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저는 20대초반 여대생 입니다.
저희집 가정사, 정확하게는 엄마를 살리고싶어서 이렇게 톡커님들의 조언을 구합니다.
아직도 10분째 제목을 뭐라해야할지, 할말이 너무 많아 제목은 비어있네요.
굉장히 복합적인 문제라 글이 길어질것 같네요. 부디 읽고 위로와 조언 좀 해주세요.
일단 문제는 굉장히 복잡합니다. 하지만 원인은 명확하죠.
아버지, 어머니, 20대초반의 글쓴이, 중학교끝자락의 남동생
이렇게가 저희가족 구성원입니다.
사는게 너무 괴롭습니다. 아마 철부지 동생을 제외하곤 가족구성원 3명 모두 같은 생각이겠지요.
아니 엄마와 저 둘 뿐일지도 모르겠습니다.
저희집은 가난합니다. 정확하게는 속 빈 강정이지요.
남들이 보기에, 육안으로는 전혀 경제적 어려움없는 집이지요.
엄마소유의 집에 4명이 살기에 넉넉한 평수 ..그냥 집도 예쁘고.. 오래된 골동품에..(엄마가 워낙 센스가 있으셔요) 사람들이 저희집 오면 무슨 잡지에 나오는 집같다는 표현을 쓰네요.
하지만 실상은 빚더미에 앉은, 이제는 막을힘도 버틸힘도 없는 내집이 아닌 내집에 살고있네요.
이야기가 계속 길어지네요.
전 어렸을적 외가댁에서 자랐어요. 할아버지 할머니 사랑을 많이 받고자라 외가댁에 애틋한것도 있어요.
부모님이 주말부부를 하시다 동생이 태어나면서 자연스레 네가족이 함께살게 되었죠.
작은 주택에서, 작은 빌라로, 작은 아파트로, 그리고 조금 넓은 아파트로
어렸을때부터 이사를 정말 많이 다닌 기억이나요. 그때는 책에서 배운대로 저와 동생이 커가면서
그에맞는 집을 찾아 이사가는거라 생각했는데, 머리가 커가면서 그게 아닌걸 알겠더라구요.
서로 좋은 배우자는 못될지언정 좋은 부모는 맞기에 저와 동생은 웃음많게 커왔네요.
그치만 두 분은 자주 다투셨어요. 어린 기억에도 일부분 싸우는 장면이 남아이씩도 하구요.
듣기싫어도 들리고, 몰래 듣기도 하고.. 싸움의 원인은 돈이였네요.
엄만 공무원 생활하시면서 그 돈으로 이사도 가고 내 집마련의 꿈도 꾸고 하셨는데 ...
이제는 아빠때문에 엄마에게서 빛이라는 존재 자체가 없어지셨네요.
엄마는 동생이 태어나면서 가정주부로 돌아가셨구요. 주부의 책임을 다하셨습니다.
이야기가 자꾸 길어져 원인부터 말씀드릴게요.
빚의 원인은 아버지의 도박입니다.
언제부터, 어디서부터 손을 대셨는지는 모릅니다. 그냥 어느순간 자는척하고 듣고, 통화내용 듣고
하니까 알겠더라구요.
아빠는 그렇게 숨겨오시다 혼자서는 감당할 수 없을만큼의 상황이 되니까 수면위로 떠올라
엄마가 알게 되셨구요. 처음에는 그 많은 빚이 왜 생겨났는지도 몰랐답니다, 엄마도.
그게 아마 제가 초등학교때부터 시작해서 지금까지..
이제 2년정도에 한번 씩 빵빵 터집니다. 이제 좀 한숨 돌리면 터지고, 터지고, 터지고..
그런데 미치겠는건 아빠가 말씀을 안하세요. 뭔가 이야기가 오고가야 집에 있는 저희도 방어를 할것아닙니까.. 말그대로 집에 있는 엄마는 마른하늘의 날벼락 떨어진 꼴이죠..
그렇게 싸우고, 울고 하다 여기까지 왔네요. 집을 팔고 했어야하는데..지금은 그 집에 저희 가족이 살고 있습니다. 전에 살던 전세집에서 일이터져 어쩔 수 없이 전전에 살던 이집으로 들어오게 되었네요.
2년에 한 번 씩 터지는 급한불에 엄마는 외가 식구들에게 발품팔아가며 급하게 돈을 빌려 한 숨 돌렸네요.
외가식구들에게 빌린 돈은 지금은 다 갚았다고 들었어요.
엄마가 또 불쌍한게, 이런 일이 터지면..원인은 아빠인데 친가식구들이 너무 못됬다는 겁니다.
시댁식구들을 탓한다는게 아니라. 휴...
친가는 차로 1시간정도 거리에 있습니다. 며느리 엄마 한 분 이구요.
엄마가 고향에서 상경한 순간 친정에 가본 기억이 없습니다. 큰 명절때마다 친할머니/할아버지댁에가서
차례상을 준비합니다. 먹지도 않는거까지 다 합니다. 엄마가요. 더 짜증나는거는 할머니 거들지도 않으시면서 아~주 느긋하다는겁니다. 장 절대 미리 보는법 없습니다. 하루전날 우리식구가가면 밥먹고
그때부터 장봅니다. 떡이며 만두며 꼭 직접 만들겠다하시고. 일 크게 만드십니다.
더마음에 안드는건 대체 왜 시집 다 간 고모들이 전날 저녁먹으러 오는지 이해가 안갑니다.
아 예 물론, 딸이 친정오는 맘이야 이해합니다. 근데 정말 식사해결하로 오는걸로 밖에 안보입니다.
고모들 뭐 먹고 손하나 까딱안합니다. 애들은 어리지 울고 불고 짜고 ...
엄마는 그럼 차례음식만들다가 식사준비합니다. 설겆이 하고 다시 음식준비합니다.
이게 뭡니까? 아빠요? 입 꾹다물고 관심 없습니다. 그렇게 명절휴가 다 친가에서 보내왔습니다.
그렇게 필요할땐 우리엄마 간이며 쓸개며 다 빼먹고서는 이런일 터져서 울면서
좀 도와주세요라고 하면..
'이혼해, 이혼해'
고모는 '우리엄마아빠가 뭘 잘못했는데요?'
그러고는 일이 잠잠해질때까지 연락한통 없습니다.
네, 잘못한거 없습니다. 저도 압니다. 근데 말 한마디로 천냥빚도 갚는다는데,
자기 아들인데, 엄마 부주의도 아닌데.. 따뜻한 말 한마디 못해줍니까?
그러고나서 집안 행사(그나마 넓은 저희집이 필요할때^^) 명절때가 다가오면 한 일주일전에 연락옵니다.
정말 10년이 넘는 시간동안 변함없습니다.
"얘, 별 일 없지?"
몰라묻습니까? 정녕 별 일 없었겠습니까? 정말 속 뒤집어 집니다. 저 말 한마디면 그냥 어물쩡
없었던 일 되는겁니다. 그렇게 또 십년이 넘었네요.
아, 친가댁에서도 돈 빌려주시긴했습니다. 할머니할아버지가 500만원 빌려주시고
또 언제인지 둘째고모가 100만원 빌려주셨습니다. 다 갚았구요.(무조건 내돈부터갚으란 할머니 성화에 바로 갚았네요.)
이런일이 터질때마다 정말 가슴이 조마조마합니다.
중학생때 사니마니 하다가 엄마가 너무 속상하셔서 할머니할아버지꼐 전화해
'못살겠습니다.'란말에
할아버지 '못배워먹은 X, 내가 니엄마한테 전화하겠다'라고 아주 소리소리지르지더라구요.
누가 못배워먹었는지, 사돈한테 저런 말 할 수 있나요? 그 때 상황이 심각해 잠도 안자고
전화통화하는 엄마옆에 있었는데 정말 어린나이에 충격많이 받았습니다.
그때부터였던것같아요. 뭔가 촉이 안좋으면 잠도 안자고 몰래 엿듣고 이리저리 뒤지고. 그래서 나혼자 알게되고 ... 엄마아빠 모르셨겠지만 서로 몸싸움 아웅다웅하다가 엄마 맞은것도 알고 있구요.
엄마도 때리고 옷찢은것도 알고있습니다.
머리좀 크니까 정말 엄마를 위해서 부모님 이혼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습니다.
엄마가 너무 불쌍했구요. 부당한 상황에 우릴위해 버티는 엄마가 너무 안타까웠습니다.
일은 저번주 일요일에 터졌네요.
독서실에서 공부를 하고 난 뒤 집에 들어왔는데 두 분다 급하게 방으로 들어가시더라구요.
동생은 없었구요. 집은 식빵이 터지고 던져지고 난리통이였네요.
아빠는 상체가 손톱자국이고 얼굴도 세군데 정도 긁히시고,..
엄마도 손톱이 부러져있고 멍도 들어있고..
치우는데 서글프고 화도나고 ..
두분이서 방에서도 말다툼하시다가 아빠가 거실로 나오면서 '야 꺼져꺼져'하는데 눈 돌아갔네요.
들고있던 청소도구 패대기를 쳤습니다. 아빠 뭐하는 짓이냐며 저한테 오시고.
소리소리를 질렀네요. 엄마가 뭘 그렇게 잘못했냐고. 시댁에 못한게 뭐가있냐고.
아빠 기가 찬 표정으로 안방 들어가시고.
저는 미친년마냥 소리지르며 떠들어댔습니다.
이럴거면 헤어지라고.이게 뭐하는거냐고. 사는게 이렇게 힘들면 차라리 밑바닦부터 기자고. 이집팔고
빚 청산하고 힘들어도 빚없이 차근차근 살자고. 쌓여왔던말 다했네요.
그동안 몰래 듣고 알아보고 한거. 어릴적부터 내가 느꼈던 감정.
차라리 내가 태어나지 않았다면 두 사람다 새롭게 시작할 수 있었을텐데.,.
5년만 더 젊었을때 갈라섰어도 이렇게 안되었을텐데 ..
동생이 나같이 될까봐 무섭다고.
부모님 가슴에 대못을 밖았네요. 아빠도 말씀하시더라구요. 이젠 버티는거라구..
그말듣는데 안울줄 알았는데, 되게 슬프더라구요.
일단 두분이서 말이 안통합니다.
솔직한 심정으론 아빠가 정신이 이상한가?까지 생각됩니다.
근본적인 원인이 뭐인지 잊은것같아요.
엄마가 원하는건 왜 말을 안하냐. 당신이 모르는 그걸 내가 알아야 될 것 아니냐. 당신의 잘못으로 인해 일이 이렇게 된걸 모르냐. 시댁식구들도 너무 싫다.
아빠는 시댁식구들 욕하지말라. 이렇게 된게 우리 다 잘되자고 그런거다. 왜 노력하는 내모습은 안보냐.
말 험하게 하지마라.욕하지마라.
엄마는 저렇게 아빠는 이렇게 서로 할 말만 합니다. 듣는데 기가차더군요. 또 말했습니다. 둘이 말안통한다고...
이젠 밑바닦까지 와있는 상태입니다. 대화로 풀고 다시 웃으면서 살기엔 두 사람 다 상처가 너무 큽니다.
어느 선택을 하던 가장 불쌍한건 엄마입니다. 엄만 이제 너무 약해져버렸습니다. 엄만 세상에 대해 아무것도 모르는 바보가 되어버렸습니다. 그런걸 생각하면 평생 엄마데리구 살라고 이혼 내가 안시킨다고 하고싶은데... 또 그렇지도 않네요.
겉으로 보이는게 다인 어렸을 땐 표현도 직설적이고 걸걸한 엄마가 나빠보이고 우리앞에선 아무말 없는 아빠가 뭔 죄인가..했는데 ... 참... 보이는게 다가 아닌데 ...
동생도 어렸을 때의 저처럼 같은 생각이더라구요... 전 니가 뭘아냐고 이야기 돌리고 하는데..
심정은 죽어도 그만 살아도 그만입니다...
이 글을 올리고나면 어떠한 말들이 올라올지 모르는건 아닙니다. 근데 그 어느 누구하나 말할 곳도 없고..
빛이 없네요..
그래도 저랑동생 보살피겠다고 아둥바둥 밤에 어려운일까지 하시면서 버티시는거보면 눈물도 나는데..
밉기도하고 ... 좋은 아버지이지만 ..
이제는 엄마를 지키고싶네요.
이제 명절이 다가오네요.
할머니 할아버지 생각만해도.. 끔찍하네요.
엄마를 위해 미친년처럼 지랄해야할지,
엄마를 위해 참아야할지.
이번에 터뜨리면 두번 째네요. 엄마 이제 친정좀 가게 해달라고 설날에 울면서 말했거든요.
할머니 언짢아 하시지만..^^...
좋은내용도 아닌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