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27살이고 직장인입니다.
남자친구도 동갑이고 직장에 다니다가 6개월 전에 백수되어 일자리 구하는 중이고
사귄지는 1년 좀 안되는 것 같습니다.
원래 같은 회사라서 동갑내기라 맘맞아서 놀다가 애인사이로 발전하였는데
이 남자.. 돈이 너무 없습니다.
같은 회사 같은 직종이다보니 연봉도 어느정도인지 얼마나 버는지 뻔히 다 아는데
집이 너무 가난해서 백만원정도 생활비로 보냅니다.
아직 결혼생각은 안하고 있지만 약간 불만인 부분도 있지만 일체 이 부분에 대해서는
제가 아직 나설 주제가 되지 않으니까 신경쓰지 않고 있었습니다.
아무튼 이렇다보니 지금 사는 집 월세 내고 생활비에 교통비 이것저것 하면 남는 게
정말 오만원 정도 됩니다.
오만원... 가지고 한달을 살아야 하는데 저랑 데이트만 할 순 없잖아요. 친구도 만나야 되고
집에도 다녀와야 되는 교통비도 있어야 되고.. 도대체 어떻게 살고 있는지를 모르겠어요.
그러다보니 데이트비용은 자연스럽게 제 차지가 되었고 이것도 착한여자병이 걸렸는지
육개월정도 계속 부담해 오다가.. 두둥... 남자친구가 회사를 그만 두게 되었습니다.
클레임이 들어왔는데 남자친구가 잘못 처리해서 정직처리를 받자 자존심이 상한다고 그만두었고..
그때부터 알바라는 알바는 다 뛰면서 어떻게든 집에 생활비 보내려고...
그러다보니 데이트장소가 자연스럽게 아르바이트 하는 편의점이나 서로의 자취집 이렇게
바뀌는거예요. 제가 쏠테니까 어디 가자고 해도 싫다고 집에서 놀자고..
제 돈도 안 쓰고 자기 돈도 안 쓰고 얼마나 좋냐고..
처음엔 배려해주는구나 좋았는데 이젠 좀 궁상 맞아요.
집에서 둘이 나란히 앉아서 티비나 보고 가끔 컴퓨터로 뭐 다운 받아서 영상이나 보고
제가 가끔 나가서 뭐 먹자고 하거나 데이트 하러 가자고 해도 집에만 있어요.
그렇게 6개월 지나니까 이제 도저히 못사귀겠어요.
저도 다른 친구들처럼 알콩달콩 분위기 좋은 카페에서 로맨틱하게 있고 싶고
서로에게 맘에 드는 선물을 해주고도 싶고 연애답게 하고 싶거든요
그리고 저는 데이트 비용도 반반 낼 자신도 있고 저도 연애할때 많이 사주고 하는 편이라
이 남자한테 돈 쓰는 거 별로 안 아까웠는데 이젠 아예 저도 못쓰게 집에서만 멀뚱멀뚱 있으니..
그래서 며칠 전 헤어지자고 전화상으로 말했습니다.
만나서 말해봤자 집일테니까 그러면 이별하고 나오는 길도 어색하고 할 거 같아서
그랬더니 미친듯이 울면서 대체 왜 그러냐고 어떤 점이 맘에 안드냐고
차마 돈없어서 궁상맞게 구는 점이 제일 마음에 안든다고 말할 수가 없어서
그냥 우린 좀아닌 거 같다고 했더니 회사 앞으로 찾아오고 집 앞에서 기다리고
얼굴 보니 또 마음이 약해져서 커피숍 가서 얘기나 좀 하자니까 싫대요 하하하하하
저희 집 들어가서 얘기하잡니다. 집에 커피있는데 왜 그러냐고 그러더니 큰 맘 먹었는지
편의점 가서 2+1 캔커피 사오더니 저에게 2개 주고 하나는 두고 먹으랍니다.....
순간 정이 확 떨어지는 게 느껴지고 아... 이 사람은 아니구나
부연 설명을 하자면 커피숍 가면 자기가 낼까봐 그런 게 아니고 제가 돈 쓰니까 그것도 싫답니다.
그래서 집에 가긴 뭐하고 공원에 앉아서 둘이 커피를 먹으면서 얘길 했습니다.
내가 데이트 비용 내고 이런 거 괜찮은데 자꾸 집에만 있는 거 너 알바하는 곳에서 데이트 하는 거
별로다 라고 했더니 돈 안 쓰고 좋지 않냐고 같이 있는 게 중요한거다 라고 하더라고요
난 좀 데이트하고 연애하고 싶다. 우린 연애를 더 해봐야 한다. 너랑 나랑은 안 맞는 거 같다
다른 여자들은 니가 알뜰하다고 좋아할지 몰라도 나는 솔직히 행복한 연애 해보고 싶다.
그랬더니 지금은 행복하지 않은거야? 하길래 응 행복하지 않아. 그냥 너랑 집에서 멍하니 앉아서
티비볼때마다 내가 뭐하나 싶어. 매일 집에서만 그냥 둘이 대화도 없이 티비만 보고 하니까 너한테 떨리는 감정도 없고 우린 어느새 뽀뽀조차도 안해 하고 여기까지 말했는데 알겠다고 하더니 일어나서는 좋은 남자 만나라고 가더라고요.
솔직히 마음은 아팠지만 다시 잡거나 결정을 되돌릴 마음은 없었는데
집에 오니까 카톡이 와 있더라고요 참 나 웃겨서
"스킨쉽 안한다고 채이기는 처음인 것 같다 난 널 지켜주려고 했는데 내가 바보짓한거네. 니 몸 사랑해주는 남자 만나서 잘 살아라"
순간 진짜 화가 머리끝까지 나서 그냥 사실대로 보내버렸습니다.
"니가 그지같아서 싫다고 궁상맞아서 싫다고 내가 돈 쓴다고 해도 맨날 집구석에 쳐박혀 있으려는 게 싫다고. 넌 배려가 뭔지 모르는것 같다. 내가 돈 안쓰게 하는 게 배려가 아니고 내가 하고싶은 것을 해주려고 하는 게 내겐 더 행복한 것 같다.난 너랑 연애를 한 게 아니고 그냥 생활을 한 것 같으니 이제 가슴떨리는 연애 하고 싶으니 좀 놔줘라"
그랬더니 답변 없음.
이제 뒤에 가선 속물이니 돈 많은 남자를 좋아하니 하고 씹겠죠
졸지에 남자 밝히고 돈 밝히는 여자나 되고...
이런 남자를 1년 가까이나 만났다니.. 정말 어이가 없고 제 자신에게 부끄럽습니다.
다행인 건 선물 해준 것도 없고 받은 것도없고...
이번엔 진짜 괜찮은 남자 만나서 행복하게 연애 할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