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건 1학년 겨울 얘기임. 이건 블로그에 적어놓은 게 있어서 긁어오겠음.(+)는 지금 추가한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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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전에 문자가 왔다. 다음 날 몇 시에 어디서 영화를 본다고 보낸 문자였는데, 주소록에 이름이 없었다. 지금 쓰는 번호나 예전에 쓰던 번호나 전 주인에게 문자나 전화가 자주 왔기 때문에 최대한 조심스럽게 누구냐고 문자를 보냈다. 돌아오는 건 욕이었다. 그 문투로 문자의 주인은 알아챘지만 이유 없이 사람을 험하게 대하는 녀석이었기에 '아, 누구였냐'라는 식으로 적당히 답장했다. 기다리지 않고 (무슨 답을 더 바라겠는가, 이미 전달받아야 할 내용은 다 전달됐는데.) 휴대전화를 대충 던져둔 뒤 거실로 나와 웹서핑을 했다. 모니터 안에서의 기나긴 탐험을 마치고 방으로 다시 돌아갔을 때 날 반긴 것은 부재중 전화로 진동을 윙윙 울리는 휴대전화였다. 확인해보니 부재중 전화 한 통과 기나긴 메시지 한 통이 있었다. 굳이 쓰지 않아도 짐작하겠지만, 둘 다 한 사람이었다.
일부러 성질을 긁는 거냐 아니면 정말 기억을 못하는 거냐, 죽이고 싶으니까 영화를 따로 보든 나가 죽든 알아서 하고 사람 성질 좀 작작 긁어라, 하는, 의중 모를 쌍욕들. 영문도 모른 채 일방적인 분노의 배출구가 된 사람이 느낄 수 있는 감정이 몇 가지나 될까. 맞대응도 생각 못한 채 한동안 벌벌 떨고 있었다.
겨우 마음을 진정시키고 쌓인 게 있냐고 물었다. 내가 그 녀석에게 소개해준 친구와 그 녀석의 친한 친구에게 물어가며 문자를 했지만, 이 일관성 있는 녀석은 짧게 쓰면서도 욕을 빼먹지 않고 답장을 보냈다. 캐묻고 짚이는 것들을 나열해봤지만, 녀석은 지적만 하다가 끝으로 '그냥 냅둬라'(+지 혼자 결론 냄ㅋㅋㅋㅋㅋ 니가 욕먹었냐?ㅋㅋㅋㅋㅋ)라는 문자를 보냈다. 이 자식 뭐야? 하는 생각이 든 건 다음 날 아침이었다. 마음이 진정 돼서 그 생각이 들기 전까지는 녀석이 배설한 분노의 끌에 머리를 쪼여야 했다.
다음 날, 나는 아무 일도 없었던 것처럼 약속 장소에 가서 영화를 보고, 점심을 먹으며 수다를 떨었다. 녀석은 약속이 있어 영화를 본 후 헤어졌다. 녀석이 가고 난 후에야 나는 녀석에게 그 빌어먹을 '쌓인 것'이 뭐냐고 묻지 않은 것을 후회했다. 다른 친구들에겐 기억에 없어 묻지 않은 것인 양 포장했지만, 사실 나는 사건에서의 회피로 이루어진 그 얇은 평화의 살얼음을 깰 자신이 없었다. 그때까지도 난 그녀석이 내뱉은 분노의 끌을 머리에 박고 있었다.
참고 참아도 더 얼지 않고 녹을락 말락하며 내게 스트레스밖에 되지 않는 그 얇은 살얼음을 깨리라 마음먹은 보충 수업 점심시간에, 나는 문자함을 뒤지며 말로 답장을 하듯 아이들에게 실없는 농담을 했다. 그리고 그 녀석의 문자-육두문자로 점철된 일방적 분노의 덩어리를 다시 마주했을 때, 나는 왜 쌍욕이냐고 녀석에게 장난 식의 면박을 주었다. 녀석은 무슨 개소리냐는 식으로 응수했고, 나는 휴대전화를 내밀었다.
녀석은 빛의 속도로 휴대전화를 닫았다. 그리고는 최대한 참고 있다는 표정으로, 그 얘기는 하기 싫다고, 꺼내지도 말라고 으르렁댔다. (+니가 도대체 뭘 참는데 니갘ㅋㅋㅋㅋ 욕 먹은 건 난데ㅋㅋㅋㅋ)본인이 기분이 나쁘다는 이유로 내게 악감정을 배출한 것을 정당화시키고는 아량이라도 베푸는 양으로 알 바 없다고 윽박질렀다.
이 일 한참 뒤에 같은 부 들어온 후배 애들한테 쌍욕 듣기 싫으면 번호 저장 꼭 해놔야돼 이랬음. ㄴ이 쳐다보길래 이 얘기 해줬더니 같이 지낸 지가 1년이 넘었는데 전화번호 못 외우는게 말이 되냐고 받아침.
난 못외움ㅋㅋㅋ 그러는 지는 작년 같은 반 애들 번호 다 외우냐고ㅋㅋㅋㅋ 걔네도 1년 같이 생활했는데 걔네 번호 다 외우나보다ㅋㅋㅋㅋ 머리 용량이 넘쳐나나봐 부럽네ㅋㅋㅋㅋㅋㅋㅋ 그리고 이제 와서 말하는 거지만 난 친구 번호만 외운다ㅋㅋㅋㅋㅋ 니가 친구냐?ㅋㅋㅋㅋㅋㅋ 날 그렇게 애틋하게 생각해주는 줄은 몰랐네ㅋㅋㅋㅋㅋㅋㅋ 매일 건네는 쌍욕과 무시 속에 그런 따듯한 감정이 있는 줄은 몰랐다ㅋㅋ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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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건 올해 봄에 있었던 일임
청소 시간이 끝나고 ㄴ은 도서관에 애들이 남아있는데도 밖에서 문을 잠금.
ㄱ은 어이없어하다가 안에서 열면 된다고 잠금쇠로 문을 열었음.
근데 이게 좀 이상함. 헐거운건지 어떤건지는 모르겠는데 여튼 다시 잠그는데 뭐가 안되는거임.
ㄱ이 열었는데 욕 먹는건 나였음ㅋㅋㅋㅋㅋㅋㅋㅋㅋ
솔직히 구멍 숭숭 난 반투명 테이프 붙여진 투명한 유리문 하나 사이에 두고체형 차이 심하게 나는 둘을(ㄱ은 나보다 좀 작고 통통한 편인데 나는 빼빼로임) 헷갈릴 수 있다는 게 경이로움
어쨌든 어이없어서 내가 열었냐고 반문함.ㄴ은 그럼 누구냐고 했고 난 문 앞에 서있던게 둘인데 날 빼면 누가 남냐는 식으로 말함.간단한 문제 아님?
근데 날 발로 존,나 차댐.
얼척없어서 상황파악이 늦음. 몇 대 맞고 겨우 반격 시도하는데 ㄴ 먼저 감.
어이없고 억울해서 교무실 가서 선생님 붙들고 울음ㅋ 선생님 그땐 죄송했어요그런데 선생님 걔네 반 담임선생님께 얘기 드려서 조치 취하겠다고 하신 거 내가 말림Hㅏ.. 나란 호구 못난 호구
솔직히 더 쓰고 싶은데 자잘한 것 까지 써봐야 내 열만 오르고 어차피 답답한거만 풀려고 온 ㄱ ㅓ니까 여기서 끝내겠음ㅋ
참 혹시 볼 지 몰라서 ㄴ에게 하고 싶은말 남김
너 작년에 반 애들이 너 따시키려고 했던 건 아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