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 이남자 꽤 오랜세월 만났지만 참 남자란 동물이 그런건지 이남자가 이상한건지
때론 정말 너무 이해가 안될때가 있어요.
남친은 저희집이랑 엎어지면 코닿을곳에 살아요. 집은 지방인데 학생때 상경한뒤로 쭉
서울에서 살고 있고 어쩌다보니 제가 부모님과 사는 저희집이랑 가까운곳에 방을 얻게 되었어요
직장도 근처고 저도 보기 편하고 해서 그런건데... 어쨌든 그러다보니 명절같은데 보통은
근처 큰집만 다녀오는 남친은 반나절 큰집가서 부모님 뵙고 용돈이랑 선물 드리고 바로 방에와서
혼자 연휴를 보냅니다. 그런데 연휴동안은 어차피 동네 음식점도 대부분 문을 닫고 저의 경운
집에서 음식하고 심부름하고 정말 너무 바쁜지라 .. 게다가 제가 남자친구 있는줄 모르셔서
(아빠만 모르시고 엄만 아세요) 아주 잠깐 틈을 내서만 볼수 있어요
그래서 저는 틈나면 음식 싸가지고 들리겠다고 그렇게 말만하고 혼자 잘 지내겠지 생각하며
바쁘게 추석전날과 추석을 보내고 겨우 점심때를 좀 지난 2시경에 들릴수 있었습니다
아침부터 내내 일한데다 저희집은 음식을 가족이 먹을이상은 하는 편이 아니라
(많이 하긴하는데 워낙 대식가들이라 남지는 않아요) 간단하게 먹을 전이나 산적몇개
송편약간을 싸갔는데 (떡은 저희도 다 사먹어요 ㅠ) 가보니 티비보다가 잠들어 있었어요
인스턴트 덮밥먹은 흔적도 있고 과자부스러기 먹고 그렇게 보냈나보드라구요
깨워서 일어나면 데워먹으라고 다시 집으로 가서 또 열심히 음식하고 일하고 ^^; 청소하고..
쓰러져 한숨 자고 오늘이 되어 생각해보니 아무래도 어제 본 모습이 마음에 걸리네요.. 햇반이며
과자부스러기... 엄마께 말씀드렸더니 오늘 맛있는거 많이 만드신다고 싸가지고 가라고 하시네요
기분이 좋아서 남친에게 전화해서 이따 먹을거 싸가겠다고 말한뒤에 또 하루죙일 음식했습니다 ^^;
갈비찜이며 스테이크에 완자에 소고기국에 어제 구운 송이버섯도 좀 넣어서 엄마랑 언니까지
합세해서 도시락을 싸서 남친 저녁먹는 시간 조금 지나서 (아빠 저녁차려드리느라 조금 늦었어요)
얼른 갔는데 저녁을 벌써 먹었다는거에요 -_-;; 제가 알거든요.. 저희남친.. 한번 저녁먹으면
저녁내내 간식 약간 먹음 먹었지 배불러서 암것도 못먹는 스탈이란거..
기분이 좀 상하더라구요. 분명 음식 싸간다고 했는데.. 그래서 불평을 좀했습니다.
음식 싸간다 했는데 좀 기다리지 왜 밥을 먹었냐고...
엄마가 오빠준다해서 정성껏 싸주신건데 ... 냉장고도 꽉 찼는데 이거 보관할데도 없어 어쩌냐고...
(당시 남친네 냉장고가 완전 포화상태였어요 -_-; 남친 어머님께서 뭔가 막 싸주셔서.)
그랬더니 막 다 먹을수 있다는거에요. 근데 뻔하거든요 . 한두번 본게 아니에요
먹는다 해놓고 다 남겨놓고 아침에 썩혀놓는거.
그래서 담날 먹지도 않고 다 썩혀둘거면 어떡하냐고.
그랬더니 또 혼자 열을 팍 받았나보네요. 씬나게 하던게임 끄더니 이불덮고 삐짐모드 발동시작..
뭐 자기딴엔 억울할만도 하긴 하겠다 싶었어요. 내가 언제 정확히 올지도 모르고 마냥
기다릴수는 없으니까 밥을 먹은건데, 상황이 이해가 아주 안가는건 아니었네요
하지만 저딴에는 또 속상하죠... 울집 먹을것도 별로 없는데 엄마가 애써 신경써 싸주신 음식인데..
적어도 기쁜 마음으로 음식싸줘서 고마워~ 와 잘먹을께 이렇게 말해주면 참 좋을텐데
첫마디가 나 밥먹었는데라니 ...
암튼 그래서 잘 얘기해서 풀려니까 또 삐쭉거리면서 하는 말이, 제가 어제도 음식 싸온다고 해서
밥안먹고 기다렸는데 너무 늦게와서 얼마나 배고프고 힘들었는줄 아냐고 하네요
저 어제도 싸왔다고 고맙다거나 잘먹겠다거나 그런말 한마디도 못들었어요. 물론 자느라 그랬겠지만
게다가 제가 노느라 못싸온것도 아니고. 먹을게 남아돌아서 걍 막 싸온것도 아니고
음식하느라 정신없는데 몰래몰래 눈치보며 싸오느라 시간도 못맞추고 양도 넉넉히 못싸간던데
우째 그것까지 매도를 딱 시켜버리니 진짜 기분이 확 나쁘대요...
이인간이 계속 말하길, 너는 자꾸 나만 죽일놈 만들고 다 내잘못으로만 돌리는데 그게 너무 기분이
나쁘답니다. 네, 저도 사람이니까 순간적으로 열받아서 그런말이 나와요.
그런데 남친은요? 남친도 더하면 더했지 덜하지는 않을겁니다. 매번 어떤 문제를 지적하면
무슨 요리조리 빠져나가려는 미꾸라지마냥 자신은 잘못이 없다는걸 증명하는데만 골몰하네요
제 기분, 왜 화가 났는지 그런 상황엔 전혀 관심도 없어요
애초에 제가 아무 관심도 애정도 없었다면 사먹든 말든 굶든 말든 신경도 안썼을텐데
차라리 남친은 그게 나은걸까요?
아님 마치 왕에게 상납하는 신하처럼 여기 대령했습니다 하고 군소리 하나없이 조아려야 한다는건가요
애정이 있어서 관심이 있어서 무리해서라도 뭔가 해주고 싶어서 정성을 들인거
그거는 왜 절대 죽어도 고려대상에 넣지 않는걸까요
왜 그런 상황이나 충돌이 일어난 팩트하나만 집중해서 난 잘못이 없어 고로 니가 예민하거나
니잘못이지.
이말만 자꾸 돌림노래마냥 반복하는걸까요...
그냥 자꾸만 이런 생각이 듭니다. 차라리 걍 안해주는게 나은걸까... 해주고 마음상할바엔
걍 안해주는게 나은걸까 하구요. 근데 솔직히 저 상황에서 남친이 무슨말을 했더라도
왠지 화가 났을거 같긴합니다. 제가 이상한걸까요..? 제가 남친에게 너무 뭔가 해주고 보상을
바라는것일까요. 큰걸 바라는건 아닌데 ㅜ 걍 맛있게 먹어주길 바랬을 뿐인데... 그냥 저 상황이
안좋았던것 뿐일까요. 남자친구 입장이 전혀 이해 안되는건 아닌데 왜이렇게 속상하고
그 말들이 참 정떨어지게 느껴지는지 모르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