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지난번에 울 예랑님이 넘 기특하여 자랑하고 싶은 마음이 폭풍같이 솟아 톡 한번 써본 여자사람입니다.
부럽다는 댓글들 몇개 보고나니 또 자랑질 하고 싶은 마음이 마구 솟구쳐 추가글 한번 써봐요
부모님이 반대하는 결혼이라는 무거운 시작이어서 처음엔 많이 무섭고 걱정도 되고
정말 내가 사람보는눈이 없고 어려서 잘 모르는걸까 생각이 많았는데
시간이 가면 갈수록 이런사람 어디서 또 만날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부모님께 쫓겨날 각오를 하고 결혼 결심을 하게 된 몇가지 이유가 있어요
쏟아지는 반대를 무릅쓰고 자랑질을 좀 더 해보자면
1. 싸우고 나서 예랑의 행동
서로 싸우고나서 감정 상하여 말 한마디 섞고 싶지 않을때가 있었어요
심하게 싸워서 분위기가 정말 냉랭했는데 시간이 조금 지나니 예랑이 벌떡 일어나더니 방을 나가버렸어요. (제가 예랑의 집에 자주 놀러가서 이때도 예랑의 집이었어요)
저는 자존심이 상하여 본체만체 했지요
그런데 한참 달그락 거리더니 문을 벌컥 열고 밥먹으라고 부릅니다 오잉? ![]()
부엌으로 나가니 밥이랑 찌게랑 반찬들이 한상 차려져 있더라구요 ![]()
맛있게 잘 먹고나니 화가 눈녹듯이 사라졌어요 ㅋㅋㅋ
그러고 나서 싸우면 항상 이 패턴이예요
전 싸우면 무언가 해주고 싶은 마음이 싹 사라지던데 예랑 참 대단하다고 생각했어요
2. 나보다 밥을 잘하는 보수적인(?) 예랑
저는 사실 밥에 약해요
먹는데 약하다는 얘기가 아니라 차려주는 밥에 약합니다.
어머니가 집안일에는 많이 신경쓰시는 분이 아니셔서 집이 좀 사는데도 불구하고 제대로 차려진 밥을 먹어본적이 없어요
처음 만났을때 이런 얘기를 했었는데 그때 이후로 예랑이 항상 밥을 차려주더라구요
(먼저 퇴근하면 밥을 차려놓고 집으로 불러요 밥먹고 가라고 ㅋㅋㅋ)
제가 맛있게 먹어주는게 제일 기분 좋다네요 (남녀가 바뀌었음 ㅠㅠ)
원래 처음부터 예랑을 좋아하지는 않았었는데 밥에 넘어갔습니다 ㅋㅋ
나 : '미안한데 노력해봐도 오빠가 남자로 안느껴져요 자꾸 만나면 오빠만 힘드니 그만 만나요'
예랑 : '그래.. 그래도 너 먹으라고 밥차려놨는데 밥은 먹고가라'
나 : '아냐 자꾸 만나면 오빠가 더 힘들어요 안가는게 좋을것 같아요'
예랑 : '네가 좋아하는 된장찌게인데?'
나 : '츄릅..(침흘림) 그..그래도..ㅠㅠ'
예랑 : '된장찌게만 먹어주면 네가 원하는대로 할께'
나 : '그..그럼 오늘이 진짜 마지막예요 ㅡ,.ㅡ'
다음날
예랑 : '오늘도 밥먹으로 올꺼지?'
나 : '어제 마지막이라고 약속했잖아요'
예랑 : '그래? 너 좋아하는 복분자 (생즙)도 얻어다 놨는데?'
나 : '악! 복분자!! ㅡㅠㅡ♥ (복분자 사랑함)'
예랑 : '복분자만 먹고가~'
->이런식!!
근데 재밌는게 전 예랑이 원래 이런사람인줄 알았는데
예전에 친척들 모임에 저 소개시켜준다고 데려간적이 있는데
가기전에 저에게 자기가 밥해준다는 소리 절대 하지 말라고 신신당부를 하더라구요
왜그러냐고 물었더니 자기는 예전부터 요리 잘하는 신부 만나서 맛있는 밥 먹고 집에서는 손가락 까딱 안할거라고 큰소리 땅땅 쳤었다네요 ㅡ.ㅡ;;
본인은 원래 보수적이고 요리하는걸 안좋아한답니다.
그리고 저 만나기 전에는 나쁜남자였다네요 (믿거나 말거나~)
3. 가사일에 남녀 구분 없는 예랑
처음에도 썼다시피 예랑은 어머님과 사이가 좋지 않아 중학교때부터 자취를 했습니다.
그러다보니 가사일은 부모님 밑에서 자란 저보다 훨씬 척척입니다.
가장 좋은건 가사일은 여자가 해야 한다라던지 그런 개념이 전혀 없네요
워낙 제가 예랑이 해주는 밥에 맛이 들려버리다 보니 밥먹고 난 후 설겆이는 거의 제담당이 되었습니다.
가끔(ㅡ.ㅡ;) 제가 밥을 하면 예랑이가 설겆이 하고 그렇게 자연스럽게 분담이 되었어요
이제 결혼이 결정되어 예랑집에 있는날이 많아졌는데요
본인이 밥했다고 설겆이 혼자 하는걸 내버려 두지 않네요
제가 퐁퐁으로 닦으면 옆에서 행궈줍니다.
저도 마찬가지로 예랑이 밥하면 한가지라도 도와주고 예랑이 설겆이 할때도 마찬가지예요
이건 니가해야하는데 왜 안해? 라는 말은 들어본적도 없고 해본적도 없네요
한가지를 하더라도 서로 도와가면서 해요
개인적이고 이기적인게 당연한 집에서 자란 전 이렇게 서로서로 챙겨주는게 너무너무 좋아요
4. 말을 너무너무 예쁘게 하는 예랑
보통 남자들은 말 예쁘게 하는거 잘 모르는데 예랑은 여친도 많이 안사귀어봤으면서 이런걸 어디서 배워왔는지 넘넘 잘합니다.
오빠, 나 xx 해도 되? 물어보면
'그럼 당연하지~ 우리 oo가 하고 싶은건 해야지~' 라고 대답합니다. (100% 안된다고 한적이 없네요)
실수를 해서 컵을 깨더라도
'oo야 안다쳤어? 손 안다치게 조심해 우리 oo 손다치면 안되지'
매번 이러니 제가 가끔 일부러 떠보기도 합니다.
오빠, 김태희가 이뻐 내가 이뻐? (의외로 이 쉬운 질문에 정답을 얘기 못하는 남자들 많음!!)
'당연히 우리 oo가 이쁘지~ 어디 김태희를 우리 oo에 비교해?'
일부러 말도 안되고 떼쓰는것 같은걸 해도 되냐고 물어봐도
'우리 oo가 하고 싶은건 다 해도되~' 하고 웃으며 말합니다.
(그치만 둘다 알고는 있어요 제가 진짜로 그렇게 할건 아니라는것 ㅎㅎ)
저는 컵 하나를 깨면
'야, 넌 조심성 없이 뭐하는거야? 으이그 증말 칠칠맞아갖고는.. 정신좀 차리고 다녀!!' 라고 면박주게 당연한 집에서 자라서 그런지 이런 말 한마디 한마디에 말로 표현할수 없는 안정감과 따뜻함을 느껴요
저희 만난지 3년이 다 되어가는데 예랑의 이런점들은 변하는게 없네요
그래서!! 부모님 말씀을 거역하더라도 이사람이랑 결혼해야겠다!!! 라고 결심했어요
이런 장점들을 몇가지 얘기해봤지만 부모님들은 남자들 원래 결혼전엔 다 그래 라며 짤라버리시네요 ㅠㅠ
(사실 구체적으로 얘기드리긴 어려웠어요.. 그럼 연애때 맨날 예랑집가서 논걸 들켜버리니까 혹시라도 예랑을 더 싫어하실까봐;;)
그렇지만 제가 만난 다른 남자들 물론 연애시에 잘해주고 잘 보이려고 노력했지만 티가 났어요.. 그때만 반짝 해주는거라는게..
지금 예랑은 한결같아서 너무 좋네요^^
이런점들 말고도 저랑 취미랑 생각도 너무 잘 맞고
전 이과라 소울메이트 이런거 안믿는데 예랑을 보면 진짜 내 소울메이트인가 싶어요
헤헤.. 아직 시집도 안갔는데 그래도 넘넘 자랑하고 싶어서 글 써봤어요
특히 부모님이 반대하는 결혼 하더라도 사람에 따라 행복할수도 있다는거 알려드리고 싶어서요
제가 결혼 결심 하기 전에 너무 불안하여 톡에서도 검색 많이 해보고 많이 물어보고 했었거든요 저랑 비슷한 케이스의 분들이 계시면 도움이 됬음 좋겠네요
그럼 모두 행복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