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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냥...저는 이렇게 아일 낳았습니다...

애기엄마 |2003.12.23 08:22
조회 31,910 |추천 1

전...36개월된 예쁜 딸아이를 가진 엄마입니다...

여기와서 글을 읽다보니 남의 일 같지 않은 사연에 가슴이 뭉클해 집니다...

전 지금부터 사년전 봄에...우리아이가 저의 배속에 자리잡은걸 알게 되었습니다...

제 나이..어리지않은 27세 였고...

이세상에서 내딸에게 생명을 준 또다른 인간도 서른하나의 적지않은나이였기에...

그리고 우린 연애라는걸 시작한지 만 5년이 된 오랜 연인이었기에...

전 당연히 결혼을 생각했고

남자쪽 부모가 저희 집의 안좋아진 사정을 알고-아버지가 사업을 하다 실패하셨고...그 충격으로 돌아가신지 얼마안되서...-반대를 하기 시작했을 무렵...그때 생긴아이라

전...이 남자와의 운명이라고 생각했죠...

헤어질수 없는 운명...

하지만 너무나 큰 착각이었답니다...

임신사실을 얘기했을때...그사람 그냥 웃기만했죠...세상에 태어나 가장 기분나쁜 웃음이었답니다...

그사람도 집안의 반대로 힘들었겠지만...그래서 조금 뜸한 상태였지만..그래도 그동안의 시간이 있는데..

같이 공유한 추억들이 무시할 수 없는 시간들인데...그는 정말로 냉정하고 모질었습니다...

내일 돈 부쳐 줄테니 병원가서 없에라고...같이 가자고도 아닌 돈만 부쳐 준다고...

챙피하니까 혼자 갔다오라고...

아무짓도 못하고 그사람 부모들한테 당할때는 그래도 불쌍하게 생각이 들더니 임신을 했다니까 무슨 협박비슷한 걸 하는 여자 취급하더군여...

너무 놀랬고...그리고 그저 슬프기만 했습니다...

그래도 그때까진 그사람이 아직 미워지지도 않았고 그저 내처지가 한심했고 서러울 뿐...

좀더 당당한 모습의 내가 될수 없는걸 그저 한탄만 하며 그러겠다고 말하고는 그저 울기만 했는데...

그사람 정말 다음날 제통장으로 수술비 30만원을 넣어 두었더군여...

하지만...차마 내 발로 걸어가 내손으로 내 소중한 아일 죽일 순 없었답니다...

그래서 그사람에게 내 아이라고 나만의 아이라고..그러니까 부담도 책임도 필요 없다고...하지만 아인 낳을거라고...너무 겁나고 무서웠지만...내아이니까..어디서 그런용기가 났던지...그렇게 결심을 했답니다..

그후 그 사람 몰래 혼자 살고 있던 집을 정리하고 직장도 그만두고 작은 가게를 얻어서 그곳에서 새로운 생활을 시작하였습니다...

그 후로 그사람과도 내친구나 그밖의 아는 사람과도 일체 연락을 끊고 살았는데...팔개월이 다되어갈 때 쯤 어떻게 알았는지 그사람 찾아왔더군여...

이미 배가 불러있는 저를 보고는 미친듯이 화를 내는 그사람의 모습은 지금생각해도 끔직합니다...

아이는 뱃속에서 벌써 다자라서 이젠 제 얘길 알아듯는 것처럼 움직이고

내 몸의 일부로 이세상의 내 존재의 의미로 그렇게 훌륭하고 용감하게 커 왔는데...

팔개월이 된 저를 병원으로 끌고 가기 시작했습니다..

몸이 무거워져서 제대로 움직이기 힘든저는 그 사람 앞에서 한없이 무력한 제 자신에게 분노하기 시작했습니다...

온힘을 다해 싸웠고...어디 한군데 성한곳 없는 몸의 상처와 마음의 상처를 남기고 그는 다시 눈앞에 나타나면 죽여버린다는 말만을 남기고 가버렸습니다...

그 충격에선지 그후 몇일 조금씩 피가 비치고 자주 배가 뭉치더니 예정일을 한달이나 앞두고 조산을 했습니다...

아이가 아직 나올 준비를 덜 한채로 인큐베이타안에 누워서 힘들게 세상을 감당하고 있을때...

정말 마지막이라고 생각하고 그 사람에게 연락을 했답니다...

지금 생각하면 그때 전화를 걸었던 손을 자르고 싶을 만큼 후회스럽지만...

그래도 그때 생각에는 애길 보면 맘이 달라지지 않을까하는 일말의 기대로...수화기 너머 들리는 차가운 목소리 ...전화잘못거셨습니다...그리고 뚜-뚜-뚜-

그 후로 전 지방으로 내려와서 혼자 아일 키우고 있습니다...너무나 똑똑하고 예쁜 딸...

아무조건 없이 이유없이 세상에서 날 제일 좋아해주는 내딸...

내 존재와 삶의 의미로 그렇게 태어난 소중한 내딸...

홀로되신 엄마에게는 한없이 미안하고 못된 딸이 되었지만...

그래도 의연하게 현실로 받아 주신 우리엄마...그래서 너무 많은 힘이 되는 엄마...

전 닥치는 데로 일을했고 돈을 모아서 삼년만에 작은 집도 제손으로 마련했고...

조금의 빚을 지긴 했지만...우리애길 부족함없이 키울 수 있는 기반이 될 사업장도 가질 수 있게 되었답니다...

가끔 아일 보고 있으면 생각합니다...그때 만약 저 아일 없엤다면...

전...미혼모가 되었지만...그래서 조금더 않좋은 조건의 여자는 되었지만...앞으로 남은 인생은 여자가 아닌 훌륭한 엄마로 살려고 노력하고 있답니다...

이글을 읽고 무조건 결혼전의 출산을 종용하는 건 아니라는걸 알아주셨으면 합니다...

그저 제 얘기라고...어떤 여자의 얘기라고..그렇게 읽어 주셨으면...

정말 독하게 맘먹지 않으면...각오의 각오를 하지 않으면 혼자서 아일 키우기란 우리 사회의 현실이 너무 힘이 든답니다...

뱃속으 아일 포기 못해서 태어나게 하고 난 후에 현실에 부딪쳐 더 큰 상처를 아이에게 주는 일이 생길 수도 있는 거니까요...

저와 비슷한 사연이 있으신 분들에게 제 얘기는 그냥 위로가 되었으면 합니다...

쓰다보니 너무 길어져서 지루했을 수도 있겠네여...

힘내시구여...여자는 약하지만 엄마는 강하다는 걸 기억하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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