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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정다감한 부산사나이와의 소중한 기록들.

허약한 햄토리 |2012.08.15 17:50
조회 1,133 |추천 3

안녕하세요.

가끔씩(가뭄에 콩나듯?) 판을 기웃거리는 소심녀인데요.

문득 비도 많이 오고 기분도 센치해져서 뭔가 끼적거리고 싶은 욕구는 솟구치는데,

딱히 할 말은 별로 없고;;; 하릴없이 창밖만 내다보다 남자친구 생각이 나서요.

ㅎㅎㅎㅎㅎ 애인과 주고받은 문자메시지 일부를 자랑삼아 올려볼까 합니다.

여기는 연애판이니까, 이런 자랑한다고 질타받진 않겠죠?^^;

 

 

 

우선 그전에 우리의 시작에 대해서 간략히 말씀드리자면,

2010년 봄부터 제가 성남시중앙도서관 매점 직원으로 잠시 일했을 때,

도서관 매점 손님과 직원으로 만났어요. 급기야 그가 너무나 마음에 든 나머지..

무턱대고..^^; 음료수를 사러 도서관 지하 매점에 내려온 그에게 고백했습니다.

 

(음료수의 바코드를 찍으면서) "실례지만 연락처 물어봐도 되나요?"

 

그때만 해도 저는 당연히 저 혼자 그를 바라보고 호감을 가졌던 건 줄 알았습니다.

그랬는데, 나중에 그의 다이어리를 훔쳐볼 기회가 있었는데요.

오오옷! 그의 마음에도 제가 들어왔었던 거였어요. 그 사실을 알고서 정말 기뻤습니다.

바로 밑에는 남자친구의 그 당시 다이어리 내용을 적어볼게요.^^

 

 

 

도서관 매점 여자애한테 'OOO 좀 닮으셨어요'라는 말을 들었다.
'예?! 고맙습니다 ㅎㅎㅎ'
이렇게 대답했다는...
그 사람, 인상이 너무 어처구니 없이 좋은 귀여운 여자애라,
매점갈 때마다 눈여겨 보곤 했는데...
정말 인상이 너무 좋고,
웃기라도 하면 애기가 순진함을 얼굴에 덕지덕지 붙이고
해맑게 웃는 모습일 것 같아

기분마저 좋아지는 그런 인상의 여자인데...
오늘 그런 대화를 하다니...
'OOO'이라니...
... 오랜만에 듣는 12번째 말이라 기분이 묘하고 신기하고
신경이 쓰여 한동안 책에 집중이 안됐다.
남자친구는 있을까?
혹시 예상보다 나이가 많아 결혼을 하진 않았을까?
그리고, 인상을 보아하니 왠지 교회에 다닐 것 같은 느낌이기도 한데...
아, 내가 그 사람을 처음 봤을 때,
그녀의 얼굴에는 내가 좋아하는 배우인 엘리자베스 뱅크스가 있었다.
그녀의 섹시함은 쏙 빼고, 편하고 순진한,
약간 성격 좋은 부분만 추출해낸 모습.
그래서 눈여겨 보기 시작했었는데...
혹시 내게 관심을 가진 건 아닐까?
그 대화가 있은 이후에,
내가 매점에 다시 음료수를 사러 갔을 때는
서로 눈을 마주치고 어설프게 서로 웃었는데,
그때 기분이 또 참 묘하더라.
아주 오랜만에 느끼는 기분 좋은 긴장...
하...
살을 빼서 진짜 더 OOO을 닮아가고 싶어졌다.
하지만 난 공부를 해야 하는데...
내일부터 그렇게 고대하던 헬스장을 다니게 된다.
내일은 첫날이니까 좀 빡세게 해볼까 싶다.
한, 세 시간 정도?
술도 거의 안먹고 밥도 조금씩 먹고 있으니,
운동 좀 하면 70킬로그램 대로 떨어질 수 있을텐데...
아무튼,
그녀.
애인이 되거나 할 수는 없겠지만,
나중에라도 꼭 알고 지내는 사람이 되었으면...

- 2010년 3월 31일 그 남자의 다이어리     처음에는 문자메시지 일부만 판에다 올릴 생각이었는데요. 그것만 올려두면 재미도 없고 다들 반응이 '이게 뭐야?!' 싶어하실 것 같아요. (자랑하고 싶은 것도 많고..^^;)       연우씨에게.   안녕하세요. 편지로는 4月말의 그날, 연습장(일기장)에 쓴 그것 이후로 두번째 편지입니다. 지금은 제 방의 책상이고, 시간은 밤 한시 반이 다 되어갑니다. 지난번의 그 편지와는 달리, 이번 편지는 완전한 '연애편지'라고 해도 되겠네요. 3주 정도 되었습니다. 그리 긴 시간이 아니지만, 결코 짧게 느껴지지 않을 만큼 많은 일이 있었습니다. 그리고 그 모든 일이 3주 전에는 생각지도 못했던 일들이죠. 본래, 매사에 감상적인 사람이 아니지만, 그렇다고 늘 딱딱하고 감정에 메마른 사람은 더더욱 아니라, 생각과 느낌 같은 것을 스스로 되새기면서 일기장 같은 데다가 잘 적는 그런 편인데 (연우씨도 이미 알고 있지만), 이렇게 편지를 써서 누군가에게 준다는 것은 저에게는 큰 기쁨입니다. 오래도록 편지라는 것을 써보지 못하고 지내왔는데, 연우씨 덕에 다시 써보게 됐네요. 그리고 그와 함께, 다른 사람에게도 글을 써서 전해주는 일이 다시 가능해졌어요. 부모님께 전해드린 반성문이나, 교수님께 보낸 편지 같은 것 말입니다. 모두 연우씨 덕분입니다. 고마워요. 그간에 연우씨로부터 많은 것을 받았어요. 짧은 시간에 참 가치 있고 소중한 것들을 많이 받았지만, 역시나 가장 소중하고 가치 있는, 그리고 오래도록 간직하고 싶은 것은 연우씨의 마음이네요. 여러번 말했지만, 여전히 (짧지만 길기도 한 3주가 지난 지금도) 놀랍고, 고마운, 그리고 너무 좋은 (그래서 조금 불안하기도 한) 선물입니다. 고마워요. 오늘은 연우씨 집 앞에서 시간가는 줄도 모르고 한 시간이 넘도록 함께 벤치에 앉아서 이야기를 나누었는데, 그 시간이 참 좋았습니다. 우리 앞으로도 그런 시간을 많이 가지면 좋겠어요. 연우씨와 이야기하는 것은 정말 좋아요. 그리고 언제, 시간이 나면 영화 '하녀'와 '시'를 보러가요. 그리고 함께 '봄날은 간다'도 다시 보고. 글을 쓰다 보니, 제 글씨가 보기에는 정갈해 보여도, 사실 글씨를 정확히 알아보기가 어려울 것 같다는 생각이 드네요. 대신, 찬찬히 집중해서 읽어야 할 것 같다는 생각도 들어서, 쓰는 사람 입장에서는 좋은 것 같기도 하고… 그냥 자려다가 이렇게 편지를 쓰는 이유는, 특별한 것은 없고, 단지, 연애편지를 한 번 써보고 싶어서입니다. 연우씨를 만나고부터, 평소 의식적으로 멀리했던 감상적인 마음들이, 그런 기분들이 다시 살아나는 것 같습니다. 그래서, 이런 것들이, 유치해 보이고, 좀 부끄러울텐데도, 이렇게 하게 되네요. 연애편지라니… 알 것 다 알고, 연애라는 것도 나름 해볼 만큼 해본 스물아홉살 남자가 순진한 척, 순수한 척 이렇게 편지를 쓰는 것같이 느껴져 좀 그렇지만, 뭐, 그렇게 따지고 보면, 중학생의 순진무구한 얼굴을 하고 웃는 연우씨도 실은, 주연우인지 주여우인지 알 수 없는 스물아홉의, 저와 같은 '서른 즈음에' 있는 사람이니까. 글을 쓰고, 생각하고, 또 글을 쓰고, 제 방 창가에서 담배를 한 대 피우고, 또 글을 쓰고, 그러는 가운데 어느새 시간이 정확하게 한 시간이 지났네요. 두 장을 가득 채우고 싶었는데 자야 할 시간이 됐어요. 잠이 오는 것은 아니지만, 어떻게든 잠은 자야 해서… 누웠을 때, 연우씨처럼 빨리 잠드는 능력이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하지만, 그렇게 많이 자는 것은 안 부러워요) 오늘 집에 들어오니, 어머니는 잠깐 집에 오셨다가 다시 거제도로 떠나셨더군요. 이럴 줄 알았으면 연우씨와 연우씨 집 앞 작은 술집에서 술이라도 한 잔 할 것을… 하는 생각을 해봅니다. 하지만, 시간은 많으니까, 우리 나중에 단둘이 술도 한 잔 해요. 안주는, 저는 가릴 것 없으니, 싸고 맛있고 연우씨 좋아하는 걸로. 몸에도 좋고 살도 안찌는 거면 더 좋겠네요. 저는 이제 자러 갑니다. 이 편지를, 쓰긴 썼지만, 내일 전해줄 수 있을지는 모르겠습니다. 지난번 편지에서도 그랬지만, 편지를 쓰고나면 끝에 가서 꼭, 전해줄까 말까를 고민하게 되거든요. 특히나 기분이나 감정에 젖어쓴 것이라면 더더욱 그렇고요. 전해줄 수 있도록 노력해볼게요. 그럼 이만 줄입니다. (결국 두 장을 거의 채우게 되네요) 잘자요. 4시쯤이면 저도 잠들었을테니, 그때 시간되면 제 꿈에 잠시 놀러오세요. (이 유치하고 재미 없는 문장 때문에, 내일 이 편지를 전할지에 대해 심각하게 고민할 듯합니다)    
2010년 5월 19일 수요일 (발명의 날) 연필, 샤프로 쓰지 않은 것을 크게 후회하면서, 영화.       사랑받고 있다는 것, 정말이지 행복한 일이에요. 새삼스레 다시금 깨닫고 있습니다. 지금 저는 사랑 한 가운데 서 있는 느낌입니다. 언제나, 언제나 이랬으면 좋겠어요.      

 

    그와 저는 편지를 종종 주고받는데요. 가장 감동적이었던 재작년 제 생일에 받은 편지 내용도 올릴게요.^^ 그가 전해준 생일선물과 편지를 받고 한참동안 평펑 울었습니다.ㅎㅎㅎ      

소중한 사람, 연우에게.

 

선물을 어떤 것으로 할까 고민 끝에,

결국 이상한 선물을 주는 것이 아닌지 걱정이 앞선다.

너는, 나 자체가 선물이라는, 너무도 고마운,

감동스러운 말을 했지만, 너의 마음과 함께,

다른 많은 것을 받은 나로서는, 뭔가 좋은 것을 주고 싶은 마음에,

니가 태어난 이런 감격적인 날을 기념하기 위해서,

조금 우스꽝스럽게 느껴지기도 할 법한, 작은 선물을 준비했어.

하지만,

보이는 것과는 다르게,

어떤 선물을 주어야 할지,

그리고 결정을 한 뒤에도, 이것을 주어야 할지,

많은 고민을 했음을 알아줘.

 

어떤 연원에서인지는 모르겠지만,

놀랍게도, 또 유일하게 내 몸에서 '사랑'이라는 이름을 갖고 있는

물건이야. 신체의 일부였지만, 이제는 분리가 되어 '물건'이라고

하는 게 맞는데도,

조금 이상하지?

이 사랑니가 온전히 내 안에서 자라서,

이렇게 (어디까지나 나름대로) 희고 예쁘게 나왔는데,

나는 너무나 신기하고, 한편으로는 의미가 있다 느껴서,

나름 의미들을 부여한 끝에,

지금은 내가 소중히 여기는 물건이 되었어.

 

예전의 사랑니는, 그로 인해 많이 아프고 힘들어서

결국 어쩔 수 없이 뽑았는데, 온전히 뽑아낼 수가 없어서,

안에 있는 대로 부숴서, 그 조각을 하나 하나 들어냈었어.

게다가 뽑아낸 뒤에도 피가 많이 났고,

상처는 오래도록 아물지 않는데다가,

그 빈자리에 새 살이 돋기까지 많은 시간이 걸렸다.

(어디까지나 사랑니에 대한 이야기일 뿐이지만)

 

그런데 이번 사랑니는, 고통없이 온전히 자라서,

이런 모양으로 잘 나왔네.

그게, 지난 3월이었어.

어쩌면 공교롭게도, 니가 내 눈에 들어오고,

마음에 들어온 때와 비슷한 시기가 아니었나 싶다.

난, 이걸 보면서, 이제는  내가 온전한 사랑을 키울 수 있는

자격이 된 건가… 하고 생각했었어.

그리고, 너를 만나고, 지금까지 오게 되었지.

 

내게는 어떤 상징 같은 물건이야.

간직한지는 얼마 되지 않았지만,

어느새 나의 가장 소중한 것 중 하나가 되어있더라.

 

그리고 너는, 시간은 많이 지나지 않았지만

어느새 내 가장 소중한 사람이 되어있고.

 

이 사랑니가,

내가 사랑을 할 수 있는 자격이 되었다는 것을 뜻하는지,

니가 내 소중한 사람이 될 것이라는 것을 말해줬던 것인지,

아니면 단순히 나의 혈기왕성한 생리현상에 불과한 것인지는,

내가 생각하기 나름이지만,

너는 단순한 물건에, 그냥 이름이 '사랑니'일 뿐인 이상한 물건

이라 생각하지 말고, 의미 있게 받아줬으면 좋겠어.

이렇게 너에게 선물로 주는 것이지만,

내가 내 몸 안에서 스스로 온전히 키워낸 것,

마치 내 마음처럼, 너한테 준 내 마음처럼,

내가 맡겨둔 것이라고 생각하고 잘 간직해주길 바란다.

너무 소중하다고 꼭꼭 숨겨뒀다가 잃어버리지 말고,

가벼이 여기고 쉽게 다루다가 깨뜨리지도 말고,

잘 부탁해.

 

생일이라는 것. 니가 세상에 태어났다는 것. 니가 28년동안

훌륭하게, 무사히 자라줬다는 것. 정말 큰 의미가 있구나.

정말 축하해. 그리고 고마워.

모든 것이, 정말로, 다행이다. 니가 내 앞에 나타난 것까지 모두.

그리고, 앞으로도, 이런 마음 변하지 않도록,

슬픈 일, 힘든 일 따위는 일어나지 않도록,

우리 모두에게 소중한 행복이 계속될 수 있기를,

간절한 마음으로 바란다.

연우야! 생일 축하해.

 

사랑한다.

 

                                                           2010년 6월 18일.

너의 생일에, 영화.

 

 

경상도 남자, 특히 부산사나이들이 무뚝뚝하다는 소리를 풍문으로 많이 들어왔던 터라..

스무살까지 부산토박이로 자라온 제 남자친구도 무뚝뚝한 면이 있지 않을까 했거든요.

근데 누구보다 상냥하고 다감해서, 그의 다정한 배려가 늘 고마워요.

 

 

 

아! 이제 최근 문자메시지 몇 개 공개할게요. 저에게만 감동이었는지 모르지만,

언제까지고 기억하고 싶어서(자랑도 무진장 하고 싶었구요) 기록해두겠습니다.

 

 

 

1

2

3

같은 거, 잘 못하겠어서 그냥 올립니다. 흐, 쑥스럽네요.

 

 

 

 

 

 

 

 

 

 

 

 

 

엉성하게 시작해서 역시나 허술한 마무리를 하게 되네요.^^;

모두, 좋은 모습으로 사랑하고 행복하게 지내시길 바랄게요.

 

두서없이 길고 부족한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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