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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오는 날 그를 만나다...

우산 |2008.08.15 13:48
조회 748 |추천 0

벌써 한시간째 우산도 쓰지 않은채 비를 흠뻑 맞고 있다.

 

피부에 맞닿는 공기가 차갑기만 하지만 난 한 발자욱도 꼼짝할수가 없었다.

 

하늘을 갈라놓을듯이 무섭게 울리는 천둥소리도 내 귓가에는 들리지 않았다.

 

왜...

 

 이렇게 땅이 꺼질듯이 세차게 내리는 빗속에서 이별을 통보하고 아무일 없듯이 돌아서 가야만

 

했을까...너무나도 다른 사람처럼...그 3년이란 시간을 휴지처럼 무참히 뭉게서 휴지통에 넣고는

 

아무렇지 않은 얼굴로 돌아서는 그를 난 잡을수가 없었다.

 

왜냐면...

 

왜냐면...

 

" 더이상 널 사랑하지 않아...아무런 감정이 없어...."

 

그렇게 한참을 멍하니 그가 돌아선 자리를 바라보고 있었다.

 

그렇게 한참이나 내 머리위에 하얀 우산이 내 피부로 젖어드는 비를 막아주고 있었는지도 모른채...

 

일어서려고 하다가 그만 중심을 잃고 옆으로 고꾸라지려는 내 팔목을 누군가가 잡았다.

 

아주 짧은 순간이었지만 너무나 따뜻해서 그제서야 난 고개를 들어 하얀 우산을 들고 있는 한

 

사람을 보았다.

 

멍하니 쳐다보는 내 모습에 조금은 머쓱했는지 그제서야 입을 연 남자는 어색한듯 입가를 씨익 웃

 

어보이고는 무슨말을 해야하나 망설이고 있는듯한 표정이었다.

 

" 누...구세요?? 절...아세요? "

 

"....아니요..."

 

" 언제부터...여기에..."

 

" 한 30분? "

 

" 왜...? "

 

" 비가 많이 오는데...계속 맞고 있어서...감기...들것 같아서요..."

 

" 상관...없잖아요..."

 

" 녜...하지만,..."

 

" 고마워요...하지만 이젠 괜찮아요...이젠 괜찮을것 같아요...그럼..."

 

우산에서 몸을 빼고 다시 차가운 한기가 느껴지는 빗속으로 몸을 맡겼다.

 

몇걸음을  걸어가다 생각없이 뒤를 돌아보는데 여전히 그 남자가 그 자리에 있었다.

 

참 난감한 표정을 한채...누굴까??...이상한 사람으로 보이진 않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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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주일을 꼬박 감기에 걸려 아파해야 했다.

 

집으로 돌아와 한참을 울다 잠이 들어 깨어났을때도 창가를 세차게 때리는 비는 여전히 내리고

 

있었고 순간 그에게 자세한 더 자세한 말을 들어야겠다는 오기에 문을 열다 그 자리에 주저앉을수

 

밖에 없었다...그 마지막 차가운 모습이 너무나 아련해서...무서웠다...처음이었다.

 

다시 힘없이 문을 닫으려고 하는 순간 뭔가 문에 부딪혀 부스럭거리는 소리가 났다.

 

 비에 젖을까 비닐 봉지에 꽁꽁 묶어서 넣어둔 약...혹시나 무슨약일까 몰라 하얀 약봉투 아래는

 

친절하게 감기약이라고 적혀있었다.

 

누굴까?? 그의 글씨체는 아니었다.

 

그 약봉투를 침대옆에 두고는 한참이나 바라보았다.

 

하지만 약을 먹지 않았다...그냥 차라리 독하게 아파버리고 다시 아무렇지 않은척 낫고 싶었던

 

마음이 커서 였을까...그렇게 일주일을 감기에 시달렸다.

 

그리고 하루마다 문앞에 과일과 따뜻한 죽이 놓여있었다.

 

누굴까...

 

하지만...여전히 날 어지럽게 만드는 그의 표정...물어보고 싶었다.

 

정말이냐고...정말로...내가 싫어진거냐고...사랑했던 3년동안 한번도 싸우지도 않았고...

 

너무나 다정했던 너였잖아...이유가 뭐냐고...물어보고 싶었다...시간이 지나면 지날수록...

 

하지만, 그 이유전에...너무나 보고 싶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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