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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ㅅ이라는 말


커뮤니티를 눈팅하고 있다보면, "시댁 가기 싫어 정상영업합니다"라는 유머가 섞인 가게 주인분의 안내에조차 "보ㅅ년들"이라는 댓글을 달렸을 것을 예상하게 됩니다. 물론, 그런 경우가 대부분이더라구요. 
보ㅅ이라는 단어가, 처음엔 "본인이 살 여력은 안되면서 명품이면 기절할듯이 좋아하는" 분들만을 일컫는 단어인 줄 알았습니다. 관계를 벼슬삼아 이용한다는 뜻이니까요. 하지만 이미 결혼하여 시댁이 있을거라 충분히 짐작가능한 저런 안내에조차 저런 댓글이 달리는 것을 보니 많은 생각을 하게 되네요.(시댁에서 며느리들만이 부려지고 있는 형태가 일부인지 대부분인지의 현실까지는 언급하지 않겠습니다)

보ㅅ이라는 단어의 주 타깃은 20~30대 여성들이 아닐까 라고 생각합니다. 또한 그 들의 부모는 40~60 세대이시겠죠. 이제서야 여성들이 사회에 주도적으로 진출하고 자리를 잡아가는 시대이고, 현 이삼십대의 어머님들은 경제력보다는 가사일에 집중하는 것이 미덕이고 남편이 가정의 경제을 책임지는 것이 당연하게 여겨지던 세대였다고 생각합니다. 그런 세대에서 당연히 가정 불화가 일어난다면, (상대적으로 육아에 더 많은 시간을 보내시는)어머님들은 그들의 딸들에게 "무조건 돈 많은 남자를 만나라. 그래야 여자가 편히 산다. 가정이 편하다"라고 의식적으로 무의식적으로 교육하게 된 가정들이 많지요. 또한 저출산세대이므로 "필요 이상으로" 귀하게 자란 세대라는 것도 한몫하겠지요. 
저 또한 이시대에 살아가는 이십대의 여성입니다. 보ㅅ이라는 단어를 보면, 기분이 나쁘기도 하지요. 절대 좋은 단어는 아니니까요. 하지만 보ㅅ이라는 단어에 부합하는 사람들보다는 아닌 사람들이 더 많은 것이 현실이라고 생각하며 그런 댓글 또한 나만 잘하면 된다는 생각으로 지나쳐 온 것이 사실입니다. 오늘은 그저 저 말에 대해 제 의견을 한번 내어놓고 싶은 마음이 들었네요.
대학에 들어오면서, 아르바이트를 많이 했었습니다. 한번은 물통에 든 수건물을 버려야 하기에 좀 무겁기는 했습니다만 못 들 정도는 아니어서 들어다가 버리고 새 물을 채워놓았는데, 매니저 오빠께서 그러시더라고요. "알바했던 여자애들 중에 그거 직접하는 여자애는 처음봤다". 좀 놀랐습니다. 제가 힘이 센 것인지는 모르겠지만 여자가 못 들 무게는 절대 아니었거든요. 조금 무겁고 험한 일만 있으면 주위에 남자에게 맡겨버리는 것이 일부가 아니라 어쩌면 과반수를 넘는 수일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더라구요. 

본인이 시급이건, 월급이건 페이를 받고 일하는 곳에서조차 자신의 일을 제대로 처리하지 않는다면, 연애에선 어떤가요? 시간을 조금만 들여 보ㅅ의 만행과 같은 글을 찾아본다면 여자친구가 생일 선물로 뭘 요구했느니, 소개팅에서 차 있냐고 물어봤다느니 그런 얘기를 쉽게 찾아볼 수 있습니다. 대다수 여성들이 그렇다는 것을 말하려는게 아닙니다. 그런 여성들이 분명히 "존재한다"고 말하는 겁니다. 
나는 여자니까 이런 정도는 받아야해, 나는 여자니까 이런 일 못해. 과연 그런가요? 본인이 귀하다면 남이 귀한 줄도 알아야 하는 것이 당연합니다. 하지만 조금만 험하고 하기 싫은 일이 있다면 남자들에게 맡기고, 가지고 싶다면 남친에게 말하고.. 그런 처사로는 본인이 받고자 하는 대우를 받아도 옳지 못하다 생각합니다. 물론 여성은 남성보단 체력적으로 약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어머님들은 집에서 그 일들 다 척척 하시지 않나요? 어머님도 여성입니다... 
연애에서 돈이 중요한 것은 맞습니다. 어딜 가건 주인이 있는 영업장일 것이고 당연히 돈이 나가지요. 하지만 그 돈들, 남자친구와 동등하게 내셨으면 좋겠습니다. 칼같이 5:5로 내라는 것이 아닙니다. 본인이 학생이라 용돈을 받아써서 돈이 없으시더라도, 주말 알바라도 하시면 됩니다. 그것도 싫으시면 과외라도 구하시면 됩니다. 한달에 삼사십만 버셔도 남자친구와 무리한 데이트를 하지 않는 이상 충분히 낼 여력 됩니다. 
남자친구가 직장인이고 나는 학생이니까 나는 안 내도 돼, 그러시지 마세요. 본인이 직장인이고, 남자친구가 학생이면 안 사귀거나, 사귀어도 여잔데 내가 돈 더 낸다고 어쩐지 틀린 것 같다고 느끼는 여성분들 꽤 있는거 압니다. 여자가 돈 더 내면 멋진 여자고 남자가 돈 더 내면 당연한 거라는 인식 틀린 거라고 생각합니다. 
이런 말 하면 꼭 이러더라구요, 똑같은 일 하면 남자가 돈 더 받지 않느냐고? 통계자료를 보면 맞습니다. 하지만 그것이 데이트에서 돈을 덜 내는 이유가 될 수는 없습니다. 지금부터 바꿔가면 되지 않나요? 여자라고 해서 더 특혜 누리지 말고, 똑같은 대우 받아가며 일하면 됩니다. 실수해도 남자들처럼 확실히 사과하고 까이시고, 애교로 안 넘어가시면 됩니다. 회사이건 알바이건 이윤을 내야 하는 조직입니다. 여자라고 생리휴가니 뭐니 꾀부리지 않고 본인이 주어진 일 똑바로 잘 해내면 그 정도 차이 금방 줄일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성재기님의 어느 트윗처럼 생리통이 심하다면 평소에 운동하고 병원 정기적으로 가면 어느정도 줄일 수 있습니다. 
생리통의 고통이 크지 않다는 말이 아닙니다. 본인에게 주어진 것인 이상 고칠 생각을 하고 건강해질 생각을 해야지, 그걸 이용해서 특혜를 누리고자 하면 안된다는 말입니다. 

하다보니 말이 정말 길어졌네요. 그저 제가 하고 싶었던 말은, 보ㅅ이라는 말만 듣고 발끈해서 "일부야, 일부만 그런거야. 싸잡아 욕하지마"라고 하지 마시고, 당장 본인부터 동등하게 대우 받으시고 행동하시란 말이 하고 싶었습니다. 본인도 생리통 있고, 사랑하는 남자친구가 있는 평범한 이십대 여성입니다. 귀하게 공주 대접 받으면, 세상에서 가장 특별한 여자가 된 것 같겠지만 그 대접, 본인이 받을 만한 행동을 하고 있는지는 생각해 보셔야 할 문제가 아닌가 합니다. 본인이 만든 자리가 아니라면, 언제든 타인에 의해 빼앗길 수도 있는 것이니까요. 

본인이 행동한다 해서 보ㅅ이라는 말이 영영 사라질 거란 생각은 하지 않습니다. 하지만 조금씩 그런 여자들이 줄어간다면, 그런 말을 보는 빈도도 줄어들거라 생각합니다. 줄이겠습니다. 본인의 하루에 만족하시는 하루가 되길 바랄게요.. 
추천수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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