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저녁 홍콩에서 열린 2013 엠넷 아시안 뮤직 어워드(이하 MAMA)에 대한 평가는 예년과 별반 다르지 않았습니다. 소문난 잔치에 먹을 것 없다는 말은 이번에도 들렸고, 돈만 쏟아 부은 겉만 번지르르한 시상식이라는 비난은 올해도 예외가 아니었지요. 올해의 MAMA 역시 미흡한 진행이었다는 쓴소리를 피해갈 수는 없었습니다.
그런데 이제는 이러한 비난이 오히려 더 지겹게 느껴집니다. 아시아를 넘어 전 세계가 함께 즐기도록 만들겠다는 그들의 글로벌한 취지를, 이제는 격려해 주어야 할 때가 아닌가 라는 생각이 들어서 말이지요. 이런 저런 문제점들은 여전히 남아 있지만, 대한민국 음악 중심으로 전 세계 26억 명이 함께 시청하는 시상식을 개최하고 있다는 사실만큼은, 분명 칭찬받을만한 일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한류의 불씨를 계속해서 지펴 나가기 위해서는 이런 대규모의 시상식이 필요하다고 봅니다. 케이블 방송에서 만들어지기 때문에 국내 대중에게는 그다지 큰 잔치로 여겨지지는 않지만, 지금 상황으로서는 한국의 그래미, 한국의 AMA가 될 수 있는 유일한 시상식은 MAMA 외에는 없을 것이라는 생각이 들거든요. 국내에서는 욕만 얻어먹기 바쁜 시상식이지만, K-POP을 세계를 향해 대대적으로 알리고 있는 시상식은 아직 MAMA 뿐입니다.
싸이의 4관왕은 너무도 당연한 결과였습니다. 지금까지 한류 음악을 알리는 데 가장 지대한 공헌을 한 그가 충분히 받을 수 있는 대접이었지요. 국내에서도 참 많이 본 무대였고, 또 세계 각국의 사람들이 벌인 플래시몹까지 숱하게 봐 온 ‘강남스타일’이었는데도, MAMA가 준비한 대규모 무대를 지켜보니 감회가 더욱 새롭더군요. 국내에서 마련한 ‘강남스타일’ 무대 중에서는 가장 화끈하고 웅장한 퍼포먼스가 아니었나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반면 그 외에 다른 가수들의 무대들은 그리 좋은 평가를 받지 못했습니다. 예전에도 불거져 나왔던 선정성 논란과 너무도 자극적인 퍼포먼스의 주인공이 되어, 혹시나 했는데 역시나 라는 비난을 고스란히 받아야만 했죠. 특히 에일리를 제외한 대부분의 여자 가수나 걸그룹의 무대는 가장 시선을 잡아 끌만한 무대이기는 했지만, 또한 가장 눈살이 찌푸려졌다는 비난의 무대로 남게 되고 말았는데요.
매년 MAMA가 겪게 되는 비난 중에 또 하나는 ‘국내 3대 연예기획사들만의 잔치’라는 것이었습니다. 굵직한 상은 언제나 3사의 가수들이 돌아가면서 받고, 퍼포먼스 역시 3사의 가수들에게 가장 많은 기회가 돌아간다는 이유 때문이었죠. 올해도 이 부분에 대해서 크게 달라진 것은 없었습니다. 4부에 걸쳐 진행이 되었던 MAMA의 2,3부는 SM, YG, JYP의 치열한 퍼포먼스 대결로 꾸며지더군요.
사실 이 부분 역시 이제는 나무라기만 할 것이 못 되는 듯합니다. 3대 연예기획사들이 독식하는 모습이 꼴불견이 라고 해도, 실질적으로 3사 소속 가수들의 활동이 가장 두드러졌고, 그들의 퍼포먼스야말로 가장 볼만한 무대를 제공하기 때문이지요. 언제까지 그들만의 잔치라며 팔짱을 끼고 비아냥거릴 수만은 없습니다. 그보다는 그들의 대결을 지켜보며 이번에는 누구의 무대가 훌륭했었는지를 평가해 보는 것이, MAMA를 제대로 즐길 수 있는 방법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올해 MAMA에서 펼쳐진 3사의 대결은 YG의 압도적인 승리가 아니었나 싶습니다. 싸이가 YG 소속이기 때문이라서가 아닙니다. 일단 싸이는 3사의 대결에서 제외를 시키는 것이 당연할 듯싶죠. 여기서 말하는 SM, YG, JYP 의 대결은 각 소속사들이 키워낸 솔로 가수 혹은 그룹들끼리의 퍼포먼스 경쟁을 뜻하는 것이니까요.
비교 대상은 SM의 샤이니와 슈퍼주니어, YG의 빅뱅, JYP의 우영과 박진영이 되어야 할 것입니다. 이들의 무대야말로 3사가 가장 공을 들이고 수고한 무대이니까요. 각 기획사를 대표하는, 그리고 그들의 퍼포먼스 능력을 서로 비교할 수 있는 무대가 아니었나 싶었는데요. 이 대결에서의 승리가 바로 YG 빅뱅의 몫이었다는 것입니다.
개인적으로 샤이니의 라이브 무대가 슈퍼주니어의 현란하고 화려한 무대보다 훨씬 나았다는 생각이 듭니다. 형광과 어두운 조명으로 판타스틱한 무대를 연출하기도 했지만, 맥 빠지게 만드는 립싱크와 이제는 지겨워진 군무는 슈퍼주니어의 위엄을 망가뜨린 듯했죠. 오히려 볼품없었던 샤이니의 무대가 열정적인 라이브로 인해 더욱 빛을 발하는 듯했는데요. SM을 대표한다는 가수가 이렇게 큰 무대에서 립싱크를 선택했다는 것이 안타까울 뿐이었습니다.
우영과 박진영의 합동 공연을 준비한 JYP에 대한 안타까움은 더했습니다. 올해 JYP 소속 가수들은 부진을 면치 못했지요. 딱히 내세울 것 없는 상황에서 고심 끝에 꺼내든 히든카드가 바로 박진영 자신이었는데요. 노출을 하면서까지 과감한 퍼포먼스를 감행했지만, 오히려 그들의 퍼포먼스는 3사의 대결 중 가장 부족한 무대였다는 평가로 그칠 뿐이었습니다.
사실 YG의 빅뱅 역시 이제는 기성세대 가수라는 소리를 듣는 그리 특별할 것 없는 그룹입니다. 당연히 아직까지 꽤 높은 인기를 누리고는 있지만, 이런 저런 이유로 인해 예전만 못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는 그들이지요. 그런데 그들은 이번 MAMA에서 충격적인 비주얼과 관객을 열광케 하는 뜨거운 퍼포먼스로 옛 명성을 다시 회복하고 말더군요.
그들이 만드는 독창적이고 창의적인 비주얼은 타의추종을 불허합니다. 빅뱅이 아니면 시도할 수 없을 것 같은 각각의 개성을 극대화시킨 스타일이었죠. 그 독보적인 스타일로 ‘판타스틱 베이비’를 열창하는 그들의 모습은 아주 강력한 카리스마를 뿜어내고 맙니다. 생생한 라이브, 무대를 미친 듯이 휘어잡는 장악력, 독하게 변신한 막강 비주얼, 각기 다른 스타일이 이루어내는 완벽한 조합! 전 세계 26억 명에게 보여주어도 전혀 부끄럽지 않은 대한민국의 대표 그룹, 대표 퍼포먼스라는 생각이 들었지요.
싸이의 화려한 수상과 퍼포먼스만큼이나 관심을 모았던 3사의 기성가수 대결이었습니다. 올해 MAMA에서의 베스트 퍼포먼스 수상자는 아무래도 빅뱅에게 돌아가야 할 듯싶네요. 비난의 연타를 맞고 있는 MAMA를 살린 또 하나의 조력자 빅뱅! MAMA 2013은 YG의 잔치였음을 부인할 수 가 없을 듯싶습니다.
은 한 대중문화 평론가가쓴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