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교에 입학하자 마자 가입한 동아리의 3년 선배인 지금의 남자친구가 저를 죽자고 쫓아다녔습니다.
거의 매일 밥 사주고 과제 도와주고 동아리에서 기강 잡는다고 선배들이 호출 할 때면 미리 저만 빼주고
남들이 보면 꼴불견이다 싶을 정도로 저를 쫓아다녔어요.
저는 지금은 머리를 잘랐지만 대학에 입학 할 때는 머리가 허리까지 길었구요.
고등학교 때 잠깐 잡지 모델을 한 적이 있었어요. 그냥 예쁘다는 말을 종종 들었습니다.
남자친구는 제가 왜 좋냐고 물어보면 예뻐서 라고만 대답을 하구요..
그 때는 너무 어렸고 또 멀쩡하게 생긴 오빠가 정말 죽자고 좋아해주니까 새침도 떨고 했습니다.
그러다가 남자친구는 졸업을 하고 저는 대학생일 때 소개팅도 하고 다른 남자도 사귀어 봤고요.
전 지금의 남자친구에게 솔직히 별로 관심이 없었습니다.
여자의 마음이란 게 좋다고 하는 남자는 또 거들떠도 안 보게 되더라구요.
그러다 저도 졸업하고 여기에 쓰기는 곤란하지만 제게 큰 일이 있었는데
남자친구가 수습해주고 저 다독여주는 모습 보고 그 남자의 순정에 교제를 시작했습니다.
처음 20살에 만나고 25살 때 부터 교제 했네요. 남자친구는 28살이었구요.
정말 사람마음이 우스운게 마음을 주고 좋아하기 시작하니 그렇게 좋을 수가 없더군요.
왜 그렇게 긴 시간 애를 태웠는지 미안하기까지 하구요. 남자친구는 정말 저에게 아직도 잘해줍니다.
처음 만나고 거의 10년의 세월이 흘렀는데도 한결 같이요. 남자친구가 좋은 회사에 취직하고
저도 고등학생들 입시개인과외로 괜찮게 벌고 있어서 둘이 결혼 이야기가 나왔어요.
둘 다 서울에 있고 저희 부모님은 대전에, 남자친구 부모님은 부산에 계셔서 저는 남자친구 부모님을
한 번도 만나본 적 없었구요. 남자친구는 저를 워낙 오래 좋아했기 때문에 저희 부모님도 다 아십니다.
저희 부모님이랑 오빠도 사이가 너무 좋구요.
저희 집에 인사가서 먼저 인사 드렸어요. 저희 부모님은 당연히 오빠랑 결혼하는 거라 알고 계셔서
즐겁게 식사하고 돌아왔는데 돌아오는 차 안에서 오빠가 이야기 하더라구요.
본인 부모님이 조금 드세다고, 혹시 상처 받을 일이 생길지도 모르나 나만 믿으라구요.
그래서 저는 조금 겁을 먹은 상태였습니다.
언제 인사 드리러 갈거냐고 계속 보챘는데도 남자친구는 조금만조금만 하면서 시간을 미루더라구요.
그러다가 어제 모르는 번호로 전화가 와서 받으니 남자친구 엄마라고 만나자고 하시더라구요.
그것도 점심시간에요. 다행히 저는 지금 수능이 끝나서 좀 한가한 터라 오늘 낮에 만났습니다.
일부러 저를 만나러 부산에서 오셨데요.
모두 생략하고 결론은
남자친구 아버지는 교육계 종사하고 계시는데 정확히는 말 할 수 없지만 아무튼 되게 높은 분이시더라구요. 전 몰랐네요.
그리고 어머님은 부산에서 프렌차이즈 사업을 하고 계시구요. 건물이 몇 채이고 , 집은 어떻고
줄줄이 이야기 하시는데 무슨말인지 하나도 못 알아듣겠고 이런 이야기를 왜 하시나 듣고만 있었습니다.
그러시더니 온 가족이 엄청 큰 교회를 다니는데 아버지가 장로님이시라고 (저는 교회를 안다녀서 모릅니다만)
엄청 괜찮은 선자리가 계속 들어오는데 왜 마다 했는지 이제야 알았다면서 너희 집은 어떻냐고 물으시더라구요.
저희 엄마는 작은 꽃집하시구요. 아버지는 퇴직하시고 어머님 꽃집 같이 도우시기 시작한지 얼마 안되었다고 이야기했더니 웃으시면서 왜 그렇게 꼭꼭 숨겼나 알겠다고 하시더라구요.
그러면서 이렇게 말씀하셨습니다. 정말 다 기억이 나는데요.
- 드라마 많이 봤지?
그러면서 가방에서 봉투 꺼내주시는데 정말 할 말이 없더라구요.
알아서 잘 정리하고 헤어지라고 들어보니 꽤 오래 애 태웠던데 정리하라고만 하시더라구요
저는 앉아서 눈물만 뚝뚝 흘렸는데 촌스럽게 울지말라고 하시면서 가셨습니다.
그래도 봉투라도 돌려드리고 싶었는데 포스가 너무 어마어마 하셔서 엄두도 못 내었네요.
집에 차끌고 오면서 운전하면서 얼마나 울었는지 너무 치욕스러워서요
집에와서 봉투 열어보니 500만원이네요. 남자친구한테는 계속 전화오구요
근데 한통도 안 받았어요
카톡 보니 엄마한테 다 들었다고 제발 전화 좀 받으라고 벨도 누르고 밖에서 부르고 난리에요 지금도
저 뭐 어떻게 해야 해요? 정말 몰라서 물어보는거에요. 저 뭐 어떻게 해야 하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