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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그렇게 죽일놈이었는지 알고싶습니다

제목이 다소 자극적이었다면 사과드립니다.

다름이 아니라 제가 정말 큰 잘못을 한건지 알고싶어서 글을 씁니다.

제 입장에서만 글을 쓴것이고, 그래서 다소 치우친 시선이나 하소연이 들어있을수도 있습니다.

저는 뭐가 잘못됐는지 도무지 모르겠습니다.

제 생각이 정말 잘못되었다면 그 친구에게 용서를 구할 생각입니다.

 

 

저는 27살 남자이고, 4년동안 연애를 한 동갑의 여자친구가 있었습니다.

학생 시절부터 지금까지 헤어지지 않고 쭉 연애를 해왔습니다만, 서로 잘맞는다거나 한것은 아니었습니다. 오히려 마찰도 잦았고, 한달에 두세번 정도는 꼭 싸웠습니다. 서로가 우리는 맞지 않는다는걸 인정했습니다. 그러나 어찌어찌하다보니 계속 만나게 되었고, 여태까지 관계는 정으로 이어왔다고 생각합니다.

 

이 여자친구와는 미래를 생각한적이 없습니다. 그냥 습관적으로 만나는 것이지, 미래를 기약한다거나 평생 함께하고 싶다거나 생각하진 않았습니다. 권태기는 사귄지 1년이 조금 지났을때 찾아왔고, 그걸 이겨냈지만 지금은 가끔 떨림이 찾아오는 여자형제 정도로밖에 생각이 들지 않습니다.

 

 

여자친구와 사귄지 얼마 되지 않았을때 그녀의 친구를 소개받았습니다. 여자친구와는 같은 학교에 다니기 때문에 전부 건너건너 아는사이였습니다. 총 세명이었는데, 다들 인상이 좋다는것 말고는 별다른 느낌을 받지는 않았습니다.

 

그러던것이, 여자친구와의 연애가 3년이 좀 넘었을때 변화가 생겼습니다. 여자친구의 권유로 그녀의 친구중 한명의( 지금부터 그녀를 A라고 하겠습니다.) 동생을 과외하게 된것입니다. 취직을 아직 하지 못했던 그 당시의 제게 그 일은 꽤나 큰 수입원이 되었습니다. A는 여자친구보다는 두살 어린 친구였습니다.

 

 

저는 A의 동생을 가르치며 A와 친해졌습니다. 원래 안면이 있었기 때문에 숫기가 없던 저도 쉽게 친해질 수 있었습니다. 그것 외에도 그녀에겐 편한 분위기가 있었습니다. 과외가 끝나면 그 동생의 성적에 대해 이런저런 얘기를 나눴는데, A의 부모님이 집에 계실때는 거의 없었기 때문에 이야기는 자유로운 방향으로 흐르곤 했습니다. 처음에는 성적 얘기만 했지만, 후에 가서는 이런저런 잡담까지 하게되더군요.

 

과외를 한지 두달이 좀 넘었을때 저는 A가 저와 너무 잘 맞는다는걸 알았습니다. 외모는 빼어나지 않아도 깊은 지식이나 배려깊은 성격 등은 저를 반하게 만들었습니다. 남자분들은 아실거 아닙니까, 세상에 말이 잘 통하는 여자만큼 매력적인 여자는 없다는걸요. 그에 비해 두살이나 많은 여자친구는 꽤 많이 철부지였다는걸 깨달았습니다. 그러나 이때는 약간의 호감 뿐이었습니다.

 

A와 저는 그 후로도 3개월쯤을 더 과외를 핑계로 만났습니다. 호감뿐이었던 감정은 아주 천천히 그 이상으로 변했습니다. 그러나 여자친구에 대한 의리 때문인지 죄책감때문인지 대화 외의 스킨쉽이나 데이트는 없었습니다.

 

저는 A역시 제게 마음이 있다는 사실을 알았고 마침내 여자친구에게 이별을 고했습니다. 여기서 더 미적거리는것은 여자친구에 대한 실례라고 생각했습니다. 이유가 뭐냐고 묻는 여자친구에게 솔직히 A에 대한 호감을 고백했습니다.

 

 

말이 없었던 여자친구는 주위에 A와 제 험담을 퍼뜨리고 다니기 시작했습니다. 처음엔 이해하려 했습니다. 험담의 정확한 내용을 몰랐기 때문에 푸념 정도로만 생각했습니다. 그렇지만 그 정도가 아니더군요.

 

같은 학교였고, 지인들이 서로 얽혀있어 저와 A의 평판은 땅에 떨어졌습니다. 친구 한 녀석은 만나자마자 다짜고짜 에라 미친놈아 하고 욕을 하더군요. 얘기를 들어본즉, A는 불여우, 저는 쓰레기가 되어있었습니다. 여자친구는 자길가지고 놀았다고, 아무것도 모르는 자기는 그런줄도 모르고 과외까지 주선해줬으니 얼마나 한심했겠냐는 식으로 소문을 퍼뜨렸던겁니다.

 

이야기 속에선 A는 선배의 남자친구를 가로채고, 아무것도 모르는 선배를 뒤에서 비웃으며 놀린 천하의 못된여자였습니다. 저 역시 A와 작당하고 뒤에서는 A와 놀아나며 여자친구를 기만한 놈이더군요.

 

제 행동이 여자친구에겐 그렇게 비춰졌던건가 싶었습니다. 저는 여자친구가 알아듣도록 충분히 설명을 했다고 생각했고, 여자친구도 그 당시엔 수긍을 한것같았습니다. 맹세코, A에게 마음이 가버린것을 제외하면 여자친구에게 부끄러울짓은 단 하나도 하지 않았습니다.

 

아직 학교를 다니는 A는 여자친구가 낸 소문때문에 학교에 다니기가 힘들다며 눈물로 제게 전화했습니다. 이미 졸업한 선배는 그런앤줄 몰랐다며 더 이상 연락하지 말라고 문자까지 보냈다고 합니다.

 

전 여자친구에게 가지고 있었던 미안함과 죄책감, 그리고 정이 한 순간에 날라가는 기분이었습니다.

결혼을 한 것도 아닌데, 마음이 변하는것조차 그렇게 잘못된 일입니까?

아니면 제 처신에 문제가 있었나요?

제발 해답을 듣고싶습니다. 저는 그렇다고 쳐도 제 마음을 받아준 죄밖에 없는 A가 왜 저런 취급을 받아야 하는지 도무지 이해가 안 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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