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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로 다르게 흘러간 11년이란 시간속에서

리키네언니 |2012.11.20 17:28
조회 205 |추천 0

 

전 살면서 그야말로 평범함과는 거리가 먼 인생을 살아온 28살 대학원생입니다.

 

어려서부터 운동과 음악을 좋아하며 친구들과 어울리기를 좋아하고

 

형제는 없었지만 17년을 함께 살아온 강아지를 누구의 형제자매보다 사랑하고 아끼며 살았습니다.

 

내 인생에 그 사람이 들어오기 시작했을때까지는 그래도 나의 이러한 인생이 참 신나고

 

다이나믹함이란 내 인생의 모토라고 여겨질만큼 하루하루 열심히 놀고 공부하고 일도 했습니다.

 

 

때는 바야흐로 2001년 8월 20일,

 

캐나다로 유학을 떠났더랬죠. 그때 내 나이 열일곱.

 

고등학교 1학년이었죠. 사춘기 소녀가 부모를 속썪일 수 있는 모든 방법으로 엄빠 마음을

 

아프게 하던 내 인생 가장 큰 방황의 시기중, 좋은 기회로 아시는 분의 댁에서 살며 공부를 하게 되었죠.

 

뭐, 공부랄 것까지도 없었습니다.

 

영어 몇마디 굴릴줄 알긴했지만 17살짜리를 양키들 사이에 던져놓으면

 

살아남기위해 뭐라도 집어들고 읽고 풀게 만들더군요.

 

하다못해 나가 놀으려 할래도 영어를 해야하니 입은 생각보다 일찍 트이더이다.

 

내가 살던 고향은 꽃피던 산골~은 아니고...

 

뒷집에 말뛰어다니고 옆집엔 80년대 스타일 체크무늬 와이셔츠를 즐겨입으시는

 

레트로 스타일 부부가 사는 밴쿠버의 시골마을이었죠

 

5월만 되면 동네 곳곳에 풍겨댔던 말똥 썪은내는 내 죽을때까지 잊지 못할겁니다.._-_

 

한쿡사람이 별로 없는 동네라 같은 학교다니는 한국 아들과는 자연히 깊은 사이로 서로

 

울고 웃는 일을 함께하며 서로 의지하게 되었죠

 

그중 한명은 내가 살던 집에서 같이 지내서 더더욱 친해졌죠

 

내가 나대고는 살았지만 혼자 동떨어져있을때 사회성이 다소 떨어지는 편이라

 

같은 집서 지낸 친구가 날 잘 데리고 다녀줬죠

 

분명 갸도 한국서 공부 드럽게 안한거 같은데 이미 1년을 넘게 지내고 있어서 그런지

 

학교 수업도 곧잘 따라가고 학교에서 인정도 받고 있어서 나에겐 멋져부러~내 롤모델. 이었다는.

 

난 학교교실앞의 정당한 흡연실과 여기저기서 쪽사리해대는 머리에 피도 안마른 양키들 사이에서

 

여긴 어딘가 난 누군가를 외치며 쏟아져 내리는 정체성을 주워담기 바빴죠

 

 

그러던 어느날 점심시간에도 잘 얼굴을 안비추던 두살 위 오빠가 식당에 나타났죠

 

그의 이름은 영어이름은 제프.

 

난 이름이 참 웃기다고 생각했고 얼굴과 매치는 더더욱 안되었어요

 

항상 그는 2000-2002년 유행했던 댄디한 폴로 세트를 좋아했어요

 

이를테면 면바지, 셔츠, 그위에 니트, 면잠바 와 같은.ㅋㅋㅋ

 

머리는 조금 길고 밝은 갈색으로 항상 살짝 드라이 한것같이 차분하게 떨어지는 머리를 추구했어요

 

얼굴은 약간 족제비를 닮았음.

 

내눈엔 귀여운 족제비.ㅋㅋ 난 참고로 고슴도치도 좋아하죠.

 

인상 참 사납네.

 

라고 생각하며 그냥 무시하고 내 먹을 밥이나 먹으며 창밖을 보고 있었어요

 

말을 많이 안하는 성격이었음

 

새로온 후배가 너냐며 니가 ㅇㅇ이랑 같은 집에 지내냐며 앞으로 고딩 졸업까지 잘 지내보자고 하더이다

 

아~네... 그래요 그럽시다 족제비씨라고 속으로 생각하며 씨익 웃고 말았죠

 

 

인상은 저랬지만 알고보니 참 나투루 녹차아스크림보다 부드러운 남자더이다

 

한국에서 유학결정된후에 남친이 바람나서 제대로 뒤통수 까이고와서 남자는 다 똑같다며

 

17살 먹어놓고 다시는 내 사랑따위 하나바라 며 헛생각을 하던 시기라

 

그냥 세상 어디에도 없는 차칸남자구나 라고 생각했죠.

 

알고보니 그는 우리집 사는 친구와 베프였고 그 둘은 언제 어디서나 에릭과 전진처럼 꽁샹꽁샹하며

 

살갑게 지내더이다

 

집에도 몇번 놀러오고 셋이 같이 놀러도 다니고 나도 뭐 노는거에 환장하는 사람인지라

 

심심찮게 흘러가는 그때의 그 시간들이 참 좋았소

 

그러다보니 나도 사람이고 집에서도 떠나와있고 크리스마스가 다가오니 마음도 싱숭생숭한게

 

선물들이나 사줘야겠다 싶어서 쇼핑몰에 가게되었죠

 

그러던중 어느새 우리집 사는 친구보다 그 사람에게 줄 선물에 심혈을 기울이는 나를 발견하고

 

소스라치게 놀라며 '아놔 망했다'를 백번 외쳤습니다.......

 

 

크리스마스가 되어 방학하던 날 학교가 끝나고 슬쩍 선물을 건내주고 한국 잘 다녀오라고 뒤돌아서오는데

 

혹시나 선물받고 오해하진 않을까 심장이 콩당콩당 그는 아무 생각없을 걸 모르고 혼자 떨려서

 

그의 시야에서 사라지기전에 자빠질뻔했죠. ㅎㅎㅎ 아직도 난 그날이 눈에 선하오. 맥주가 땡기네..쩝

 

에니웨이. 겨울 방학이 끝나고 오랜만에 그를 보러가는 길 난 그간 머리도 다시 검정색으로 염색하고

 

운동도 열씨미해서 살도 좀 빼고 할줄도 모르는 화장품을 잔뜩사서 연구하기도 했죠

 

휴우 그러다가 어디선가 우연히 그가 학교의 어떤 여자와 비밀리에 사귄다고 전해들었죠

 

내 감정을 아무에게도 말하지 않은 터라 난 담담히 아 그랬구나 라며 웃어 넘겨버렸습니다.

 

 

쓰라린 가슴을 붙잡고 소주를 ... 들이키진 못했고 (미성년자) 방안에 틀어박혀 MBC 홈페이지에서

 

정액권을 끊어서 신비한티비 서프라이즈를 눈물을 뚝뚝 흘리며 밤새보았죠..........ㅋ

 

 

며칠 식당에 안가며 그를 안보며 마음을 다잡고 나는 다시 예전의 관계로 돌아갈 준비를 마쳤더랬어요

 

그는 속도 모르고 요즘 왜 밥먹으러 안왔냐고 옆에 쪼르르 와서 앉더니 한국 가따온 얘기를

 

풀어놓으며 한국 자기동네에 맛있는 식당과 이쁜 카페들이 엄청 샜겼다고 한국오면 한번

 

놀러오라는 망언으로 날 다시 MBC정액권을 끊게 만들었어요.....   _-_

 

 

시간은 흘러흘러 기말고사에 레포트에 정신없이 끝낼무렵

 

여름방학이 되었습니다.

 

그러는 동안 공부가 너무 힘들어서 사랑따위 난 몰라 상태로 접어들어

 

한국가서 그리운 내동생 리키 볼날만을 그리고 있었습니다.

 

하필 그의 생일은 7월. 챙겨줄수 없기에 난 또 선물이나 주고 가야겠다 싶어서

 

당시 유행했던 휴XX스 향수를 큼지막한 거 한병을 사서 안겨줬습니다.

 

좋아했죠. 당연. 그는 예나 지금이나 꽁짜를 좋아하거든요...풉

 

근데 내가 머리에 총이 맞았는지 주면서 말도 안되는 분위기와 장소에서 좋아했었다고 뱉어버렸습니다.

 

하하하하하하하하ㅏ하ㅏㅏ하ㅏ하ㅏㅏㅏ하핳ㅎ하하하하ㅏ

 

장소는 그의 집 근처 허허벌판 이상한 풀들이 있던 공터였고 시간은 4시반 경.

 

그는 작은눈이 탁구공만해졌다면 오바지만 암튼 그런 느낌으로다가 커지고

 

말을 잇지 못하더군요.

 

개뻘쭘해서 과거형이라고 과거형 그랬었다고 왜이래 표정.ㅋㅋㅋㅋㅋㅋ

 

라며 도망치듯 난 낼 한국간다 담학기에 봐라고 튀었어요.ㅋ

 

그렇게 방학동안 한국에서 만날 수 있던 기회고 뭐고 다 버리고 연락도 안받고

 

9월이 되어 다시 학교에서 재회했습니다.

 

 

계속 비밀리에 만나던 그 커플은 드디어 공식 선언을 하며

 

날 공부의 구렁텅이로 몰아넣어군요 ㅎㅎㅎ 아놔 ㅠ_ㅠ

 

그래도 난 몰래몰래 기념일 크리스마스 생일은 꼬박꼬박 챙겨줬어요

 

더 이상 난 니가 좋다는 그런 말없이 그냥 선물과 축하한다는 카드 정도만요.

 

난 바람을 당해봐서 절대 뺏을 생각은 없었거든요.

 

그렇게 내 고등학교 시절은 끝이났고 난 한국으로 컴백.

 

한국에서 대학 생활을 시작하며 내 옛사랑은 묻혀버리는 듯 했습니다.

 

 

20살 겨울. 대학 수시에 합격해서 한창 놀고 있을 때

 

그가 한국으로 돌아왔습니다.

 

물론 8개월정도 못본거긴한데 그래도 오랜만에 본다니까 아련하면서 떨리면서도

 

한편으로는 맘이 편하더라구요 이미 그때 우리 사이엔 4년의 우정이 있으니까.

 

오랜만에 만난 그는 많이 변했더라구요

 

더욱 활발해지고 말도 많아지고 매너도 좋아지고 어른스러워졌더군요.

 

군대에 갔다가 다시 미국으로 대학 갈거라고 2-3년 간은 한국에 있을 거라고 자주 보자고.

 

그거죠. 공익근무.

 

알고보니 그는 이름을 들으면 알만한 회사의 재벌3세였죠.

 

놀랐죠. 엄청. 오마이갓. 내가 무슨짓을.

 

난 그냥 떨어져나가야겠다 *^^* 라며.

 

하지만 그와 한국이라는 환경에서 자주만나 커피를 마시고 밥을 먹고 하다보니

 

커지는 내 욕심을 어떻게 할수가 없더라구요

 

하지만 나도 대학생활에 흠뻑 빠지게 되면서 그냥 연락만 고냥고냥 하게 되고

 

그도 한국에서 연예인 뺨따구를 다섯번 치고도 남을만큼 이쁜이 아닌 아름다운 여친을 만난다는것 알고

 

연락을 하지 않게 되더군요

 

또 다시 그렇게 묻혀버린 내 마음은 작년. 2011년 11월에 무슨 지각변동으로 인한 화석 발견처럼

 

튀어나오게 되었어요. 4년간 미국에서 대학교를 마치고 한국으로 완전히 들어오게 된 그가

 

내 연락처를 어떻게 알았는지 연락이 온거죠.

 

와- 그때 회사에서 근무중이었는데 의자에서 벌떡일어났다는.

 

시말서 쓸뻔했다는.

 

 

후아. 지겹나요?

 

난 쓰다보니 추억이 하나둘 떠올라서 신나네요..

 

뒷이야기는 집에 가서 써야겠당 쩝...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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