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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시하는 엄마가 너무 야속합니다

찡이 |2012.12.02 01:22
조회 4,874 |추천 9

 

 

1년째 백조생활인 26살 여자사람입니다.

물론 이 나이에 부모님 밑에 얹혀살면서 백조로 지내기에

스스로도 부끄럽고 구박받아도 할 말 없는 줄은 저도 잘 압니다.

 

 

알면서도 너무 서운하고 야속합니다. 

 

 

우선 제 이야기를 할게요.

저는 초중고등학교 때까지 부모 속을 썩인 일이 없는 모범생이었습니다.

학생 때는 상위권 성적을 계속 유지하였고,

엄마의 교육열(영어,공부,피아노,바이올린,미술 등등)에 부응하며 잘 따라가는 딸이었습니다.

 

한 살 터울의 동생이 있는데, 동생은 어릴 적부터 개성이 강한 아이였고

밝고 명랑한 성격으로 저를 포함한 모든 가족에게 이쁨받는 존재였기에

집안의 기대는 저에게 몰리는 분위기였습니다.

 

저 또한 그런 분위기가 싫지 않았고

중학교때까지는 전교석차 한자리 수를 찍어본 적이 있을 정도로

바른 생활 학생이었습니다.

그냥 무난하게 부모님이 보내주시는 학원 빠지는 일 없이 열심히 잘 다니고,

학교 수업 열심히 듣고  친구들이랑도 잘 어울려 노는 그런 학창 시절이 나쁘지 않았습니다.

부모님이 하지말라 하시는건 왠만해선 하지 않는 고지식하고 착한 딸이었습니다.

예를 들면 중학생 때 만화책을 열심히 빌려보다 엄마에게 걸려 호되게 혼난 후면

만화책방에 다시는 걸음하지 않는 .. 말 잘듣는 딸이었습니다.

 

 

언제나 말잘듣고 성실하고 착한 딸로서의 역할에 충실하려 했고

어쩌다 부모님을 실망시키게 되는게 무서웠던 학생이었던 것 같습니다.

 

그러다 진로를 결정해야하는 고등학생 무렵 예체능으로 급격하게 진로를 틀게 되었고,

준비기간이 짧다보니 실기 실력이 모자라 재수를 하게 되었네요.

어쩌면 제 인생에서 첫번째 맛 본 실패인지라 어린 마음에 나름 힘든 시기를 보냈습니다.

하지만 그 무렵 무엇보다 저를 힘들게 했던건, 대학에 떨어졌다는 사실이나

대학 생활을 즐기는 친구들이나, 새벽 5시부터 밤 11시까지 공부와 실기를 병행해야했던 일정이 아닌

엄마의 싸늘한 냉대였습니다.

 

제가 대학에 떨어지던 날, 눈물을 흘려야했던 당사자인 저는 눈물 한방울 흘리지 못했습니다.

엄마가 앓아 누으셔서 밥도 안먹고 몇일 째 누워계셨기 때문이죠.

죄인이 된 기분. 죄송스러운 마음에 기죽어 가족 외식이나 여행에도 따라가지 못하고

공부만 하는 답답한 일년을 보냈습니다.

아빠나 동생을 대할 때는 그런 기분이 없는데 집에 하루종일 같이 있는 엄마,

가장 자주 마주하고 오랜시간 마주해야하는 엄마에게서 찬바람이 쌩쌩부니 그렇게 기가 죽을 수가 없더라구요. 그러다 재수 시즌 말쯤에 폭발하여 사춘기 때도 안해본 반항에 엄마에게 대들고 집안을 뒤집어 논 적도 있습니다.

 

 

어쨋든 다음 해에 역시 원햇던 대학은 아니지만 3지망 안전권으로 썼던 대학에 합격하여

명문대는 아닌 평범한 4년제 대학에 입학했습니다. 사실 상 원하는 과가 아니었지만

이미 힘든 재수생활을 한 지라 이 생활을 다시 반복할 자신도 면목도 없어

그냥 열심히 다녔습니다. 다니면서도 꾸준히 내가 졸업을 하면 무엇을 해 먹고살까에 대한 고민이 끊이지 않았고 방황아닌 방황을 하며 4년을 보냈습니다.

그렇다고 아무것도 안한건 아니었는데, 이거해봐야지 저거해봐야지 이자격증을 따봐야지

저 자격증을 따야할 것같다 이리저리 휩쓸려 다니며 정작 확실한 진로를 결정하지 못했죠.

 

한편으로는 중고등학교 때 확실한 진로를 고민해본 적없는,

그냥 수동적으로 시키는대로만 살아왔던 제 지난 날들이 후회스러웠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제 스스로 많은 고민을 하며 성찰 할 수있는 시간이었습니다.

 

어쨋든 졸업과 동시에 교수님 추천으로 들어갔던

제 적성과 전혀 맞지 않는 직종의 인턴 생활을 했었는데

버텨보려 마음을 다잡고 또 다잡아봤지만

제가 잘 하는 분야도 아니고 제가 좋아하는 분야도 아닌 직종에 종사하려니

내가 이 회사에서 정규직이 된다고해도 얼마나 버틸 수 있을까 싶은 생각에 인턴을 그만두었습니다.

 

지금은 조금 후회스럽기도 합니다만..당시엔

자격증도 이것 저것 따 두었고 대학시절 당시 성적도 나쁘지 않았던 터라

다시 원하는 곳에 취업하면 될 거라는 생각으로 그만 두었습니다.

 

그뒤로 몇 군데 원하는 직종에 이력서를 넣었지만 보기좋게 떨여졌고

차라리 점수제로 뽑는 곳에 시험으로 들어가자싶은 생각에 공부를 시작하게 됬습니다.

처음에는 학원알바랑 병행하다가 도저히 안되겠다 싶은 생각에 학원을 그만두게 되었구요.

말그대로 집에서 공부만 하게 되었습니다. 알바해서 벌어놓은 돈으로 독서실을 다니기엔 독서실 비도 비싸고 독서실이 오히려 공부가 안되더라구요. 중고등 학생들이 시험기간되면 와서 떠들고 그런분위기라..

집이 외진 곳에 위치하다보니 주변에 도서관두 없구요.

 

그렇게 일년이 조금 넘게 지났네요.

제 주변 친구들도 취업한 친구들이 대부분이고

엄마가 몇개의 모임에서 활동하시는데, 그곳 엄마 친구분들 딸들도 다 제또래이기때문에

많이 비교당합니다. 조금 이른 친구들은 벌써부터 결혼이야기가 오가기도 하나보더군요..

 

어쨋든 한살 터울의 동생도 졸업 후 자기 적성에 맞는 일을 찾아 취업을 했습니다.

 

 

 

저라고 빨리 사회에 나가 제 구실 하고싶은 마음 없겠습니까.

취업이 늦어지는게 사회탓이다 무슨 탓이다 탓하는 마음은 없습니다.

제가 진로를 빠르게 정하지 못하고 방황한 탓이고 어찌보면 그런면에서 노력이 부족했던 탓이고..

제 환경이 부족했던 것도 없는데 그만큼 따라가지 못했던 탓도 있기에

저 스스로도 답답하고 끝이 안보이는 길을 걷고있는 기분입니다.

 

근데 지금 절 무엇보다 힘들게하는건 엄마의 차별. 엄마의 냉대입니다.

대학 다닐 때까지만해도 저와 팔짱도 끼고 외식도 자주하고

영화도 한달에 한번씩 같이보고 다니던 사이좋은 모녀였습니다.

 

제가 취업에 실패하고 집에 있게된 이후 시작된 엄마의 냉대가 절 미치게 만듭니다.

특별히 엄마랑 싸우거나 했던 무슨 사건이 있었던 것도 아니고

그냥 제가 집에 있기 시작하자 어느 순간부터 시작된 ..

 

제가 너무 예민한걸거라며 자격지심일거라며 생각해보려해도 이젠 너무 노골적입니다.

엄마가 몇 일 전에 사골을 쇼핑몰에서 주문하셨더라구요.

제가 사골을 별로 안좋아해서 어차피 먹을 생각도 없었는데

아침에 일어나 주방에 나가보니 동생이 출근 전 사골을 먹고있길래

어디서 났냐 물어보니 엄마께서 하시는 말씀.

 

"니 아빠랑 동생 주려고 산거니까 넌 먹지마. 돈버는 사람만 먹는거야."

 

 

장난식으로 던지신건지 진지하게 말씀하신건지. 저에겐 상처가 되었지만

태연한척하고 방에 들어왔습니다. 솔직히 서러웠습니다.

내가 돈벌기만해봐라. 생각이 절로들더군요.

 

 

 

냉장고에 제가 좋아하는 크림치즈가 있어 꺼내먹으려하니

니 동생주려고 사논거다 먹지마라.

 

과자하나를 뜯어먹으려해도 아빠건데 니가 왜먹냐.

먹는거 하나하나 눈치주십니다.

 

제가 설겆이를 안하는것도 아닌데 몸매관리때매 저녁을 안드시는 엄마때문에

혼자 저녁을 챙겨먹고 있으면 백수가 삼시세끼 다챙겨먹으려한다고

대놓고 말씀하십니다. 밥이 코로들어가는지 목으로 들어가는지도 모르겠고..

전 자존심도 없는 사람 취급 당하는 것같아 기분은 상하지만 그냥 억지로 목구멍에 쑤셔넣습니다.

 

이제는 냉장고 열어서 뭐 먹을 때마다 내가 먹어도 되는건지 싶습니다.

물론 제돈으로 벌어 산거 아니니 할말 없지요.

하지만 동생도 아직 들어간지 얼마안되어 인턴인데다가

인턴 월급 쥐꼬리만한데 지출이 아직은 더 많아 집에 생활비를 내거나 하지는 않습니다.

 

하지만 동생은 돈을 버는 존재고 전 집에만 있는 존재다 이런거죠.

그렇다고 그거가지고 엄마에게 일일히 섭섭함을 표현엔 저역시 집에만 있는 백조이기에 염치가 없어

혼자 속으로만 서운하고 속으로만 야속하고 그렇습니다.

 

돈이 없어 서럽다는 생각이 젤 많이 드는건 기념일.

제 핸드폰 요금, 용돈하기에도 빠듯한 통장잔고에 엄마 아빠 생신에 제 형편상

몇만원짜리. 7만원이하에서 해결했는데

 

아빠는 기쁘게 받아주시고 넘어갔는데 엄마 생신에는 솔직히 속상했습니다.

니 동생은 얼마짜리 가방사준다더라. 말씀하시고 제 선물은 쳐다도 안보시는데 참..

엄마 생신날 외식하는 자리에서도 친인척에게 동생이 무슨 가방사준다더라 자랑하시는데

그 어감이 참..말로 표현하기 뭐하지만 좀 그랬습니다. 오죽 보다못한 외할머니께서

우리 ㅇㅇ도 나중에 돈벌면 그정도는 할 수있지하며  저를 위로해주시더군요.

 

 

 

돈 못벌어오면 딸도 아니고 사람도 아닌가요.

점점 섭섭한 마음만 서운하고 서러운 마음만 커져갑니다.

 

참..제가 엄마면 취업 못하고 있는 딸 안스러울 것도 같은데 저희 엄마 아니신가봐요.

친구분들이랑 해외여행 다녀오시면서 동생 선물만 한보따리 사오셨더군요.

 

물론 제가 취업되면 태도가 달라질거 압니다. 상황이 달라지겠죠. 이런고민도 사라지겠죠.

근데 제 마음에 지금 응어리지는 것들이..미운 마음들이 취업 후에도 사라질까 싶네요.

 

어느 날에는 내가 취업만 되봐라. 보란듯이 돈 걱정없이 가족들에게 선물도 하고 효도도 하겠다 싶다가도

엄마에게 너무 서운한 날에는 진짜 취업되서 분가하면 엄마하테

그설움 그대로 돌려주고 싶은 철없는 마음도 생깁니다.

 

 

저희 엄마 평생 사회생활 한번 안해보신 분입니다. 고등학교 졸업하시고 잠깐 경리직 3개월 하시다가

저희 아빠 만나셔서 결혼 후 말그대로 사회생활 안하고 풍족하게 사셨습니다.

그런 분께서 저에게 마치 사회생활 힘든거 하나 못버티고 나온 낙오자라는 식으로 말씀하실 땐

정말 속상합니다. 제가 인턴 생활 다 못채우고 나온거. 그거 남들 다하는거 너는 못했다. 그거 못하고 나왔으니 넌 뭘해도 못할거다. 그런식으로 말씀하실 땐 엄마가 뭘아냐고 바락바락 대들고싶은 거 참고 또 참습니다.

 

 

만약 제가 저같은 딸이 있었다면, 실패를 겪고 있는 딸이 있었다면

안스러운 마음이 먼저일 것같은데, 아니면 적어도 힘내라는 말 격려해주는 말 위로해주는 말은 못해줄 망정 기죽이고 싶은 마음은 없을 것같은데...

 

 

여지껏 저하테 기대많이 하시고 키워준건 물론 감사하고 또 감사해야하지만

저런 말한마디 태도하나하나가 가슴에 박혀 정말 서럽고 야속하기만 합니다..

 

이런 시기여서 제가 마음마저 옹졸해지는건지 못나지는건지 모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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