물하는거
좋아하고 부모님 기뻐하시는것을 보는게 우리의 큰 기쁨이기도 했어요.
제성격은 잘은 모르겠지만 융통성이 거의 없는 고지식하고도 자존심이 센
대강 그런 성격이지요.좀 유순한편이예요.평범하죠?
세딸들모두 시집가고 남동생 올해 결혼했어요.
남동생이 정말 맘에들게 잘 자랐어요.개구지면서도 착하게.
곧 32세가 되는데 여전히 저에게는 막둥이이죠.
저요? 저는 37이 곧돼요.
글쎄요... 저는 잘 자라는 동생이 보기도 좋았지만 그동생을 바라보는 저의 부모님의
흐뭇한 모습에 저는 결코 할 수 없었던 효도에 늘 고마웠지요.
직업도 의사예요.
올해 결혼한 여자친구도 정말 "사랑"하나보고 결혼을 강행했어요.
엄청 친정에선 반대가 심했어요.
저는 엄청 동생편에 서서 우리 엄마에게 대들었어요.
동생을 믿어라. 요즘 아무 조건없이 저렇게 순수한 사람이 어디있냐?
그사람의 배경,조건 아무 필요없다.특히 여자는. 마음만 된사람이면 된다.
저렇게 잘하겠다고 나오는데 그렇게 잘하겠다는 말도 요즘애들 쉽게 안한다.
하면서 얼마나 싸웠는데.
우리엄만 막연하게 그 느낌이 안좋답니다.
그여자(지금의올케)엄마를 만나봐도 그렇고 조건은 누가 들어도 그쪽이 기울고.
친정아빤 갑자기 결혼만을 위해서 사납게 돌변해버린 아들에 대한 배신감에
치를 떨고.(상견례때 그쪽은 아버지가 안계셔 큰언니랑 나왔는데 올케의 엄마는
단 한마디도 안하셨다는군요.그부분에서는 저도 기분이 별로이더이다)
어쨌든 결혼을 해서 거의 반년이 지났네요.
우리부모님 70이 가까워지셔야 간신히 며느리보고 저도 한시름 놨어요.
그리고 그 기분 아세요?
이상하게 그다음부턴 내사랑하는 부모가 올케의 볼모가 되어버린 기분.
그래서 최대한 잘해주고 싶고 내가 우리 부모를 잘 아닌까 미리 불란이 될것같은
일은 미리 방지하고 싶은 그런 마음이 들더라구요.
저도 결혼 10년이니 약간은 시집살이가 뭔지도 알겠기에...
시누로서 할일이 사사건건 친정일에 간섭하지 않고 또 동생과만 재미나게
놀지않고 등등.
그동안 사소하게 나라면 안 그럴텐데 하는 일들이 소소히 있었습니다만은 그냥
적응기라는 생각에 그냥 쓴 웃음으로 흘려보냈지요.
그런데 요즘 전 손발이 떨립니다. 기가 약하다는 말도 듣고 원래 싸우면 심장부터
너무 뛰어 제가 알아서 시댁에는 먼저가서 일을 해 버리죠.
덕분에 약다는 말도 안듣고 시댁에서는 아무일없이 편히 잘지내고 있어요.
여러분들도 다 그러시죠?
김장때 명절때 몸은 힘들어도 가서 같이 하는게 내마음도 편하고 여러사람이 편하다는거.
전 당연히 올케가 올라올 줄 알았슴니다.친정은 서울,동생네는 전라도.
결혼하고 한달에 한번씩 토요일에 늦게와서 일요일에 점심먹고 가요.
그래서 이달에 남편생일도 있고해서 (김장때 맞춰서 식사를 같이 하려고)언제쯤
올라오는지 엄마에게 물어봤더니 안올라 온다 합니다.그리고 구정때도 비상근무니
올라오기가 힘들다하고.
순간 아뿔싸! 불길한 기운이 내 전신에 찌릿하게 흐르더군요.
이건아닌데......
며칠을 벼르다 전화를 했습니다.
자네의 지금 힘든(?)생활은 이해하는데 이번은 실수한것 같다. 그리고 구정때
동생은 공무원이니 일을 하라면 하는게 당연하다. 그럴경우에 자네가 먼저 올라와서
결혼하고 첫 새해인데 새해준비를 하고 동생이 하루쯤 시간이 있다하니 올라오면
같이 내려가야하지 않겠나? 그게 도리이지 싶네. 생각잘해보게 했습니다.
제가 이렇게 말할 동안 정말 여러말 하더군요.김장땐 동생이 마구 화내면서 못내려가게
하고 또 거기보건소 치과선생점심도 줘야 된다고도 하고 무슨 문화차이가
난다고도 하고 김장날짜를 엄마와 의논하라니 어머니가 내남편이냐고도 하고
....솔직히 무슨 동물과 얘기하는 기분이었습니다.한마디도 안거르고 대들더군요.
그래서 자네 기분 나쁘라고 한얘기가 아니니 속상해하지 말라 했더니
시누가 아니면 누가 이런얘기 하겠냐며 비아냥거리기도 합니다.
같은 30대니 말발도 셉디다.
저는 지금 오로지 한가지 마음입니다.
저희 쓸쓸한 부모님. 친정아빤 병환중이셔서.......
얼굴에 옛날처럼 환한 웃음 지으시길 기대합니다.
자식들이 당신들 앞에서 싸우면 그마음이 얼마나 더 불편할까 싶어 가슴이 아픕니다.
내가 내 시어머님께 내나름대로 도리를 다하면서 이러면 내엄마도 이런 대접은
받겠지 했었는데 정말 세상일은 내마음대로 안됩니다.
저는 동생네에 택배로 크리스마스선물을 보냈습니다.우리부모님 좀 잘봐주라기대하며.
이 글을 보시는 님들!
저희 올케 앞으로 기본만이라도 잘할 수 있게 기도해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