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행되는 프로젝트 관련해서 연출 스탭들과 회의를 하다보니 자연스럽게 싸이와 김장훈 얘기가 나온다.
둘 사이에 무슨일이 있었는지는 모르겠지만 현업에 있는 사람들은 지금 진행되는 논란과 인터넷의 여론이 이해가 되지 않는다.
이번의 두 사람의 논란의 핵심은 크게 보면.
1. 김장훈의 공연 연출의 노하우 도용
2. 김장훈 공연 스탭 빼가기
두가지 이슈로 압출되는 듯 하다
연출의 노하우? 과연 이게 무엇일까란 의문이 앞선다.
기획 및 연출가로서 지내온지 십수년이 넘었지만, 새로운 프로젝트를 진행할때마다 연출가의 역할이 무었인가 하는 의문이 들곤한다. 어느 정도 경험이 쌓이고 스스로에 대해 과분한 자신감을 가지고 있을때는 내가 무언가 대단한 역할을 하고 있다 또는 할 수 있다고 생각한적도 있었다. 하지만 시간이 더 흐르고 보니 연출가는 결국 다양한 관련된 스탭들이 가지고 있는 전문적인 기술과 노하우 그 역량을, 공연이 기획하는 방향을 100% 구현할 수 있도록 조율하고 조정하는 일이란 생각이 든다.
공연을 구성하는 요소는 크게 구분해 보면
공연자의 음악 및 안무, 시스템이라 흔히 분류되는 무대(레이어), 트러스, 음향, 조명, 특수효과, 레이저, 중계 등으로 볼 수 있다.
직관적으로 보면 음악과 안무, 공연에 사용되는 영상 등은 소프트웨어라 할 수 있을 것이고
시스템이라 하는 것은 하드웨어라 구분할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시스템에도 소프트웨어적인 요소가 있다. 무대 디자인, 레이어 및 트러스 디자인, 조명 디자인, 영상장비 디자인 등의 그렇다.
이런 다양한 전문 분야를 활용해서 한판의 공연을 만들어 나갈때 공연 연출자의 나만의 노하우라는 것이 과연 무었일까?
실제 예를 들어보자면
최근 공연 트랜드는 무대 구성에 있어 목공 구조를 이용한 세트를 최소화 하고, 작은 단위의 철제 부품을 조립해서 구조물 형태로 만드는 레이어와 트러스, 그리고 핵심적으로 영상장비를 다양한 조합으로 활용한다.
여기서 영상장비라고 하는 것은 흔히 LED 패널을 사용하는데,
이것이 원래 개발될때는 주간이나 밝은 곳에서 활용이 어려운 빔프로젝트와 스크린을 대체하기 위해서였다.
단순히 보다 선명하게 영상을 상영하거나 실황을 중계하기 위해서 사용하는 것이 초기의 사용방법이었다.
근데, 누군가 굉장히 창의력인 연출자가 LED를 이렇게 단순히 스크린 대용으로 사용하는 것이 아니라
각 패널을 다양한 모양으로 조합해서 무대 구조를 대신해서 활용해보는 아이디어를 낸다.
실제 공연에 활용해 보니 이게 정말 훌륭한 역할을 해낸다.
노래에 맞게 LED를 통해 다양한 이미지를 보내고, 다양한 패턴들을 보내주니 매번 무대가 전환되는 느낌도 들고
공연곡이 전달하고자 하는 이미지를 실시간으로 시각적으로 전달이 가능해 진다.
이렇게 한 번 도전적인 활용을 해보니 영상장비 업체에서 장비를 개량한다.
LED 패널 크기를 다양하게 구비하고, 조립할때 꺽이는 각도를 만들어서 곡선의 형태로도 설치가 가능하게 개량한다.
이렇게 다양하게 개발된 영상장비를 또 다른 연출가는 또 다른 활용법을 찾아낸다.
영상장비 뒤에 움직일수게 구조물을 세우고 바퀴와 레일을 깔아서 LED가 크게 하나의 조각이 되었다가.
움직이며 갈라져서 따로 5개의 조각이 되었다가, 2개의 조각이 되었다가...
실제 정말 처음에 누가 LED를 이렇게 사용하기 시작했는지는 모르지만 지금은 이런 활용이 트랜드가 되었다.
그럼 이 영상장비를 활용한 연출안은 처음 그 의견을 낸 연출자의 저작권으로 보호되야 할 성질의 것인가?
장비를 실제로 개발하고 투자한 영상장비 업체는?
사실 실제 모든 시스템을 활용한 연출이라는 것이 이렇다.
누군가는 공사장에서 사용되던 리프트를 보고 무대 바닥에 매립해서 공연자가 무대 밑에서 등장하는 장비로 활용하기도 하고,
조경 관리에 쓰이던 물뿌리는 노즐을 조합해서 워터스크린이란 이름으로 활용하기도 하고...
맨날 바닥에만 놓고 위로 뿜어대던 CO2란 장비를 누군가는 트러스에 거꾸로 매달아 활용하기도 하고...
어느 야구선수가 배트를 거꾸로 들고 홈런을 쳤다. 그걸 본 다른 누군가가 그것을 따라해서 만루홈런을 쳤다.
실제 이런이 생기지는 않겠지만 첫번째 선수가 두번째 선수에게 넌 나만의 노하우를 빼았어 갔다라고 비난 할 수 있는 것인가?
대한민국의 공연 업계가 급속도로 성장하고 있다.
내가 처음 이 일을 시작할때만 해도 하드웨어들 장비라는 것들이라고 해봐야 대부분이 미국, 일본에서
사용되었던 10년도 더 된 중고장비들을 수입해서 사용했었다.
공연 연출자라고 하는 사람들은 늘상 해외 공연 영상을 찾아 보며,
시스템 감독들을 소집해서 한국에서 가지고 있는 장비를 활용해서 저것과 비슷한 효과를 낼수 있는가 물었다.
요즘은 그야 말로 정보화 시대다.
어제 라스베가스에서 펼쳐진 레이디가가 콘서트를 오늘 내 컴퓨터 앞에서 본다.
정보화 시대에 앞서간 여러 스탭들은 해외 각지에서 펼쳐졌던 훌륭한 공연들을 스크랩한다.
이것들을 어떻게 한국의 상황에 맞춰 활용하고 개량할 수 있을 것인지에 대해 논의한다.
보호되어야 할 연출의 노하우의 범위는 어디까지인가?
솔직히 난 말 모르겠다.
나도 어떠한 프로젝트를 앞두고 연출안을 짜기위에 머리를 쥐어짜는 고민을 한다.
놀이터에서 아들놈과 놀아주다가도 아들이 타고 있는 그네를 보며, 저걸 활용해서 먼가 퍼포먼스를 만들어볼까 하기도 하고, 와이프와 사러간 화장품 매장에서 독특한 인테리어를 보면 무대 디자인에 활용할 순 없을까 고민한다.
쓰다보니 참 장황하게 써놓긴 했는데. ㅎㅎ
다시 처음으로 돌아가서 얘기해 보자면...
이번 논란이 공연의 노하우 차용이란 논점에서 법적으로 판단하기엔 무리가 따른 다는 것이다.
아마도 그 보다는 둘 사이에 있었던 어떠한 감정의 갈등에서 비롯된게 아닌가 싶다.
더불어 그 문제는 지극히 개인적인 두 사람사이의 일인 만큼 지켜보는 우리들이 섣부른 추측과 쓸대없는 논란거리를 만들 필요는 없을 듯 하다.
아무튼... 현업에 있는 사람의 관점에서 얘기를 해보려다보니
편하게 반말로 글써서 죄송하구요. ^^
두 사람다 한국의 공연계와 국위선양에 큰 역할을 해온 사람이니 만큼 믿고 지켜 봅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