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 물론 여자친구가 군대를 간 건 아닙니다
저도 군대를 다녀와봤고 여자친구가 있을때 입대를 했으며
군대에서 여자친구와 이별도 겪어봤기에... 제가 겪고 있는 이야기는 고무신 여러분들이 보시면
'고작 그정도로?' 라고 생각이 들 정도로 하찮은 이야기일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어딘가에라도 이야기를 좀 해야 속이 편해질 것 같아서 이렇게 글을 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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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와 제 여자친구는 5월달에 소개팅으로 만나게 됐습니다
말수도 많고 외모는 제 이상형에 여러가지로 마음에 드는 부분이 많았으며 여자친구 역시 제게 호감이 있었는지 만난지 약 보름만에 사귀게 되었습니다
물론 마음에 드는 부분도 있었지만 마음에 들지 않는 부분도 있었습니다
전 카톡이나 통화 등으로 여자친구와의 잦은 대화를 원했지만 주선해준 친구 이야기에 따르면 여자친구는 원래 카톡을 자주 확인하지도 않고, 행여나 확인을 해도 답을 잘 하지 않는 스타일이라고 이야기 해줬습니다
처음 만난 날이 토요일이었는데 토요일 밤 10시경 보낸 카톡이 1시가 되도록 답이 없었습니다
자고 일어나니 새벽 5시에 '너무 일찍 자서 지금 일어났네요' 라는 답장이 와 있었습니다
또한 그 다음날인 일요일 저녁 개콘을 보면서 간단한 안부식으로 카톡을 보냈었는데
이 카톡은 다음날 아침.. 점심시간까지도 1이 사라지지 않은채 덩그러니 남아있었습니다
'그냥 내가 취향이 아니라 차단했나보다' 라고 생각하고 넘어가려는데 오후 3시경 전화가 와서
'오전에 네일 아트 받느라 핸드폰을 이제서야 봤다, 어제는 새벽 4시에일어나는 바람에 더 일찍 잠들어버렸다' 라는 이야기를 해줬습니다. 물론 통화하는 내내 즐거워보였고 다음 약속도 구체적으로 잡게 됐습니다
이렇게 만남을 갖다보니 사귀자는 얘기를 꺼내게 되었고 여자친구는 그 이야기는 받아들이겠지만 우선 자신이 굉장히 특이한 스타일이라는걸 저에게 설명해줬습니다
'카톡은 자주 확인 안한다'
'집이 엄해서 밤 늦게 전화통화하기도 쉬운일은 아니다'
이 두가지가 참 마음에 걸리긴 했지만 그래도 한눈에 반했을 정도로 좋은 감정을 가져서 OK라고 해버렸습니다
이렇게 약 1주일정도를 만나니 카톡과 통화로 연락이 닿는게 너무나도 힘든걸 깨닫게 되었습니다
남자친구가 됐으니 이런걸 부탁해도 되겠다 싶어서 한번은 '그래도 내 카톡은 좀 보고 답도 잘 해줘요' 라고 이야기하게 됐고 여자친구는 점점 변해갈 것이라며 제게 약속을 했습니다
그리곤 확실히 나아졌습니다
하루에 두어번 주고 받던 카톡이 9~10번으로 늘어났으며 자기전 몰래 전화통화도 빈도가 잦아지고 시간도 늘어났으며
저와 만나서는 카톡이 와도 잘 확인 안하고 확인해도 답조차 안하는 모습을 보며
'그래도 얘가 날 위해 신경써주는구나' 라고 생각하게 됐습니다
또한 다른 약속이 있다면서 연락이 안되던 때에도 제가 의심할까 걱정스러웠는지 아니면 스스로가 즐거워서인지 다른 약속을 인증샷처럼 찍어서 카카오스토리에 올리기도 하더라구요
예를 들자면... 가족과 워터파크, 여자친구들과 찜질방 이런거요
그래서 이젠 이 아이의 스타일을 이해하고 믿을 수 있게 됐습니다
만나면 너무나도 제게 잘해주는 모습에 아마 더욱 큰 신뢰와 사랑을 느끼게 됐습니다
문제는 7월초부터 터졌습니다
사귀기전부터 가족들과 미국에 있는 언니네 동네로 여행을 가겠다고 이야기를 해서 알고는 있었는데
1달이라고 했던 여행기간이 40일이란걸 알게 됐습니다
사귄지 1달인데 40일짜리 여행을 가게 되다니 전 걱정스러웠습니다
그렇지만 가서도 와이파이 터지는 곳에선 카톡을 하고 이메일도 자주 하겠다고 약속을 해서 비록 아쉬움이 컸지만 그녀를 웃으며 떠나보내주게 됐습니다
7월 초에 떠난 그녀가 7월 중순이 다 지날때까지 연락 한번이 없었습니다
그 기간은 정말 지옥과도 같았습니다
이대로 얘는 날 잊고 떠나버린건가 싶기도 하고 미국에 정말 가긴 간걸까 라는 말도 안되는 의심도 하기 시작했구요
제가 여자친구에 대해선 안달병이 좀 심한편이라 더욱 힘들었던 것 같습니다
그래서 주변 친한 친구들에게 그런 이야기들을 하기 시작했는데 이 친구들은 무조건
저한테 '때려치라'는 이야기만 해줬습니다
전 나름 경제적인 능력이 있는 사람이라 여자친구와 데이트비용을 9.9:0.1정도로 제가 부담합니다
장당 14만원하는 뮤지컬 VIP티켓이나 콘서트 티켓도 그녀가 원한다면 흔쾌히 예매해줬고 데이트하며 밥먹던것들중에는 15만원짜리 영화에서나 나올법한 레스토랑에서의 식사도 있었습니다
커플링도 여자친구가 손에 땀이 많다며 14k는 색이 바랠수도 있으니 18k로 하면 안되느냐고 말할때 흔쾌히 승낙해서 맞춰줬고
사귀기도 전인 생일날엔 만난지 1주일 된 사이인데 20% 세일해서 45만원하는 페라가모 지갑도 사줬습니다
뭐 이렇게 많은 비용을 혼자 떠안게 된것도 어쩌면 제 지나친 의욕과 자신감의 표출때문이겠는데 주변 친구들은 저보고 '호구' 라고 하더라구요
호구여도 좋았습니다 제가 좋아서 한 행동들이었고 제 입장에선 사랑하는 사람에게 이정도 투자는 할 수 있을거라고 생각하고 한 행동들이었습니다
하지만 미국으로 떠난지 약 10일정도나 아무런 연락이 없다보니 친구들의 '호구'란 이야기가 왠지 모르게 와닿았고 정말 제가 그렇게 되고 그녀가 '나쁜 년'이 되어버리는 상상도 많이 하게 됐습니다
정확히 10일만에 답답한 마음에 혼자서 먼저 쓴 메일의 답장이 왔습니다
미국까지 가는 길이 항공사 실수로 경유를 2번해서 힘겨웠고 도착해선 시차적응에 힘이 들었고 언니 집에 컴퓨터가 없기에 언니 학교 도서관에서 이렇게 겨우 답장한다는 내용이었습니다
정말 뛸듯이 기뻤습니다 그간 머리속으로 안 좋은 상상을 하며 미워하기 시작했던 감정은 온데간데 없이 사라지고, 그녀 생각에 힘들까봐 빼고 다녔던 커플링과 내려버린 핸드폰 배경사진등도 다시 복구시켰습니다
너무 기쁜 마음에 다시 답장을 하고 그녀의 답을 기다렸는데
3~4일정도 답이 없었습니다
그럴 수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사정 얘기를 했으니까요
그러던 어느날 다른 친구에게 카톡을 보내려고 친구목록을 스크롤 하다보니 그녀의 프로필사진이 다른것으로 바뀌어 있으며 카카오스토리를 업데이트 한 것도 확인하게 됐습니다
여기서 전 다시 한번 큰 충격을 받게 됩니다
'난 여기서 이렇게 네 생각만 하면서 너무나 힘든데 넌 너무나도 즐겁게 지내는구나'
'즐겁게 지내는건 참 좋은 일인데 내가 기다리는건 걱정도 하지 않는지 넌 카카오 스토리 업데이트할 시간은 있으면서 나한테 잘 지낸다는 카톡 하나 보낼 생각도 안 드나보구나'
이런 생각이 머리속에 가득해서 메일을 다시 하나 쓰게 됐습니다
내용은 대충 '카카오 스토리만 신경쓰지말고 나한테 연락도 해달라, 널 기다리고 그리워하면서 난 힘겹다' 라는 이야기였습니다
그 후엔 간단하게나마 카톡도 가끔씩 오고(2~3일에 1번정도) 카카오스토리에 제가 댓글을 남기면 답변도 해주고 그래서 좀 상황이 나아졌습니다
그 후에 메일을 다시 하나 보냈습니다
8월 17일이 귀국일이라고 해서 이제 얼마 남지 않았다는 생각에 기뻐 귀국후 약속을 언제로 잡을까 만나서 뭐할까 하는 내용이었는데
오늘 받은 답장에는 '여행 일정이 좀 늘어나서 아마 귀국이 늦을것 같다. 한국에 가서 연락하겠다' 라는 글이 적혀있었습니다
그녀를 소개시켜줬던 친구가 제 사무실 근처에서 일을 하기에 만나서 점심을 먹던 도중 이런 메일을 받았는데 정말 즐겁던 기분이 한순간에 무너져내렸습니다
늦는다라는 말은 참을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얼마나' 늦는지에 대해선 얘기도 없고 '한국 도착하면 전화하겠다'라는 내용은 더더욱 충격적이었습니다
게다가 ^_^ 이모티콘을 써가며 해맑게 그런 내용을 이야기한다는 점에서 어떻게 보면 화가나기도 했습니다
이성을 잃기 시작했습니다 혹시나해서 확인해보니 그 전에 보낸 제 카톡은 읽었지만 답변은 하지 않은 상태였습니다
그나마 버텨왔던 정신이 붕괴됐고 화가나서 카톡으로 장문의 따지는 글을 쓰게 됐습니다
또한 그녀 역시 시간이 좀 걸리긴 했지만 장문의 글로 제 따지는 글에 차근차근 답변을 해줬습니다
내용을 요약해보자면...
1. 늦으면 늦는거지 얼마나 늦는지도 얘기안해주고 한국와서 연락한다니 내가 얼마나 힘든지 알지도 못하냐
-10일전후로 늦을거다. 내가 원하는 항공권을 딱 끊어서 갈 수 있다는 보장도 없고 가족들과 상의중이라 정확히 언제라고 말은 못한다
2. 카톡은 읽고 왜 답 안하냐
-내가 카톡을 할땐 엄마도 옆에 같이 있다. 비록 오빠 만나는걸 엄마가 알긴하지만 엄마 앞에서 막 카톡 주고 받기는 힘들다(이건 서울에 있을때도 마찬가지였구요)
3. 난 힘들어 죽겠는데 넌 거기서 신났냐
-오빠는 내가 미국 가는거 알고 사귀지 않았느냐. 그런데도 힘들어한다니 할말이 없다. 나도 여행이 마냥 즐겁지만은 않다. 여기서도 힘든일이 있는 법이다. 나도 빨리 돌아가고 싶다고 엄마한테 몇번이나 이야기했다.
대충 이정도예요
전 바보같이(바보가 아닐수도 있지만) 그녀의 말에 수긍을 해버렸어요
그리곤 이제 다시 징징거리지 않고 열심히 기다리겠다라고 답을 해줬어요
그녀가 쓴 장문의 메세지의 마무리가 '엄마랑 마트가야해요 이만 줄일게요' 였으니 아마 자고 일어나서야 답을 받아볼 수 있겠죠(더 오래 기다려야할지도 모르지만...)
그래서 이제는 마음을 다잡고 이렇게 2~3일에 카톡 한두번, 1주일에 이메일 한번 정도의 연락이라도 위안삼으면서 버텨볼까 생각하고 있습니다
전 정말 호구인걸까요? 아니면 고무신 여러분들처럼 힘겨워도 잘 버티고 참아내면 보다 행복한 미래가 있을라나요?
답답한 마음에 한번 글 써봤습니다. 연애에 관한 개념 자체가 너무나도 다른 그녀고 표현하는것을 중요시여기는 저와는 반대로 무심하기만한 그녀지만 너무나도 좋아하기에... 버텨야겠다고 결심은 내렸는데
제가 마음 먹은게 잘못된건지 객관적인 시각으로 여러분들께 여쭤보고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