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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마시술소 여자들]작가의 또다른 단편 글! <망치의 꿈>

싸요 |2012.11.08 15:55
조회 3,945 |추천 8

《 망치의 꿈 》




Prologue.




녀석의 이름은 망치였다.

왜인지는 아무도 모른다...-_-;

누가 먼저인지는 모르지만 다들 녀석을 망치라 불렀었다.



망치는 누렇고 짧은 털에 짧은 다리를 가졌다.

얼굴은 셰퍼드랑 닮았지만 분명 셰퍼드는 아니다.

셰퍼드라고 하기엔 몸집이 너무 작았고 다리도 짧았으며 또한...




너무 못생겼다.-_-;




어느날 갑자기 목에 끊어진 개줄을 매단채

녀석은 우리 동네를 침범했고

우리는 녀석을 망치라 불렀었다.



그게 아홉살 나와 망치의 첫만남이었다.









하나. 건방진 강아지




초등학교 2학년이었던 나는 학교수업을 마친후

언제나처럼 동네 꼬마녀석들과 딱지치기에 열중하고 있었다.




짝! 짝! (← 딱지 달라붙는 소리...고스톱 친거 아니오...-_-;)




꼬마넘 : 헤이이~났어어~우헤헤

알랑 : 제길...피박이야...-_-




이...이게 아니란 말이다-_-;




한참을 그렇게 팔이 떨어져나가도록-_- 딱지를 치고 있을때

골목 저쪽에서 첨보는 개 한마리가

어슬렁어슬렁 이쪽으로 걸어오고 있었다.




요즘은 족보있는 개, 이름있는 개만을 키우는지 모르겠지만

그때 당시엔 동네에 돌아다니는 개는 흔했고

거의 집집마다 아무 똥개나 한마리씩 풀어놓고 키우곤 했다.




따라서 꼬마들은 개가 돌아다니는 것 따윈 신경쓰지 않고

모두들 딱지치기에만 신경이 곤두서 있었다.




꼬마녀석1 : 오옷~이 개 이거 머고?+ㅁ+

꼬마녀석2 : 첨보는 녀석인데...우호홋 졸라 못생겼네. 똥개다 똥개~!!

꼬마녀석3 : 훠이훠이~끄지라 똥개야!!

알랑 : 이...이봐들...딱지치자...내 다 잃었다고!!!!-_-;;




제...젠장...그래 모두들 새로 나타난 똥개넘한테 정신이 팔려 있었고

난 딱지를 잃은 울분을 토해내고 있었다...-_-;




우린 다시 딱지치기에 열중했고

그 녀석은 건방지게도 그 광경을 물끄러미 바라보고 있었다.

알랑 : 쿠에에에엑~!!! 또 졌다...ㅜ_ㅜ

꼬마1 : 우헤헤 랑이 니 인자 딱지 한개밖에 안남았네 우헤헤헤헤 빨리 대라

나는 눈물을 머금고 마지막 나의 비장의 딱지를 내놓았다.

그런데...

이 첨보는 개새-_-끼가 슬금슬금 걸어오더니...

나의 왕딱지를 스윽 물고는...

한쪽 구석으로 어슬렁어슬렁 걸어가서...


물어뜯기 시작했다...-_-;




알랑 : 어?어? 야....야이 똥개야!!! 그거 내 마지막 딱지란 말이다!!! 내놔라!!!

망치 : 크르르르르...

알랑 : 하하...아이다...그거 니 가져라...나는 또 만들면 되지 머...하하...-_-; 마이 무라-_-




나는 그렇게 나의 왕딱지를 똥개넘한테 뺏기고

집에 가서 울 엄마 잡지책 찢어서 딱지접다가 걸려서 데지도록 맞았다.-_-




그리고 그날 밤 잠자리에서 나는 울면서 생각했다.




"...강아지...잊지 않겠다...-_ㅜ"









둘. 배고픈 망치




우리는 어느샌가 녀석을 망치라 부르고 있었다.

녀석은 언제나 우리가 노는 공터 한쪽 나무들 사이에서 잠을 잤고

밥은 어디서 훔쳐먹는 것인지...

아무도 신경쓰는 사람이 없는데도 잘 살아가고 있었다.



그날도 난 동네 친구들과 어울려 각종 불량식품들을 사먹었다.-_-;

쫀쫀이, 싸구려 쥐포, 아폴로(빨대같은 걸로 쏙 빨아먹는거 있음),

달고나(맞나?우리 동넨 국자라고 했음-_-)

머 이런 것들이 우리들의 주식이었다.


어릴 적의 우리 집은 그리 부유하지 못했고...

어느 집이든 사정은 비슷비슷해서

50원짜리 쥐포 하나에도 행복해하던 그런 시절이었다.




우리는 언제나 놀던 공터 한쪽에서

사이좋게 불량식품을 나눠먹으며 우정을 쌓아가고 있었다.




두두두두두....




으잉?o_o?이게 먼 소리고?




타다닥~홰액~!!!



쿠에에에엑~!!!



아아...이런 빌어먹을...

망치 녀석이 나의 쥐포를 낚아채 저 멀리 달아나고 있었다.

젠장...그거 아껴먹을라고 5mm씩 뜯어먹던 거란 말이닷!!!ㅜ_ㅜ




알랑 : 망치 이놈아아아아~!!! 쥐포 내놔라아아아아~!!!ㅠ_ㅠ

꼬마1 : 그런다고 개가 다시 돌려주나?-_-

꼬마2 : 만약에 돌려주면 그거 먹을꺼가?-_-;;

알랑 : 잉잉...망치 점마는 왜 맨날 내꺼만 뺏아가노...잉잉...-_ㅜ

꼬마3 : 주인없는 똥개니깐 배고팠는갑네...그냥 우리꺼랑 나눠묵자.




망치가 내 쥐포를 뺏아간 덕분에

우린 불량식품으로 우정을 다질 수 있었다...-_-;


그리고 그날도 역시 신나게 놀다가

해가 뉘엿뉘엿 기울 때쯤하여 집으로 돌아갔다.




쭐래쭐래~




망치 녀석은 쥐포로 양이 안찼던지

집으로 가는 내 뒤를 쭐래쭐래 따라오고 있었다.


알랑 : 끄지라!!! 이 도둑놈 똥개야!!!

망치 : ......




또 다시 쭐래쭐래~




알랑 : 아~따라오지말라고!!! 지기뿐다~!!!따라오지마라!!!-_-

망치 : .......



또 쭐래쭐래~-_-;



알랑 : 에이씨 도둑놈 똥강아지...



나를 쭐래쭐래 따라오던 망치녀석을 외면한 채

난 대문을 열고 쏙 들어가버렸고

망치가 못들어오게 대문을 쾅 닫아버렸다.

그대로 집으로 들어가려다 문득 망치의 처량한 눈빛이 생각이 났다.




빼꼼~o_o




조심스레 대문을 열고 밖을 내다보니 망치녀석은

따라오던 그 자세 그대로 대문 앞에서 나를 쳐다보고 있었다.




알랑 : 그렇게 불쌍하게 쳐다봐도 소용없다. 쥐포는 인제 없다-_- 그거 내 전재산이었단 말이다.

망치 : 끼잉...

알랑 : 와? 배고푸나? 그래봤자 우리 집에도 물 거 없다.-_-

망치 : 끼이잉...

알랑 : 흠....알따. 쪼매 기달리봐라. 내 아까 점심때 밥묵다 만거 있그든? 그거라도 갖다주께.




나의 부모님은 맞벌이를 하셨고

언제나 내가 먹을 점심을 차려놓고 나가셨다.

하지만 어린 나는 놀기 바빠 늘상 밥을 거르기 일쑤였고

저녁에 돌아오신 어머니께 혼날 것이 두려워 몰래 버리곤 했었다.


그날도 난 점심을 먹다 말았고...남은 밥을 가져다 망치에게 갖다주었다.



망치 : 우걱우걱 쩝쩝 츄릅~

알랑 : 맛있나? 난주 배고프거든 또 온나. 내 밥 잘 안묵는데 안묵으면 그거 맨날 니 주께...




그날 저녁...


엄마 : 랑아~!!!

알랑 : 웅? 엄마 왜?o_o?

엄마 : 니 또 밥 어따 갖다 버렸노?!!!-_-+

알랑 : 다 먹었다.-_-

엄마 : 반찬이 그대로 있구만 멀 또 다 먹었다고 우기노!!! 밥 우쨌노!!!

알랑 : 아~그거 아까 아폴로 사다가 밥에다 비벼먹었다.

엄마 : 믿으라고?-_-;

알랑 : 아...아폴로는 밥하고 묵기 힘든가? ...-_-;




난 그날도 밥을 먹지 않은걸 들켜

엄마한테 죽도록 혼나고 대문 밖으로 쫓겨났다...-_-;

대문 밖에는 망치가 있었고 나를 향해 꼬리를 살랑살랑 흔들고 있었다.




알랑 : 아~망치 임마 아직 안갔노...다 니 때문이다 아이가 임마!!!

망치 : 헥헥...+ㅁ+

알랑 : 꼬리 흔들지 마라 임마...인자 니 밥도 못준다...-_-




나는 그날 대문 앞에서 망치를 끌어안고 그렇게 잠이 들었던 것 같다.









셋. 망치는 내 친구




그날 이후 망치는 항상 우리 집 대문 앞에서 잠을 잤다.

형편이 넉넉하지 못했던 어린 시절, 우리 집은 항상 셋방살이를 해야했고

주인집이 개를 싫어하여 차마 망치를 대문 안으로는 들여놓지 못했다.

어머니는 그 후로 항상 내가 먹을 밥과 망치의 밥을 같이 챙겨주고 출근하셨으며

난 항상 밥을 들고 대문 밖으로 가서 망치와 같이 밥을 먹곤 했다.


아주 어릴 적부터 난 동물들을 좋아했었고

형편이 형편인지라 개를 사서 키울 여력이 없던 시절...

주인이 없는 개였기에 망치는 나의 개가 되었고

내가 강아지를 좋아하지만 형편이 되지 않는다는걸 아시는 부모님도

굳이 뭐라고 하실 생각이 없으셨던 것 같다.




그날도 난 동네 친구놈들이랑 공터에서 야구를 하고 있었다.

야구가 돌풍을 일으키던 어린 시절...

동네 어느 아이나 집에 야구글러브 하나쯤은 갖고 있었고

야구배트는 거의 주인집 아들급 정도만 갖고 있었다.


아직 어린 꼬맹이었던지라 야구공은 테니스공이나 고무공 따위를 이용했고

우리는 학교가 마치면 늘 야구를 하곤 했었다.




까앙~!!!



알랑 : 야아~~~홈런이다 홈런 우헤헤헤헤




두두두두두 홰액~!!!




알랑 : 아...홈...홈런...

망치 : 헥헥헥헥헥~!!!+ㅁ+

알랑 : 이....이런 강아지...-_-;




학교를 마치고 돌아오면 항상 대문 앞에서 기다리다

내가 놀러가는 곳마다 따라다니던 망치.

정말 운동을 지지리도 못하던 내가 생애 최초로 홈런성 타구를 쳤는데...




내가 미처 홈까지 돌아오기도 전에 망치새끼가 공을 물고 와서

내 앞에다 갖다놓고 꼬리를 흔들고 있다.-_-




꼬마1 : 랑이 니 아웃!!!

알랑 : 아...아이다...이건 무효다!!! 망치가 물고왔다 아이가!!! 망치가 너그 팀이가?!!!

꼬마2 : 꼬마1 점마 빼고 망치 인제 우리팀!!! 랑이 니는 아웃!!!-_-

꼬마1&알랑 : 그...그런게 어디있노?!!!!

꼬마3 : 우쨌든 니보다 공이 먼저 왔으니까 니는 아웃이다 임마!!!

알랑 : 에이씨...망치 임마!!! 니 집에 가라!!! 와 여서 공이나 물고댕기노?!!! 빨랑 안끄지나?!!!

망치 : 끼잉.....




그렇게 망치는 구석에 가서 찌그러져 있는 듯 했다.-_-;




나의 아웃으로 공수교대...우리 팀이 수비로 전환했다.



까앙~



알랑 : 오예~땅볼~니는 아웃이다 케케케



두두두두두~홰액~!!!



알랑 : 어?어? 망치 임마!!! 빨리 공 내놔라!!! 점마 아웃시켜야 된다!!!



그러자 망치는...

같이 놀자는 뜻으로 오해했는지...

공을 물고는 냅다 뛰기 시작했다. -_-;



알랑과 수비팀 : 망치 임마 공 내놔라아아아아~!!!

망치 : 다다다다다다닷-_-

망치는 그대로 공을 물고 집까지 달려가버렸고

우리의 야구시합은 그렇게 막을 내렸다. -_-;




그날 저녁...집에서...


알랑 : 망치 이 똥개놈아!!! 니 때문에 우리가 졌다 아이가!!! 우짤낀데?!!!!

망치 : 헥헥헥헥헥+ㅁ+

알랑 : 에이 이 말도 못하는 똥개놈...인자 니하고 안논다!!!



그렇게 내뱉고는 집으로 들어가려던 랑이...

먼가 미안한 마음에 다시 망치에게로 다가갔다.




"망치 임마...내일부터는 행님이 니랑도 좀 놀아줄테니까 앞으로는 머할때 방해하지마라...^^"









넷. 망치는 셰키라견이다




어릴 적 우린 늘 사소한 걸로 말싸움을 하기도 했다.

누구의 말이 맞는지는 아무도 모르지만 서로 자기 말이 맞다며 우기고

때론 그 사소한 말싸움에 주먹다짐을 나누기도 했었다.


그날 역시 동네 꼬마녀석들은

망치가 무슨 개인가를 놓고

심각한 토론에 들어갔다. -_-;




꼬마1 : 오오~랑이만 따르는 저 충성심!!! 망치 점마는 진돗개다!!!

꼬마2 : 아이다 임마 진돗개는 별로 안싸나운데 망치 점마는 윽수로 사납다 아이가...

점마는 셰퍼드다


꼬마3 : 웃기지 마라 내가 딱 보니깐 풍산개구만...점마 풍산개다...

꼬마2 : 아이다 임마 셰퍼드 맞다!!!

꼬마1 : 그라마 랑이가 망치하고 젤 친하니깐 랑이한테 물어보자!!!

랑아 망치 점마 무슨 개고?




-_-;



망치가 나랑 친한 거랑 그거랑 무슨 상관이란 말이냐...-_-;




알랑 : 망치 점마 똥개다-_-

꼬마들 : 빙시가? 똥개가 우째 공도 물어오고 그라노? 똥개는 그런거 못한다

알랑 : 그래도 똥개는 똥개다-_-

꼬마들 : 랑이 점마 저거 완전히 빙시다. 우리 중학교 댕기는 종구 행님한테 물어보자.


젠장...망치 똥개 맞는데...-_-




종구 행님 : 에...내가 봤을때...망치 저거는...셰퍼드하고 일본개하고 섞인 셰키라라는 개다.




셰키라...? 첨 들어봤다...-_-




종구행님 : 에...그러니까는 일본놈들이 다리도 짧고 덩치도 작다 아이가...

그라고 셰퍼드는 윽수로 똑똑하다 아이가...

그라니까는 일본놈들이 자기들 개도 똑똑하게 만들라고 셰퍼드하고 섞었는데

저런게 튀나왔다.

망치가 쪼매 못생겼어도 윽수로 똑똑하고 사납다 아이가...


알랑 : 아이다 종구행님아....망치는 그냥 똥개다...-_-

종구행님 : 어허...셰키라라고 너그들도 중학교 댕기면 다~ 배운다. 저거 셰키라다.

꼬마1 : 종구행님이 셰키라라면 셰키라지 말이 많노?!!! 랑이 점마 아직도 우기네..

꼬마2 : 원래 랑이 점마가 쥐뿔도 모르면서 잘난척만 윽수로 한다 아이가.

꼬마3 : 종구행님 말하는거 들어보니깐 셰키라 맞구만. 랑이 니 쫌 우기지 마라.

알랑 : 씨...똥개 맞는데....-_-;




24살의 청년이 된 지금에서야 나는 말할 수 있다. -_-







"셰키라는 도대체 뉘집 강아지 이름이냐?! 종구 이 신발롬아!!! -_- "









다섯. 귀신들린 망치




며칠 동안 망치가 보이지 않았다.

좀 서운했지만 친구들이랑 놀러다니기 바쁜 어린 나이였기에

크게 신경을 쓰지 않았던 듯 하다.


며칠 만에 나타난 망치의 몸에 이상한 변화가 있었다.

망치의 왼쪽 눈이 푸른 빛을 띠고 있었던 것이다.

꼬마1 : 우와아~ 망치 점마 눈이 와 저렇노?

꼬마2 : 이상하다...귀신같다...

꼬마3 : 우리 엄마가 개눈 저런거 귀신들린거라 카든데...엄마야!!!

꼬마들 : 우르르르르르 (귀신 소리 듣자마자 다 도망감. -_-)




음...-_-; 지금 생각해보면 망치는 단순히 눈병에 걸렸던 것 같다.


하지만 어린 나이에는 귀신이 들었다는 말이 신빙성이 있었고...

동네 꼬마들은 망치를 피해다녔다.


솔직히...


나도 무서웠다. -_-;




하지만 꼬리를 흔들며 나를 쳐다보는 망치를

차마 외면할 수가 없었다.




알랑 : 야...야...망치 니 귀신 들린거 아이재?-_-;

망치 : 헥헥헥헥헥+ㅁ+

알랑 : 그...그래...행님은 니를 믿지만...혹시라도 귀신 들었으면

내한테 해코지 하지말라캐라..-_-;




다행히 얼마 지나지 않아 망치의 눈은 정상으로 돌아왔고...

언제나처럼 망치는 동네 곳곳을 누비고 다녔지만

철없는 꼬마넘들은 망치의 눈이 멀쩡해지고도 한동안 망치를 피해 다녔다.


하지만 내가 있어 망치는 그리 많이 외롭지는 않았을 것이다.









여섯. 재회




가난했던 어린 시절...

셋방살이를 했던 우리는 이사가 잦을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아버지의 직장과 나의 학교로

이사는 항상 한 동네 안에서 이루어졌다.

머 2층 살다가 1층 가고 1층 살다가 앞집 가고

앞집 살다가 뒷집 가고 그런식이었다. -_-


내가 초등학교 3학년이 되었을 때...

우리 집은 처음으로 조금 먼 곳으로 이사를 했다.


아...물론 멀어봤자 같은 동이었다...-_-;


하지만 어린 초등학생에겐 꽤나 먼 거리였고

집으로 가는 길은 골목골목이 많아

한동안 집을 찾지 못해 헤매기도 했다. -_-;




이사가는 날 나는 어머니께 물어보았다.

알랑 : 엄마~ 망치도 데려가면 안돼요오~?o_o

엄마 : 어...망치는 안된다...이사가는 집에...주인이...개같은 거 키우면 안된다드라...

알랑 : 에에이~주인집도 개 키우든데...그라지 말고 델꼬 가지...

엄마 : 안된다니깐!!! 자꾸 그라마 망치 딴데다 팔고 간다!!!



망치를 팔아버린다는 말에 잔뜩 쫄아서

더 이상 아무 말 못하고 망치에게 갔다.




" 망치야...행님 없다고 울지 말고...행님이 쪼매 멀어도 맨날 보러 오께. 대문 앞에 있그라~^^ "




그렇게 난 트럭의 뒷칸에 타고

나를 한없이 쳐다보는 망치와 이별을 해야했다.




그리고...이사를 간 다음날.


나는 학교를 다녀오는 길에 전에 살던 집 대문 앞을 보았다.

망치는 없었다.


알랑 : 어? 망치 어디 갔지? 내가 분명히 여기 있으라 캤는데...?



아쉬운 마음으로 돌아서며 집에 가는 길...

예전과는 다른 먼 길과 수많은 골목으로 인해

난 길을 잃고 헤매고 있었다. -_-;



난...

원래 좀 길치다. -_-



지하도 같은 데 들어가면 항상 같은 자리로 나오곤 한다. -_-;



어릴 적엔 어땠겠는가?




그렇게 한참을 헤매다 겨우 집을 찾아낸 것은

유난히 시끄러운 주인집 개의 짖는소리 덕분이었다.



알랑 : 아~그 똥강아지 얼빵한게 와저래 시끄럽게 짖노?



투덜거리며 우리집 골목을 들어선 순간...




놀랍게도 그곳엔 망치와 주인집 개가

대문을 사이에 두고 으르렁거리고 있었다.




알랑 : 어? 마...망치야!!!



나를 쳐다보고는 이내 꼬리를 흔들며 달려오는 망치...



알랑 : 하하...망치 임마...행님이 그냥 거기 있으라 안했나? 우리집은 우째 알고 찾아왔노?

망치 : 헥헥헥헥헥+ㅁ+



망치는 놀랍게도 나도 못찾는-_-

우리집을 찾아와 날 기다리고 있었다.

비록 같은 동이기는 하나 거리가 꽤 멀었고...

한번도 가본 적이 없는 곳을...망치는 찾아왔던 것이었다.



난 망치를 끌어안고 2층인 집으로 올라갔다.


역시나 망치의 밥은 이제 없었고...

난 내가 먹을 밥을 몽땅 접시에 부어 망치에게 주었다.

그리고 그날 난 하루종일 2층에서 망치와 놀았고...

주인집 개의 짖는 소리가 끊이지 않았던 것 같다.




그날 저녁...


망치를 2층 계단 언저리에서 재우고 나도 잠자리에 들었을 무렵...

나는 주인집 아주머니와 엄마의 대화를 들을 수 있었다.




주인 : 저기 계단에 있는 저 개는 도대체 뭐에요? 이 집 아들이 데려온 거 같던데...

엄마 : 아...죄송합니다...전에 애가 기르던 갠데 정이 들어서 애가 데리고 왔나보네요...

주인 : 저 개 때문에 우리 개가 자꾸 짖잖아요...개 키우면 안된다고 했는데...

엄마 : 죄송합니다...애 잘 타일러서 내일 꼭 내보낼께요...

주인 : 개 안키운다고 하시더니...이사온지 며칠이나 됐다고...참...

엄마 : 죄송합니다.




엄마는 그날 밤 나에게 한마디도 하지 않으셨지만...

나는 안방에서 엄마가 흐느끼는 소리를 들었던 것 같다.




일곱. 꿈 속에서...




망치는 우리 집의 처지를 알았던 것인지

아니면 단지 주인집 개와 마주치기가 싫었던 것인지

그날 이후 우리집 대문 앞이 아닌

집 앞 골목길에서 항상 나를 기다리곤 했다.


간혹 어딜 돌아다니는지 며칠씩 보이지 않을 때도 있었지만

망치가 보이지 않는게 이상하게 생각될 때쯤이면

여지없이 나타나 꼬리를 치며 나에게 달려오곤 했었다.



나는 언제나 학교를 마치면 망치를 데리고

항상 놀던 동네 공터로 달려갔다.

그곳에서 나는 동네 친구들과 야구를 하곤 했으며

때론 망치에게 공을 던져주며 놀기도 했다.




망치가 3일째 보이지 않던 날이었다.

나는 언제나와 같이 집에 오자마자

가방을 던져두고 공터로 달려갔다.

그러나 어찌된 일인지 공터에는 아무도 없었다


늘 허허벌판이던 공터엔 빨갛고 노란 꽃들이 화사하게 피어있었다.

아니 피어있었던게 아니라 발디들 틈도 없이 빽빽히 들어차 있었다.

온통 빨갛고 노란 꽃들의 향연...


주위를 둘러보니 아무도 보이지 않았지만

하나도 무섭지 않았다.




흐드러진 꽃들 위로 무언가가 쏙 고개를 내밀었다.

하하...망치...망치가 꽃들 사이로 고개를 내밀고

반가운 눈빛으로 나를 쳐다보고 있었다.




알랑 : 망치 임마...어디 갔었노? 행님이 걱정했다 아이가...




나는 흐드러진 꽃들 사이로 비집고 망치를 향해 달려갔다.

내가 망치에게 막 다다랐을 때 망치는

다시 꽃들 사이로 쏙 들어가버렸다.




알랑 : 어? 망치야? 니 어디 있노?




망치는 반대편 꽃들 사이로 다시 고개를 내밀었다.



알랑 : 아하하하하...내랑 숨바꼭질 하자고? 알았다...니는 잡히면 죽는다..크에엑-_-




망치는 그렇게 숨었다 나타났다를 반복했고

나는 즐겁게 꽃밭을 뛰어다녔다.

알랑 : 에잇, 잡았다 요놈!!! 우헤헤헤헤




한동안 숨바꼭질을 하다 결국 나에게 잡힌 망치를

끌어안고 뒹굴고 있을때 희미한 소리가 들렸다.




"랑아....밥먹어라..."









여덟. 망치의 꿈




어라? 꿈이었나?

깨어보니 일요일 아침이다.

엄마는 9시가 다 되어서야 밥을 먹으라며 나를 깨웠고

나는 밥을 다 먹고 또 친구들이랑 야구를 하기 위해 공터로 달려갔다.


그날도 역시 망치는 보이지 않았다.



알랑 : 아...망치 임마 이거 어디 갔지? 4일째 안보이네?




조금 이상하긴 했지만 그런 일이 자주 있었으므로

별 신경을 쓰지 않고 공터로 갔다.

또 얼마 안 있어 나타날 거라 생각했다.

그땐 그랬다.




공터로 가서 동네 애들을 불러 모은 다음 야구를 시작했다.

한참을 그렇게 야구에 열중하고 있을 무렵

공터 저쪽에서 개 한마리가 어슬렁어슬렁 걸어오는게 보였다.




꼬마1 : 어? 점마 저거 망치 아이가?

꼬마2 : 어디? 어? 망치 맞네? 점마 며칠 안보이드만 어디 갔다왔노?


꼬마들이 가리키는 쪽을 바라보니

과연 망치가 어슬렁어슬렁 걸어오고 있었다.

나는 반가운 마음에 야구를 하다 말고 망치에게 달려갔다.




알랑 : 하하...망치야 임마 어디 갔었노? 행님이 걱정했다 아이가...^^



그런데...뭔가 좀 이상하다.



망치는...

망치는...

나를 보면 항상 먼저 꼬리를 치며 달려왔는데...




내가 달려가자 망치는 꼬리를 내린채

잔뜩 겁에 질린 눈으로 나를 쳐다보며

뒷걸음을 치고 있었다.




망치에게 달려가던 나는 이상한 맘에 그 자리에 우뚝 서고 말았다.

그러자 망치도 그 자리에서 나를 쳐다보고 있었다.




알랑 : 망치야...임마 행님이다...행님 못알아보나?




슬픈 눈으로 나를 바라보던 망치...

내가 망치를 향해 한걸음을 더 내딛었을때

망치는 뒤돌아 달아나기 시작했다.



알랑 : 임마~망치야!!! 어디 가노? 행님이라니깐....!!!



몇 걸음을 쫓아가다 너무나 빠른 속도로 달아나는

망치의 뒷모습을 보고는 포기해버렸다.




알랑 : 어? 망치 점마 왜 저카지?

꼬마1 : 나름대로 힘든 일이 있나보지...저럴 때는 혼자 있게 내비둬야 된다...-_-

꼬마2 : 그래 혼자 술이라도 한잔 하면서 고독을 달래라 캐라...-_-


니들이 정말 애들이냐? -_-;




어린 나이였기에 무엇이든 빨리빨리 잊고

금세 새로운 환경에 적응하기 마련이다.

우린 금방 다시 야구에 열중할 수 있었고...

망치 일은 머리 속에서 사라지고 있었다.




그때 공터 옆길로 지나가는 오토바이 한대가 보였고...

그때 왜 그렇게 오토바이가 크게 보였는지 잘 모르겠다.




끼이이이이익-




귀를 찢는 듯한 소리가 들려왔고

야구를 하던 아이들 모두가 놀라서

오토바이가 돌아들어간 골목을 쳐다보았으나...



이내 부웅~하고 오토바이가 출발하는 소리가 다시 들렸고

우리는 아무것도 아닌가보다...하고 다시 야구를 시작했다.




야구를 막 시작하려고 할 때 동네 꼬마녀석 하나가

우리에게 달려오며 소리쳤다.




꼬마 : 랑이 형아!! 랑이 형아!!!

알랑 : 왜 임마!!! 야구해야된다 부르지마라!!!

꼬마 : 랑이 형아...망치가...망치가...

알랑 : 왜? 망치가 뭐?o_o

꼬마 : 형아...망치가 죽었다!!!




뭐?




망치가...




죽었다고?




알랑 : 뭐? 임마 그게 무슨 소리고? 내가 방금 전에 요기서 망치 봤는데?!!!

꼬마 : 히잉...망치 조기 골목에서 오토바이에 찡깄다...죽었는거 같다...

알랑 : 뭐라고? 진짜 망치 맞나?

꼬마 : 힝...망치 맞다...오토바이는 그냥 도망가드라...




순간 내 귀엔 아무 것도 들리지 않았다.

어느새 나도 모르게 망치가 치였다는 그 골목으로 달려가고 있었고

동네 꼬마 녀석들 모두가 내 뒤를 따라왔던 것 같다.




정신없이 뛰어들어간 골목엔...




망치가 피를 흘리며 누워 있었다.




망치가...




죽은건가?




아...아니다!!!




피를 흘리며 쓰러져 있었지만

망치의 가슴은 빠른 속도로 수축과 팽창을 반복하고 있었다..




알랑 : 마...망치야!!!




망치에게로 달려가던 나는 약 2m 앞에서 우뚝 멈춰서고 말았다.




망치가...

나를 쳐다보고 있었다.

아까의 그 슬픈 눈이 아니라...

꿈속에서 보았던 반가운 눈으로...

피를 흘리며 오직 나만 쳐다보고 있었다.




나는 그 자리에 얼어붙은 채 꼼짝도 할 수 없었다.




알랑 : 마...망치야...임마....좀 일어나봐라...흑...




망치는...

그렇게 나를 쳐다보다가...

서서히 꼬리를 들더니...




아주 힘없이 꼬리를 흔들었다.




일어설 힘도 없는 주제에...

숨도 제대로 못쉬는 주제에...




나를 보며 꼬리를 흔들고 있었다.




그리고...

나를 향해 기어오기 시작했다.




꼬마들 : 우아아아아악~!!!




꼬마녀석들은 어느새 다 도망가버렸고...

나 혼자만 그 자리에 선 채 꼼짝도 할 수 없었다.




그렇게...

그렇게...




피를 흘리며 나에게 기어오던 망치는...




미처 나에게 다다르기도 전에...

꼬리가 내려가고...


눈을 감아버렸다.




알랑 : 흑....마....마....망치야아아아아!!!




난 그제서야 망치에게 달려갔고...

이미 눈을 감아버린 망치를 끌어안고...


오열할 수밖에 없었다.




어린 나이에...

처음으로 맞이한 죽음.




나는 그때 한없이...

한없이...




울었던 것 같다.









얼굴은 온통 눈물콧물로 뒤범벅이 된 채...

흰 옷을 망치의 피로 적시며...

나는 이미 잠든 망치를 안고 집으로 달려갔다.




대문 안으로 차마 들어서지도 못하고...

망치가 늘 기다리던 골목길 그 전봇대 밑에서...



나는 망치를 부둥켜안고 하염없이 울었다.




그때의 기억이...

중간중간 끊겨있는 걸로 봐서는...

울다 지쳐 실신했던 것도 같다.






저녁무렵...

장을 보기 위해 나오시던 엄마가

나의 꼴을 보고 소스라치게 놀라 달려오셨다.




엄마 : 라...랑아!!! 이게 무슨 일이고!!! 니 와이라노?!!!

알랑 : 흑...엄마...망치가... 내 친구 망치가요...

아까 꼬리도 흔들었는데요...흑...




계속 자는 척을 해요...흑흑...









Epilogue.




안녕하세요?

알랑입니다.

지금까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이 이야기는요.

저와 어린 시절의 한 부분을 같이 보낸 망치의 이야기이구요...

제가 처음으로 겪어본 친구의 죽음을 이렇게 글로 썼습니다.

저는 그 이후로도 친구들 또는 사촌형제들에게

망치 이야기를 자주 했었습니다.

그리고 소설가를 꿈꾸던 어린 시절부터...

내가 만약에...소설가가 된다면...

나중에 훌륭한 소설가가 된다면...

망치의 이야기를 꼭 글로 쓰고 싶다...라는 생각을 했었습니다.


비록 재능이 없어 소설가의 꿈을 접은 지금...

이렇게나마 망치의 이야기를 전하게 된 것에 너무 기쁘구요.

그래서 이렇게 읽어주신 여러분에게 너무 감사할 따름입니다.


저는...

이 글을 쓰면서...

20시간 이상을 컴퓨터 앞에 앉아 있었고...

그 사이에 2갑이 넘는 담배를 피워 대야만 했습니다.


물론...

20시간 동안 이 글에만 매달려 있었던 것은 아닙니다.

글을 쓰면서 자꾸 터져나오려는 울음을 참으려 애쓰기도 하고...

나도 모르게 흘러나오는 눈물을 훔쳐내기도 했으며...

밖에 나가 새벽하늘을 쳐다보며 망치와의 기억들을 떠올려보기도 했습니다.


저는...

망치와의 슬픈 이별..을 쓰려고 했던게 아니라요.

단지 망치와의 아름다운 추억을 쓰고 싶었던 것인데요.

제 능력이 부족한 관계로 결국 이렇게 끝을 맺게 되었네요.


글의 중간중간 섞여 들어간 제 감정을 절제하기 위해서...

최대한 망치와의 아름다운 추억만을 남기기 위해서...

이 글을 고치고 또 고치는데 많은 시간을 들인 것이구요...

슬픔이 아닌 작은 미소를 여러분께 전달하고 싶었습니다.



어린 시절 대학생이던 사촌 형에게

망치 이야기를 해 준 적이 있었습니다.

그때 형은 저에게 이렇게 말했었습니다.


" 망치가 자신의 죽음을 알고 있었나보다...

그래서 죽기 전날 니 꿈속에 나와서 마지막으로 같이 놀았던 거고...

자신이 죽는 날 니가 위험할까봐 일부러 너를 피해 달아났었나보다..."



물론...

그렇지는 않겠지...라고 생각은 합니다.

아무리 똑똑한 개였어도 자신의 죽음까지 알고 있지는 않았을 테니까요.

하지만 사촌 형의 그 대답이...

저에겐 아직 망치와의 추억이 잔잔한 꿈으로 남아있게 합니다.


그리고...

저는 그 말을 영원히 믿고 싶습니다.




망치는요...

지금 꿈을 꾸고 있는 겁니다.

어린 시절 저의 꿈에 망치가 찾아왔던게 아니라요...

망치의 꿈 속에 제가 놀러갔던 거구요...

망치는 지금도 저와 함께 있는 꿈을 꾸고 있을 듯합니다.




아...

지금 제가 너무 피곤하네요.

부족하지만 제가 정말 사력을 다해 쓴 글이구요.

이 글 읽어주신 분들께는 아름다운 이야기로 남게 되길 바랍니다.




이제 그만 자러 가야겠어요.



오늘 꿈 속에서 망치를 다시 보게 되길 바라면서...






By. Allang.

 

 

출처 : http://cafe.daum.net/allangsto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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