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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일 후 102보충대 입영합니다. 썰이나 한 번 풀어보렵니다.

정훈영 |2012.10.04 23:25
조회 803 |추천 2

22살 조금은 늦은 나이로 입영합니다.

21살... 아니, 두어 달 전 까지만 해도 ‘군대 갔다 온 게 뭐 대수냐?’ 생각했었던 저였는데

이젠 대수가 맞다 생각이 듭니다.

이런 이유로 반말 까지 않고 존댓말 쓰겠습니다.


저는 신검에서 본태성고혈압인가 뭔가로 현역 3급 받았습니다.

3급을 받았을 때 생각은 ‘씨1발 3급까지 어차피 현역인 거, 1급하고 4급만 나누지’라는 생각에,

본태성고혈압을 발휘하여 열을 올렸습니다.

그렇게 입대 날짜는 제 생일인 10월 25일(2011년)이였지만,

어려운 집안 살림 군대 가기 전에 조금이나마 보탬 되자하는 30%의 이유와,

1년 만 버티면, 생계곤란 사유가 충족되어 면제 받을 가능성이 있단 기대감 30%와,

여자친구가 너무 보고 싶을 거야라는 30%의 이유와,

생일날 가니 왠지 억울하다라는 아주 개병1신같은 10%로의 이유로 1년을 연기 하였습니다.

연기를 한 뒤 한 달까지만 해도 저는 ‘準신의아들’이라는,

말도 안 되는 생각에 제 자신을 빨아댔습니다.

하지만 몇 달이 지난 뒤, 제 자신이 ‘眞병신’이라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내 속세 시간이 지나갈 때마다, 친구들의 군계급은 높아지겠구나!’

‘돈은 군대 다녀와서 벌어도 되잖아, 군필자라 일도 잘 구해질 거고’

‘어차피 가는 군대 여자 때문에 연기를 해? 그때 가면 또 어쩌려고?’

당연하디 당연한 생각에요.


하지만 저는 이왕 한 연기 후에, 집안 살림엔 보탬 하나 못하였습니다.

막연히 무언가가 두려워, 한 달, 두 달, 몇 주, 며칠 공장 일을 하다 그만두기를 반복했습니다.

일을 하느냐, 내 얼굴 쳐다보는 사람 하나 없을 거라 생각하고,

남는 건 몸 뿐이라 하는 일이 그리 힘든 것도 아닌데,

조심만 하면 다칠 일도 없을텐데 그냥 일을 하지 못했습니다.

그냥 세상에 나와 있다는 게 너무 무서웠습니다.

‘내가 이렇게 일을 해봤자 내 자신에게 뭐가 남는 게 있을까’라는 생각이 들었고,

‘직업에는 귀천이 없다지만 우리나라는 귀천을 따지는 나라지’라는 생각에 힘이 빠졌습니다.

얼굴이 기억나지도 않는, 어떤 사람이 한 말만 기억에 맴돌았습니다.

“고졸은 식량만 축내는 바퀴벌레”라는 말이요.

저는 어디서부터인지 모르게 대인기피증이 생겨났습니다.

몇 없는 친구들과도 연락을 끊었고,

사람들이 있는 곳에선, 모두 한심한 나를 쳐다볼까 고개를 들지 못했습니다.

더불어 제 장래희망인 ‘시나리오 작가’에 맞물려 집구석에만 처박혀 있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바깥에서 만나는 사람이라곤 유일하게 옆에 있던 여자친구였습니다.

하지만 약 두 달 전, 여자친구와도 헤어졌습니다.

살아생전 이별을 모두 슬픈 것이고, 여느 사람 이별 모두 슬픈 것이겠지만,

내가 가장 슬프다라는 생각에 잠겨, 사실 글을 쓰는 지금까지도 많이 힘이 들긴 듭니다.

자연스레 여자친구가 없으니, 만나는 사람도 없게 됐고 집안에만 있는 시간은 늘어났고,

공모전 날짜까지 놓쳐버린 시나리오만 붙잡으며, 지금까지 살고 있습니다.

제 얼굴을 보는 사람이라곤,

소주, 담배 사러 갈 때마다 마주치는 편의점 아줌마 하나뿐입니다.


저는 제 자신이 너무 한심스럽습니다.

저의 겉은 아토피에 피부가 성치 않고, 제 속은 우울함에 가득하고,

제 손은 결벽증으로 인해 하루에도 수백 번 물에 씻깁니다.

집안에만 처박혀 있으니 별의별 생각 다 떠오르는 탓에,

제 짧은 인생까지 자주 되돌아보게 됩니다.

그럴 때면 스타트가 잘못 됐단 생각에 화를 냅니다.

물건을 던지고, 벽을 치고, 되도 않는 자살하자라는 생각에

와이셔츠로 목을 졸랐다 풀고,

과도칼로 아토피에 뒤덮인 피부 위에 티 안나는 희미한 상처나 남깁니다.

못사는 우리 부모님을 볼 때마단, 이렇게 살 거면 왜 나를 낳았나라는 생각에,

내가 뭔가가 되길 바라지 않던 부모라는 생각에, 원망만 들어 화를 냅니다.

항상 텔레비전 다시보기로 예능프로그램들을 정주행하며,

웃기만 하려하지만, 그럴 때면 또 이런 내가 한심하단 생각에 또 화가 납니다.

이런 병1신 싸이코 같은 저는 정신병원도 들려보고 싶었지만,

의료보험까지 없는 마당에, 일을 하지 못한 탓에 돈이 없어 들리지 못했습니다.

하지만 소주 몇 병, 담배 몇 갑 아끼면 갈 수 있었을 테니 변명 밖에 되지 않겠죠.

그래서 막상 누굴 원망하지 못하겠습니다.

내 자신이 힘들다면서, 내 자신이 나서지 않기 때문이죠.

이젠 원망보단 제 옆에 있던, 있는 사람들이 이해가 가지 않을 뿐입니다.

힘들다 넌지시 표현을 하단 나였는데,

왜 나를 이해해주려 하지 않지, 왜 나를 위로해주지 않지라는 생각뿐이죠.


대한민국 남자라면 당연시 가게 되는 군대이지만,

저는 괜한 의미라도 붙여 갈 생각입니다.

가서 많은 생각을 하고, 스스로 가둬만 놨던 나를 끌어내주는 장소라고 생각하면서요.


이런 한탄 여기에 풀어봤자 남는 게 뭐 있을까 생각하지만,

내 한탄 들어줄 사람 없단 생각에 또 한탄이 생겨, 여기에 한탄 한 번 풀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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