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톡커여러분. 심히 답답하고, 억울한 마음에 여러분의 의견을 듣고자 글을 씁니다.
현재 여자친구와 4년가까이 교제중에 있습니다. 그동안 만나오면서 흔한 연인들처럼 지내오며, 다투기도 하고 알콩달콩했지요. 연인으로서 상대에게 제가 1순위가 되고픈 마음이 드는건 자연스러운 것이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절대적 1순위라는 것은 없겠지만, 보편 타당한 상황과 환경에서는 그러한 관계이고 싶은게 제 마음입니다.
전 평일엔 일을 하고, 여자친구는 대학원을 다녔었습니다. 그 중 작년 쯤이었을텐데, 이 친구가 영어학원을 다니게 되서 학교를 휴학하고 학원에 매진하는 시기였지요. 전 야간에 일을 하고, 낮에는 작은 자영업을 준비하는지라, 낮시간에는 비교적 유동적으로 시간을 활용할 수 있었기에, 낮에 둘이 시간될 때 짤막히 만나곤 했습니다. 그리고는 주로 주말에(금,토)에 만나 데이트를 하는 패턴이었구요.
유학이 목적인 영어공부, 토플 아시죠? 물론 공부에 쉬운게 어디있겠습니까만은, 처음엔 학원생으로 다니다가 조교를 하면서 학원을 다니겠다는 소식에, 내심 아쉬운 마음이 들었습니다. 조교생활을 하게되면 가끔이나마 시간될 때 낮에 만나던 기회를 갖을 수 없다는 생각에서 였습니다. 하지만 어찌하겠습니까. 필요한 공부에 더 매진하고 더 열심히 하겠다는 것을. 아쉬운 마음 서로 얘기하며 서로의 마음 다독여주고, 각자의 할일에 열심히하며, 주말엔 주말나름의 데이트를 하곤 했습니다. 이 당시의 조교생활이 지속될 수록 점점 줄어드는 연락과, 만남의 횟수, 학원사람들과의 식사다 뭐다 하면서 놀 거리들은 다 챙기지만, 정작 저와의 만남은 늦어지고, 줄어들고.
점점 이런 패턴에 소외감을 느끼게 되어, 위에서 말한 보편 타당한 상황과 환경에서의 첫순위가 아닌 점점 밀려나간다는 느낌에 상실감을 많이 갖게 되었었습니다. 그 후, 큰 다툼과 상처로 지내오다 여자친구의 다짐과 약속으로 서로 의기투합하여 서로를 위하는 마음으로 지냈습니다. 다행히 그리 긴 시간이 지나지 않아 학원과정을 마감하고, 다시금 예전과 같이 별탈없이, 때로는 티격태격, 때로는 닭살돋는 알콩달콩 커플같이 지내왔습니다.
헌데 문제는 최근입니다. 앞서 언급한 학원을 다니던 시기에, 큰 심적 부담으로 종교를 갖게 되었고, 교회에 관심을 갖게 되었습니다. 주말(금,토)에 주로 만나 데이트를 하면서(데이트를 하더라도, 각자 할일-저한텐 일이고, 여자친구는 과제나 공부할 거리들-이 있을 때도 만나서 각자 할일을 했습니다.) 일요일에도 시간괜찮거나 하면 아주 가끔 만나서 점심정도 간단히 같이하는 그런 시간도 갖곤 했습니다.
처음엔 교회를 다니면서 오전에(교회에서의 명칭을 잘 모르지만, 오전에 하는 예배)다녀오고는 끝이었지만, 이게 점점 늘어나더군요. 일요일 오전에서 오후, 저녁, 결국엔 일요일 하루 전체를 교회에서 지내는 것이 당연하게 되었습니다. 어쩌겠습니까, 본인이 좋아서 하고 싶다는걸. 다음날 월요일은 출근도 있고 하니, 그래 하고 싶은 거 하고 우린 그럼 주말(금,토)에 만나는 걸로 하면되니.. 하는 생각에 편하게 해줬습니다. 일요일 아침에 늦잠을 자면 전화로 깨워서 교회 늦겠다~ 어서 가야지~ 점심때 쯤에 전화통화로 오늘은 교회에서 이랬다 저랬다 하는 얘기도 들어주고, 저녁에 다녀오면 수고했다~ 집에서 편히 푹쉬렴~ 이런 말들로, 저는 제가 여자친구를 편히 해주도록 노력한다고 했습니다.
그런데 교회라는 곳의 행사는 참 많더군요. 이제는 평일에도, 저희가 만나던 금요일이나 토요일에도 가끔씩 교회에 가야한다 뭐 이런 이유로 다투는 일이 점점 많아 졌습니다. 저는 이런 상황들이 예전 여자친구가 학원을 다닐때와 비슷하게 느껴지더군요. 또 소외감 이라는 낱말이 슬금슬금 떠오르는......
가장 큰 문제는 해외선교입니다. 제 기억엔 아마 올해 초쯤에 얘기를 하더군요. 8월에 교회에서 해외선교를 가는데 자기는 꼭 가고 싶다고... 태국에 일주일 선교활동이 있다고 합니다. 사실 싫습니다. 반대로, 제가 제친구들(남자+여자)과 같이 일주일동안 외국으로는 아니더라도, 국내 어디에 놀러간다고 하면 여자친구가 허락할까요? 직접 물어보니 안된답니다. '넌 되고 난 왜 안돼?' 라고 물으면 대답이 없습니다. 어쨋든 한참 후에 있을 일이고 하니, 마음이 바뀔지도 모르고해서 별얘기 없이 지내왔습니다.
여자친구가 학원때문에 학교를 휴학하고 있었다가 복학해서는 대학원과정을 모두 마쳤습니다. 사실 취업준비기간이라고 봐야겠죠 이제는. 몇몇 일자리 제의가 있었지만 모두 거절했습니다. 해외선교때문에요. 사실 이해는 잘 가지 않습니다만, 이친구가 구체적으로 뭘하고 싶어하고 뭘잘하는지에 대하 자기확신이 없다보니 그부분에 대해서 컴플렉스를 꽤 심각히 갖고 있습니다. 그래서 아직은 뭘해야하는지는 모르겠지만, 지금은 선교활동을 하는게 맞는거 같다면서 약 한달가량을 월~일(쉬는날이 없지요.) 모두 교회에 나가면서 선교준비하고, 시간을 보내더군요. 이렇게까지 하고 싶다는데, 제가 막지 말아야겠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래, 그렇게 하고 싶은데, 내가 허락하지 않는다고해서 마음이 변하진 않을테니, 대신 몸조심히 다녀와라. 내가 싫어하고 그런거 조금도 신경쓰지말고, 잘다녀와라.'
마음편히 다녀오라고 해줬습니다. 이게 잘못이었는지, 주말에 만나던 것조차도 이젠 힘들더군요. 한번은 금요일에 못만나(딱 잘라 이렇게 얘기하더군요.)라길래, 집에 일이 있나보다(집안 어른이 몸이 편찮으셔서 간병할 사람이 가끔 필요하곤 합니다)라고 생각했지만, 몇일 후에 다시 물어보니 선교준비해야한다고 하길래 크게 다퉜습니다. 일요일은 물론 평일 내내 교회에 아침부터 저녁까지 있는것도 모자라서, 이젠 우리 만나는것도 내가 눈치봐야하는 생각에 억울함이 밀려옵니다. 이럴거였으면 맘 편히 허락하지 말걸.
제가 강경히 반대하니, 여자친구가 교회에 일정을 조정하더니, 금요일에 만날 수 있겠답니다. 만나기 전까지 당연히 전 기분 안좋았습니다. 만나서 얘기를 하며 풀었고, 저녁먹고 집에 보내려는데...... 제 뒤통수 때립니다. '오빠 내일(토) 나 교회가야해' 이게 뭡니까 여러분? 일주일에 금토 만나는데, 실상 금요일은 일마치고 오후에 만나 간단히 저녁먹고 헤어지는 정도인데, 그것도 같은 이유로 싸워서 만나서 이차저차 풀고는 헤어질무렵에 같은 이유로 내일 못만난다고 쉽게 얘기하는게......... 정말 이해가 가지 않습니다.
결국 더 크게 싸웠고 연락 거의 하지 않습니다. 이게 2주전 주말일인데, 결국 지난주 목요일에 태국갔습니다. 주말에 싸워서 못만나면 평일에 어떻게라도 시간내서 풀자던 사람이, 이젠 풀생각도 없는지 그냥 태국에 가버렸습니다. 더 화가납니다.
제가 교회라서 싫어하는건 아닙니다. 단지, 이 친구가 무언가 할때마다 꼭 이렇게 사람 소외감 느끼게 만들고, 일벌리고는 책임지고, 수습하는 모습을 보이지 않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이 친구가 무언갈 새로 시작한다고 하면 덜컥 걱정부터 앞섭니다. 이런 전례가 있으니까요. 하물며, 떠나는 당일날 새벽에 전 오히려 문자하나 남깁니다. '몸조심히 잘다녀와라'. 최소한의 예의니까요. 근데 전 왜 항상 이렇게 양보하고 예의를 지키며 대하는데, 저에게 돌아오는건 이런 소외감뿐일까요?
답답한 마음에 몇자 적어보겠다는게 많이 길어졌습니다.
여러분께서 이러한 상황에 처하시면 어떤 생각이 드시겠습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