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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에서 반대하는 결혼하는데 난 왜 행복하지 ㅎㅎ

글쓴이 |2012.08.03 16:50
조회 6,723 |추천 19

안녕하세요, 내년초에 결혼하는 계란한판 여자입니다.

 

예랑이 어디 내세울거 하나 없다는 이유로 집에서 결혼 엄청 반대하셨습니다.

 

이미 허락하고 상견례도 한 지금도 계속 못마땅해 하시죠

 

근데 전 행복하네요 ㅎㅎ

 

 

지난주에 갑자기 시어머님이 넘어지셔서 팔이 부러지셔서 입원하셨다는 소식을 들었어요 (예랑이랑 시부모님 같은 서울인데 따로 살아요)

 

그런데도 예랑은 제 예물을 싸게 사야 한다는 이유로 팔이 부러진 어머님을 모시고 예물 확정하러 다녀왔다고 하더라구요 (8월부터 성수기라 값이 오른다네요)

 

헉스..;;

 

아직 결혼은 안했지만 상견례를 했으니 거의 며느리 확정인데;;

 

 괜히 죄송스럽기도 하고 좀 예쁨 받기도 해야 한다는 생각에 병문안을 가겠다고 했지요

 

 

예랑은 평일인데 힘들게 뭘 가냐고 하다가 제가 가는게 맞겠다고 하니 알겠다고 했어요

 

근데 예랑이 욕심이 좀 발동했나봐요

 

저보고 음료수는 부족하니 과일을 예쁘게 깎아서 갖고 가라고 하더라구요 -_-

 

주말이면 모를까 퇴근하고 집에와서 언제 과일을 깎아가지고 병원에 가냐고 그냥 음료수만 사들고 가도 충분할것 같다고 했는데 (회사에서 예랑집까지 한시간 걸려요)

 

예랑이 그렇게 해서 이쁨 받으면 좋지 않겠냐 하는데 솔직히 신경이 많이 쓰여서 과일도 이쁘게 깎아야 하는데 시간도 많이 걸릴거고.. 도저히 어려울것 같더라구요

 

그래서 예랑에게는 그렇게까지는 어렵다고 투덜거리다가 그래도 맘에 걸려서 시간을 줄이고자 가는중에 과일 예쁘게 깎는법을 검색하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예랑 집에 가니 과일이 삼단 찬합에 뙇~ 오우

 

저보다 일찍 도착한 예랑이 다 준비해놨네요 ㅎㅎㅎ

 

심지어는 칼슘제까지 하나 준비해서 쇼핑백에 준비 완료

 

오빠가 이렇게 다 하면 난 빈손으로가? 당황

 

했더니 니가 준비했다고 하면 되지~ 짱 합니다

 

그래도 좀 맘에 찔려 문병오는 손님들 드리라고 선물용 음료수를 샀어요

 

 

그러고 가서 삼단 찬합을 뙇~ 여니까

 

주변 침대의 아주머니들이

 

어이구 세상에 예비며느리라고? 이쁘기도 하지~

 

좋겠수~~ 이쁘고 참하고 과일깎아온것좀봐~~

 

이러면서 호들갑을 떠시더라구요 ;;;;

 

 

칼슘제 꺼냈더니 더 난리난리

 

아주머니들이

 

아들은 이런거 할줄 몰라~ 딸 생기니까 좋지?

(예랑네는 형이 하나인데 노총각이십니다. 예랑도 사실 혼인적령기는 좀 지났구요 그래서 예랑집에선 제 존재를 좋아라 하세요)

 

이럼서 시어머니 기분을 업업업~!!

 

 

원래는 이건 오빠가 준비한거예요 하려다가 나도 모르게

 

그럼요~ 아들은 이런거 할줄 몰라요~ 딸이 최고예요 짱 

 

해버렸어요 ㅋㅋㅋㅋ

 

어머님은 입이 아주 찢어지시고

 

 

예랑은 제귀에 대고 몰래 '진짜 아들은 이런거 할줄 몰라? 응?' 이러더라구요 ㅋㅋㅋ

 

그렇게 예쁨받고 한시간도 안되서 예랑이 내일 출근하니 빨리 가야 한다고 적당한 시간에 짤라 주네요

 

어머님도 언~능~ 들어가라고 등떠미시고..

 

 

집으로 오는 차안에서 예랑이 계속해서

 

아들이 한건데~ 아들이 한건데~!!  하면서 투덜투덜 ㅋㅋㅋㅋㅋ

 

 

원래 예랑은 어머님이랑 사이가 좋지 않아요

 

장남만 이뻐하시고 예랑은 별로 안챙겨주셨다고 하더라구요

 

그것때문에 집나와서 따로 살기까지 했던 예랑입니다. (지금도 그래서 따로 살아요)

 

몇년 전에 화해하기는 했는데 아직 서먹서먹한게 많아요

 

아마 제가 문병가자고 안했으면 안갔을꺼고

 

혼자갔으면 당연히 과일따위 안챙겼을거라고 하더라구요

 

 

그 멀어진 마음의 거리에 제가 즐거운 마음으로 이렇게 징검다리가 될 수 있다니 참 좋으네요

 

이런 방식이라면 열두번도 더 하겠어요 ㅋㅋㅋㅋ

 

내세울게 없는건 알지만, 이런 예쁜 마음 보고 예랑 선택한건데

 

잘 선택한것 같아요 ㅎㅎ

 

 

객관적으로 보면 우려할 조건들은 많지만

 

이렇게 사랑하며 배려하며 살다보면 다 좋게 좋게 바뀌지 않을까

 

조심스럽게 낙관하며 미래를 바라봅니다

 

 

요즘 시친결에는 너무 싸우는 글들이 많아서 예랑 자랑도 할겸 올려봤어요^^

 

모두 행복하세요^^

추천수19
반대수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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