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짜 화가 나서 죽겠습니다.
저는 4층 빌라의 3층에 살고 있으며, 저희집 창문에서 바로 초등학교 운동장이 보이는 구조입니다.
빌라 지대가 낮고, 초등학교는 언덕 위에 있어서 창문을 열면 운동장이 바로 인접해 있지만, 직접 초등학교에 가려면 언덕 길을 빙 둘러서 올라가야 합니다.
요 근래 눈이 많이 왔죠.
대구는 원래 눈이 많은 도시가 아닌데, 제가 기억하기로는 올해만 벌써 3번째로 눈이 많이 내렸네요.
대구가 눈 구경하기 좋은 도시가 아니니, 눈이 많이 오면 어린 아이들이 신나하는 것은 이해합니다.
저도 창밖으로 애들이 눈을 가지고 놀면서 웃는 소리를 듣고 같이 기분이 붕 뜨곤 했습니다만
이건 아닌 것 같습니다.
하루는 집에 있는데 갑자기 베란다에서 쿵 하는 소리가 들리더군요.
처음에는 잘못 들었나 하고, 주변에 공사라도 하나 했는데
몇 번이나 쿵 하는 소리가 들려서 문을 열고 나가보니
세상에나, 애들이 학교 운동장에서 저희집으로 눈을 던져서 그게 유리창에 맞는 소리였습니다.
깜짝놀라서, 바로 창문을 열고 애들에게 소리를 지르니 우르르 도망가더군요.
지난 여름에도 비가 많이 내려서 운동장이 온통 진창이 되었을 때
초등학생들이 진흙을 뭉쳐서 저희 집 창문에 던진 일이 있었습니다.
왠지 그때 그놈들 짓이구나라는 생각이 들더군요.
친구들에게 말하니 다들 장난으로 듣고 너 무슨 초등학생들에게 잘못한 일 있냐고 말하고
저도 그냥 헤프닝으로만 생각하고 넘겼습니다.
그리고 오늘, 오늘도 새벽부터 눈이 많이 왔지요.
친구들이랑 카톡을 하던 중에 다시 또 쿵쿵 소리가 들려서 보니
또 학교 운동장에서 초등학생 아이 하나가 눈을 던지고 있었습니다.
저번에는 그래도 두 세명이서 장난식으로 던졌겠거니 했는데
이번에는 그 중에 한 명으로 기억되는 아이 하나가 저희집 창문을 조준해서 운동장에서 눈을 던지고 있는 것입니다.
이번에는 그 녀석도 제가 창문을 열고 소리를 지르던 말던 도망가지도 않고 빤히 쳐다만 보고 있더군요.
너 왜 자꾸 눈 던지냐고 물어도 대답도 않고
그래서 114에 전화해서 초등학교 행정실로 전화를 연결한 다음 애들이 지금 남의 집으로 눈을 던진다고 말하니 전화 받으시는 분도 놀라서 바로 조치를 취하겠다고 말씀하시더군요.
당시 기분은 어린애들한테 그러면 안되는 거 알지만 당장 학교로 찾아가서 애를 쥐어패고 싶더군요.
그래서 잠시 뒤에 학교에 다시 전화해서 혹시 애들 잡았냐고 물어보니
전화 받고 나갔을 때 이미 다 도망을 가서 잡지는 못했지만, 남자 선생님 한 분이 주변에 순찰하시겠다고 혹시라도 한 번 더 이런 일이 있으면 바로 연락을 달라고 말씀하시기에
한 번만 더 이러면 초등학생이고 뭐고 바로 경찰에 신고하겠다고 말했습니다.
전화 받으시는 분이 무슨 죄가 있겠고, 고작 초등학생이 한 일을 가지고 무슨 경찰까지 들먹이냐고 하실 수도 있겠지만
당시에는 정말 화가 너무 나서 주체가 안되더라구요.
눈이 올때마다 학교 운동장에 가서 보초를 설 수도 없는 노릇이고,
정작 학교에 찾아가면 그 사이에 다 도망가버릴 것 같고,
그렇다고 언제까지 상관도 없는 분들에게 화풀이하듯이 투덜거리는 것도 못할 짓이고,
그렇지만 진짜 눈 던지는 놈들 잡아다가 혼내고 싶습니다.
어떻게 하면 좋을까요 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