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선 20대가 아니면서 20대 카테고리에서 글을 쓰고있는 점 미안합니다 ㅠㅠ긴 글이지만 많은 언니분들이 읽고 조언해주셨으면 좋겠습니다 귀찮으신 분들은 굵은 글씨라도 읽어주세요
저는 열 아홉살입니다제가 고1때, 당시 수능생이였던 오빠의 잦은 폭력으로 인해 어머니와 상의 끝에 기숙사형 대안학교에 가게 되었습니다인가가 나지않은 학교이다보니 자퇴를 해야 했습니다.당시 강남에서 자사고를 다니고 있었고, 스스로 공부에 대한 흥미가 컸던 편이라 대안학교에 간 뒤에도 계속해서 공부를 했습니다.
그렇게 한 일년을 기숙사학교에서 지냈습니다.고 2가 되어서도 모의고사 점수는 꾸준히 상위권을 유지했습니다 다만,대안학교에 다니며 문제집이 아닌 책들의 재미를 알았고'나 먼저'가 아닌 '함께'라는 개념을 배우며 이기적이고 대인과의 소통이 원활하지 않았던 제 성격이 많이 바뀌었습니다수능뿐만 아니라 모든것에 흥미도 생기더라구요철학도, 미술도, 과학도, 수학도, 하다못해 내 앞에 마주한 사람들도..그러던 중 교장선생님께서 외국에 가보지 않겠냐며 권유를 하셨습니다홀로 저와 저희 오빠를 키워오신 어머니가 더 힘들어 질 것을 알았지만서도 좀 더 넓은 곳에서 큰 꿈을 꾸고 싶다는 이유 하나로 그렇게 한국의 품을 떠났습니다 지금 생각해보면 여전히 이기적이였던 것 같습니다제가 아직 어리고, 제가 잘못되었을 경우 스스로 책임 질 수 있는 것이 아무것도 없다는것을 그땐 몰랐던것 같습니다.
처음 외국에 도착해 한달, 두달 잘 지내다 홈스테이 아주머니와 의견충돌이 있었습니다.저는 더 많은것을 보고자했고, 홈스테이 아주머니는 제 안전이 우선이셨습니다 서로 중요시하는것이 정 반대였으니 충돌이 일어날 수 밖에요..저는 제 스스로 안전에 책임지겠다는 어머니와의 약속 하에 그 홈스테이를 나왔습니다자취를 하고자, 다니는 고등학교에서 3분거리인 아파트를 렌트했습니다결론적으로는 1년치 월세비를 다 내놓고 사기를 당하게 되어 1달만에 그 아파트에서 쫓겨났지만요.그 뒤로 방황이 시작되었습니다 1년치 월세비의 타격으로인해 어머니의 생활은 더 기울어졌고,저 또한 하루하루 근근히 살아갔습니다 10불 한장도 어머니께서 어떻게 마련해서 보내주시는것인지 알기에, 갑작스러운 일로 10불,20불씩 쓰게되는 주엔 차비가 없어 어머니 몰래 학교를 안나가는 날도 많았습니다차비가 있는줄 알고 학교에 갔다가 집에 돌아올 차비가 없다는것을 깨닫곤 한시간을 걸어 오는 일도 다반사였습니다하루하루 외로움과 괴로움과 약간의 우울함을 켜켜이 쌓으며 살았습니다유학나온지 1년이 다되가던 2012년 4월,저는 학교에 안나가기 시작했고 무력하게 하루하루를 살았습니다 다행히도 우울해도 밝은 성격덕에 주위에 친구가 많았고, 우울함을 덮으려는 수다덕에 영어 회화 능력은 1년 다녀온것 치곤 잘 한다고 자부합니다 결론적으로는 점점 돈으로인해 기죽어가는 저를 보다못한 어머니께서 한국에 소환하셨고저는 한마디 저항없이 한국에 돌아왔습니다
이제 2012년 8월, 현재입니다한국에 돌아와 수능을 보려고 준비를 했습니다 고2 초반 이후로 1년이상의 공백이 있는 상태에서, 반년만에 대학을 가려니 막막했습니다연세대를 꿈꿨던터라 지방대 가기엔 너무 자존심이 상했습니다 (지방대가 안좋다는것은 아닙니다)그렇지만 현실은 인서울이 힘들다고 하더군요..사회탐구는 한번도 해본적이 없었으며 공부를 안한 공백이 1년인지라 수능 언어에 대한 감각도 많이 부족해졌고안그래도 많이 무뎌진 수학인데 '미적분과 통계기본'이라는 범위까지 추가되어있었습니다외국어마저도 듣기와 독해는 가능하나 어법,문법에서 제대로 막혔습니다2달정도 무모하지만 해보자는 심정으로 밤새며 공부했으나 마음처럼 되지 않았습니다 십분에 한번꼴로 내가 잘하는건가 싶었고, 점점 우울해지고 잠을 이루지 못했습니다예를들면..경주마가 있습니다 1km달리기를 해야합니다저는 출발선이 om입니다. 대신, 다른 말들보다 덜 지쳐있고, 조금 더 빠를 뿐입니다다른 말들은 출발선이 600m쯤에 있습니다. 대신, 조금은 지친 표정이 역력합니다.딱 이런 느낌이 저를 감쌌습니다약간의 기적적인 희망은 있습니다. 하지만, 기적이 없는 한 저는 지게 되어있다고 느껴졌습니다죽도록 열심히 하는 만큼 제 좌절의 정도도 커져만 갔습니다어느순간부턴지 최선을 다하고싶지않았고 준비되지않았다는 그 한가지가 저를 포기에까지 이르게 하며 발목을 잡았습니다네.. 많이 나약하다고 욕하셔도 되요.. 인정합니다어제 어머니께 얘기했습니다 저를 위해 평생을 바치셨다는 것도 알고,제가 얼마나 불효하고 이기적으로 굴고있는지 알고있습니다어머니께서는 단지 제가 좋은대학에 나오고,좋은 취직자리를 구해서, 본인보다 질좋고 더 나은삶을 살기를 바라셨을뿐인데 그 작은 바램하나 이뤄드리지 못해 죄송합니다대학에선 분명히 제가 이렇게 패배해버렸지만제 노력과 열정으로서 그 패배를 만회할테니 조금만, 몇년만 더 지켜봐 주세요대학다니는 동안엔 학비도 들어갈 뿐더러 직장을 다니는것도 아니니 어머니에게 손을 벌릴텐데, 그럴바에는 제 친구들이 대학다니는 4년동안 정말 아둥바둥 아르바이트뛰며, 독학하며 개인 사업을 하던지, 안정적 회사에 취업을 하겠습니다이렇게 말했습니다.그러나 당연하게도, '안돼'라는 대답이 떨어졌습니다항상 어머니가 반대하는데엔 이유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제가 재수를 하기엔 뒷바라지 해주시는 어머니가 이젠 힘들다는것을 서로가 알고있는데도,제가 몇번이고 올해 대학에 갈 수 없을 것 같다고 말했음에도어머니께서는 대학에 가라고만 말씀 하십니다.어떻게 해야할지를 모르겠습니다 지금도 독서실에 와서 공부를 하다 가슴이 답답해 이렇게 글을 씁니다얼마전 검정고시를 봤고, 집에서 채점해보니 80점대로 무난히 패스한듯 합니다22일이면 고졸학력이 나오구요.제가 토익 고득점/영어 가능/엑셀-파포-한글자격증 을 스펙으로 쌓는다해도고졸의 학력으로는 아무것도 할 수 없는지..공부나 암기관련으로는 자신이 있습니다 어느 분야든 가리는것없이 좋아합니다아무래도 직업에있어 성구분이 여전히 존재하는것같아 언니들에게만 여쭈었는데 오빠분들이 댓글달아주셔도 고맙습니다 ㅠㅠ이런 상황에선 어떻게 해야하는지 제 미래가 어둡기만 한것인지,어리석은 질문이지만, 저와 똑같은 고민을 하셨을 인생선배님께 묻는게 옳은것같아 이렇게 글을 올렸습니다.. 읽어주셔서 고맙습니다 !!
-----------------------------------------------------댓글 하나하나 새겨들으며 잘 읽었습니다..여지껏 아무도 제게 이런 쓴소리를 해주시는 분이 안계셨는데 답답해서 쓴 글을 이렇게 많은 분들이 읽어주시고 아낌없이 댓글을 달아주셔서 정말 고마웠습니다 서로 얼굴도 본 적 없지만나태해져서 이것저것 잔머리 굴리고 있던 제 글을 읽고 시간내셔서 댓글 달아주시는 많은 분들을 보며 많이 배웠습니다.. 꼭 대학 갈게요. 고맙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