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 {MARGIN-TOP: 2px; MARGIN-BOTTOM: 2px}[국정조사 주장 의원들에 냉소, 쌍용차 노조 “행동에 나설 것”]
‘국정조사를 피하기 위한 꼼수(심상정 진보정의당 의원) 또는 물타기(고공 철탑 농성중인 쌍용자동차 해고자)’.
지난 10일 쌍용차 노사가 무급휴직자 전원을 3월1일부로 복직키로 합의했다고 밝히자 마자 터져 나온 야권과 노동계의 반응이다.
그러나 쌍용차는 사측뿐만 아니라 노조까지 국정조사 반대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쌍용차 노조는 정치권과 노동계가 추진하고 있는 국정조사에 대해 "내부적 동의 없이 이뤄진다면 조합원에 대한 정면도전“이라며 "행동으로 막을 것"이라는 입장이다.
쌍용차 노조 “그들은 그때 우리를 버렸다”
쌍용차 노조가 이처럼 “갈등(국정조사)을 유발하지 말라”며 경고한 것은 이들에 대한 배신감이 깔려 있기 때문이다.
쌍용차 노조는 민주노총 금속노조 탈퇴 이후 조합원들이 새로 만든 독립노조로 정치적 목소리를 내거나 투쟁을 자제해 왔다.
이들은 오히려 회사 정상화에 주력하는 방법을 선택했다. 2010년 3월 산업은행의 자금지원을 얻어내기 위한 도보 릴레이 대장정이 대표적인 사례다.
평택 공장에서 서울 여의도 산업은행까지 총 91km를 걸어가면서 정치권과 산은의 지원을 호소했다. 그렇지만 단 한명의 의원도 이 행보에 동참하지 않았다.
‘최대 6개월 동안 평균임금의 50%를 지급'하는 내용의 고용보험법 개정안은 국정조사를 우선시한 민주당 등 야당의원들이 소극적이어서 국회처리가 늦어졌다.
이완영 의원(새누리당)이 제출한 법안이 지난해 연말에 통과됐지만 공포와 시행에는 3개월이 넘게 걸려 3월에 복직하는 무급휴직자들은 이 혜택을 보지 못한다.
지난해 5월~6월 쌍용차는 19대 국회의원 당선자들을 대상으로 100만원씩 차값을 깎아줬지만 새누리당 의원 1명을 제외하곤 단 한 명도 차를 팔아주지 않았다.
오히려 회계조작 의혹 등 금융당국과 법원에 의해 적법하다고 결론 났고 국회 청문회와 국정감사를 통해 소명된 내용을 또 국정조사하려고 시도중이다.
쌍용차 지부를 비롯한 해고자나 민주노총, 금속노조 역시 별반 다를 바 없었다. 이들은 신차출시장이나 모터쇼에서 시위를 하는 방식으로 회사 정상화를 막았다.
일부는 불매운동을 벌이기도 했고 노사가 무급휴직자를 위해 마련한 협력업체 채용박람회를 막아 섰다.
쌍용차 사태의 본질 “차가 안 팔렸다”
일부 정치권과 금속노조 등은 쌍용차의 회계조작과 기획부도 의혹을 제기하며 정리해고가 원천무효라고 주장한다.
그러나 움직일 수 없는 사실은 쌍용차 사태는 차가 안 팔려서 발생했다는 점이다.
생산능력 25만대인 쌍용차의 판매량은 2002년 16만0481대로 정점을 찍은 뒤 2007년 12만4689대에서 2008년 8만2045대로 34.2% 감소했다.
생산차종 중 SUV 비중이 높은 데 이 해에 경유 가격이 급등하면서 판매량이 급감한 것이다.
쌍용차는 2008년 10월의 글로벌 금융위기 발발에 이어 2009년에 접어 들면서 판매가 악화됐고 인력을 줄이는 작업에 나섰다.
심 의원은 지난 11일 기자간담회에서 “해고자의 복직 여력도 있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고 했지만 역시 분명한 사실은 쌍용차는 여전히 적자회사라는 점이다.
쌍용차는 2009년 장기파업 여파로 판매량이 3만4936대로 떨어졌다. 2010년 8만215대, 2011년 11만2281대로 회복됐고 지난해에는 12만717대로 올라섰다.
매출은 2011년 2조7730억원에서 지난해 2조8700억원으로 늘었을 것으로 추산되지만 2011년 1534억원에 이어 지난해 750억원(추정치)의 영업적자를 냈다.
이런 상황에서 무급휴직자를 받아 들였다. 4800여명의 인원으로 1개 라인만 8시간 정상 가동하고 그나마 1개 라인은 4시간만 돌리는데, 추가로 455명이 들어온다.
쌍용차 노사가 얼마나 대승적 결단을 했는지는 일본 혼다자동차가 지난 11일 영국 스윈든 공장인력을 800명 감원키로 한데서 단적으로 드러난다.
이 공장은 생산능력이 25만대로 쌍용차와 같다. 지난해 쌍용차보다 4만5283대가 많은 16만000대를 생산한 이 공장의 인력은 3500명으로 쌍용차보다 1300명 적다.
쌍용차는 현 상황에서도 무급휴직자를 감당하기 버겁다. 희망퇴직자(1904명), 정리해고(159명)를 순차적으로 받아 들이려면 가장 먼저 차가 팔려야 한다.
이를 위해 노사는 회사 이미지를 실추시키고 영업에 타격을 주는 국정조사를 원하지 않고 있다. 그동안의 국회 청문회와 국정조사면 충분하지 않냐는 것이다.
이유일 쌍용차 사장은 기자와의 통화에서 “국정조사를 해서 살 길을 만들어 주면 하겠다”며 “그러나 정치인들이 회사를 살릴 수 있느냐, 적자를 면하고 정상화시킬 수 있느냐”고 반문했다.
김규한 쌍용차 노조위원장은 무급휴직자 복직에 합의한 뒤 “국정조사는 행동으로 막겠다"며 "판매는 일자리하고 직결되므로 국민들에게 사랑 받기 위해 더 좋은 품질과 서비스로 보답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