같이 일하는 형님이 한분 있다.
40대의 초반의 나이에 마른 장작 처럼 가늘한 몸,
사고 후유증으로 얼굴에 상처가 나있고 나이탓인지 몰라도
정수리 부분만 탈모가 진행중이라 한창 사춘기 소년처럼
그부분을 자신의 치부인듯 항상 모자로 가리고 다니는
취미는 온라인게임, 7080노래를 좋아해 나랑 그부분에 대해
대화를 나눌때면 무척 흡족한 표정을 짓곤 한다.
나도 그 표정이 썩 마음에 들어 내가 먼저 7080 가수의 이름을
거론하며 대화를 유도하기도 하는데, 그형을 만난지는 이가게
에 처음 오게 된 3~4년전쯤이다.
나의 변화무쌍하고 하룻강아지 같은 성격에 그분께 막돼먹은 짓도
한적이 있으나( 생각해보면 이가게 형들중에 내게 욕?을 안먹은 형들은 없는것 같다.) 너그러이 관용을 베풀어 지금껏 썩 좋은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술을 좋아하는 편인데 내가 보기에는 크게 실수하는 바가 없어,
주도는 좋은 편이라 평하고 싶다.
안그래도 약한 몸인데, 술기운을 못견뎌 끝내 결근을 해 비오는 날이면 그가 나오지 않을땐 가끔 얄미울때도 있지만,
나올때는 미안해하는 표정이나 그래도 내게 연장자라는 이유로 그렇게 눈에 나게끔 권위주의적인 행동은 하지 않아 좋은형이라 생각한다.
내가 이곳에 와서 이처럼 형들의 이야기를 쭉 들어보면 한가지 공통점이 있는데, 사람 좋아보이는 그런 사람들은 이상하게도
남들에게 친절하고 그에 비례해 남들에게 멸시를 당하며
늘 세상에서 핍박을 받으며 산다는것이다.
이들의 분노 나의 분노 세상에 대한 부조리를 이야기하려는 것이 아니다.
다만 생각해보면 잘먹고 잘사는 이들의 공통점은 지독하리만치
치밀하고 칼날처럼 비열하며 악마처럼 자신에게 냉정
하다는것이다.
속으로는 온갖 더럽고 하잘없는 악행을 거듭하면서도
겉에서는 늘 우리에게 거드름을 피우며 늬들은 그런 썩은정신을 갖고 있어서 안된다, 그러니 생각을 뜯어고쳐야한다는둥 자신에겐 이로우며 우리에겐 불리한 온갖 감언이설을 설파하곤한다.
하지만 우리의 경우를 보자.
대양위를 떠다니는 부표처럼 우린 늘 떠돌아 다니지.
늘 스스로에게 관대하며, 때론 삶에도 그렇게 관대한 사고를 향유하고, 사람들에게 친절한 사람으로 보여지길 바라고 가진것은 없지만 나누고 매일 기쁘게 살아가려 애쓰고있어.
적어도 저들이 쥐어 짜며 배설해 내는 샴푸며 세제며 기름을 태워 뱉은 배기가스보다는 적은 똥을 싸지르고 몸에서는 그보다 적은 양의 각질을 긁어낸다.
세금은 저들보다 내가 적게 낼지는 모르겟다.
버는게 없으니 당연히 납세도 중압도 가벼울 수 밖에.
낚시터의 붕어 따위의 고기 처럼 우린 늘 낚시꾼 놈들에게 낚일수
밖에 없어.
사람들은 말하지. 세상에 나쁜사람들만 있는것은 아니다.
맞는말이야. 위선자 xx들아.
내눈에는 늬들이 더 xx게 나쁜 xx들이야.
그런 생각을 늘 하고 살앗다.
고르게 관리된 하얀 이를 드러내며 잘난척 하고 으시대며 나를
희롱하는 저 연놈들의 머리통을 언젠가는 두동강을 내버리겟다며
마음속으로 수십번씩 되뇌엇지.
끝내는 마음이 변하고 말앗어.
결정적으로 친모라는 사람이 몇년전에 우리가족에게 다가와
20년 가까이 내 어린시절을 뒷바라지 해주던 고인이 된 엄마를 들먹이며 자신을 합리화 하고 이간질하는것에 어린시절 꿈에서
늘 그렇게 꿈꾸던 천사같은 친엄마의 모습은 산산히 부서지고
환멸과 공포만 마음에 가득채워졌지.
아빠는 어떤 마음에서 였는지 그냥 묵묵히 차안에서 운전만 할 뿐이엇어.
나 역시 그 상황에서 한마디 대꾸조차 못햇지만, 결과적으로 그것은 현재까지 큰 후회로 남아있어.
내가 세상에서 늘 그렇게 으르렁대며 경계하던 부류의 인간들
중 한명이 친모엿다니...
세상은 너무나 아이러니 투성이야.
오늘은 그간 몇달간 기른 머리를 깔끔하게 깎아버렷지.
종업원이라는 사람에게 일을 맡기곤 다른이들과 노닥거리며 실컷
잡담을 늘어놓다 종업원이 한참 기다리는 나를 보고는 일손이 모자르니 도와달라 하자 그제야 내게 다가와 한심한 표정을 짓고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꿋꿋하게 다른 종업원을 불러 일을 시키는 남자원장이 있는 썩 좋아보이지 않는 미장원에서...
마음같아서는 파키케팔로사우르스 같은 내 이마로 면상을 갈겨주고 싶은 마음이 동햇지만 그냥 참앗다.
내 삶은 참는것의 연속이다.
첫사랑의 이름을 그녀가 사는 아파트 옥상에서 강변하며 부르짓고,
저녁이면 체신아파트 A동 201호 벨을 눌러 그집 첫째 딸이 나오길 바라며 부스스한 몸으로 나온 그녀를 와락 껴안아 보고싶지만는, 늘 마음속으로 되뇌일뿐, 난 늘 참을수 밖에 없어.
첫사랑의 남편이 쫒아와 내 정강이를 걷어찰지도 모르며
하루종일 격무에 시달린 40대의 가장은 우편부 직원의 고충을
내 아구창을 후려 갈기며 당신의 모진 삶을 고통을 항변할테지.
당신을 좋아한다. 난 저것이 좋다. 난 저것이 싫다.
표현하면 할수록 난 가난해지고 경솔해지며 나약한 사람으로 비춰질뿐.
나의 복수는 끝난것이 아니야.
난 다른 방식의 복수를 꿈꾸고 있어.
난 표현을 안하는것이 아니야. 표현의 방법을 바꾸기로 햇어.
눈물도 이전보다는 조금 덜 흘리기로 하고
마음을 담아 글을 쓰고 그림을 그리기로 햇어.
사람들에게 나의 영혼을 보여주고 위로 받기를 고대할거야.
그리고선 진심으로 나를 이해해주는 이들을 만난다면
그때는 정말 신명나게 울부짖어야지.
불과 어제까지는 정말 울고 비명을 지르며 사파리 초원위의
어미 잃은 코끼리 처럼 불쌍하게 떠돌앗지.
난 어미잃은 아기 코끼리일뿐이야.
아직 덜 성장햇을뿐이지.
조금만 더 크면 내 몸에는 날개가 달릴테고 멋있는 외모와
근사한 뿔이 달릴꺼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