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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무 고마운 예랑의 말 한 마디

눈팅족 |2012.09.02 13:12
조회 3,194 |추천 4

안녕하세요. 저에게는 결혼을 전제로 5년째 만나고 있는 남자친구가 있습니다.

긴 시간동안 연애를 하면서 남자친구는 엄마를 몇번인가 만나서 식사도 같이 했어요.

어머니께서는 남자친구를 마음에 많이 들어하십니다.

(특히 작년 겨울에 엄마랑 동생한테 똥...가방 한번 돌렸을 때 점수를 톡톡히 딴 것 같아요;;)  

 

이런 말 하긴 부끄럽지만 저와 제 동생은 인생 대부분을 아버지 없이 자랐습니다.

있긴 한데 만난지는 오래됐습니다.

그냥 제 인생에는 없는 사람이나 마찬가지랄까...

아버지가 저 유치원 때 외도를...하셔서 어머니와 대판 싸우신 후에 두분이 이혼하시고 우리 자매는 어머니 밑에서 쭉 자랐어요.

 

그렇기도 하고 저는 학교 졸업 후에 작년까지 일정한 직장이 없이 시간제 일을 했기 때문에

뭐랄까...군대에서 장교로 있으면서(지금은 제대했지만요) 돈도 많이 모아놓고 지금도 안정적인 직장 잡아서 일 잘하고 있는 남자친구에게 열등감;; 아니, 자괴감 같은 걸 좀 느끼고 있었습니다.

그래서 남자친구가 '우리 집 한번 와서 인사도 드리고 해야지' 라는 말을 하면

자신감이 없어 계속 회피를 했구요.

 

남자친구도 중학교 때 아버지를 잃고

(IMF 때 직장에서 정리해고 안 당하려고 무리하게 일하시다가 과로사로 돌아가셨다고 합니다;;)

그 이후로 어머니와 둘이 쭉 살았는데

어머니가 좀 여장부라고 해야하나...그래도 자영업 하시는 게 잘 돼서

그렇게 부족하지는 않은 삶을 살아왔다고 합니다.

 

저도 다행히 얼마 전에 직장을 구해 회사를 다니게 됐고

'정규직이 되면 어머니께 한번 인사를 드려야지' 라는 마음을 결국 실천에 옮기게 되었습니다.

다음 주 토요일에 한번 뵐 생각인데

사실 어머니께서 저를 탐탁치 않게 보실까봐 여전히 두렵습니다.

워낙 시어머니 때문에 마음 고생하는 이야기들이 많이 들려오기도 하고...

제가 그렇게 겁을 먹고 있고 있으니까

남자친구가 그렇게 말을 해주더라구요.

 

'결혼하면 식구가 된다고 하지만 어차피 우리 어머니랑 너는(남친이 좀 무뚝뚝해서 애칭 같은 게 없어요. 그냥 '너'라고 부릅니다 ㅋㅋ;;)  피 한방울 섞이지 않았다. 삼십년 가까운 세월동안 생판 남으로 살았던 사이다. 그렇게 어머니 눈치 보면서 비위 맞추려고 아등바등할 필요없다. 앞으로 둘이 살면서 어지간한 일은 내가 다 막아주겠다'

 

뭐랄까...그 말을 듣는 순간 굉장히 든든하고 안도가 됐습니다.

남자친구가 집안에서 외아들이라는 입장도 있고

또 남자들은 결혼하면 유독 효자가 된다는 소리도 있어서

실제로 어떻게 될지는 모르겠지만 그래도 마음만이라도 고맙다고 해야 할까요.

 

둘다 표현이 서투른 편이라 직접 말하기는 쑥쓰럽고

이렇게 인터넷을 빌려서라도 다시 한번 고맙다는 말을 하고 싶어서 글 남깁니다.

두서없는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__)

추천수4
반대수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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