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연애.
친구의 소개로 만나게 되었고
고작 12일이라는 짧은 만남을 뒤로하고
엄청난 충격에 빠져있었습니다.
모든 것들이 새로웠고 경험해보지 못했던 감정들로 가득했지만,
호기심과 좋아함을 헷갈려했던 그 남자는 빨리 곁을 떠났습니다.
12일 잠깐의 만남이지만, 처음 경험하는 이별이라 상실감과 허탈함이 컸습니다.
제가 원래 친구들이나 가족앞에서 힘든 티를 전혀 내지 못하는 성격이라,
마음을 털어놓고 위로를 받고싶어 '하이데어'라는 어플의 힘을 빌렸습니다.
누군가 제 글을 보기만해도 제 마음을 위로해주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우울한 얘기도 하다가 , 재밌는 얘기도 하다가, 사진도 올렸다가..
이 어플의 특성상, 이상한 사람에게 쪽지도 많이 왔습니다.
그동안 저는 모든 쪽지를 씹어 버렸지만,
감수성 터지는 새벽에 왔던 하나의 쪽지는 답장할 수 밖에 없더라구요!
저도 마침 대화할 누군가가 필요했고, 상대방은 진심으로 저를 위하는것 같았습니다.
상대방도 일때문에 지방에서 서울로 올라와, 아는 친구 하나 없었고
퇴근후 외로워서 어플을 처음 깔았답니다.
그렇게 몇일동안 쪽지를 계속하다가 좀더 가까이지내고 싶다하기에 카톡 아이디를 알려줬습니다.
그다음 전화번호도 알려주고요-
항상 외로움을 탔던 저에게 그사람과의 연락은 저의 일상이 되었습니다.
비록 만나진 못했지만, 서로의 안부도 묻고, 고민도 들어주고..
실제 친구보다 훨씬 더 의지가 되었습니다.
점점 그렇게 정이쌓이고
1달정도 연락을 하는데 연애하는 느낌이 났습니다.
오빠가 자꾸 실제로 만나보고싶다고 계속 말했는데, 저는 만날자신이 없었습니다.
자꾸 미루고 미뤘고, 오빠는 그때마다 알겠다며 만날 날을 손꼽아 기다렸습니다.
그런데 어느날 오빠가 대뜸 사귀자며 말했고
자기도 만나보지도 못했던 사람에게 이런마음이 드는 자신이 신기하다며
진심이라 말했습니다.
저도 이상하게 오빠가 좋았지만, 그래도 얼굴을 보고 그다음 사귀는것이 순서라며
그렇게 만났습니다.
오빠는 빠른생일이라 29. (현재 30)
저는 23.(현재 24)
오빠는 본가는 진주, 직장은 서울.
저는 부산에 살고있습니다.
오빠가 저를 보러 직접운전해서 왔습니다.
처음 딱 보는데도 낯설지 않고 굉장히 편안했고 마치 익숙하게 알아왔던 사람 같았습니다.
오빠가 저의 성격을 굉장히 좋아했고, 오빠 역시 제 첫인상을 좋게 봤던 것 같습니다.
그렇게 저희는 그날 바로 사귀게 되었습니다.
사실은 어플을 통해 알게 된 사람에게 믿음이 안가기도 하고,
엄청난 장거리에 자신도 없었고..
반신반의하며 만남을 약속했습니다.
매주 금요일 퇴근하면 운전해서 날 보러와주고
피곤할법도한데 힘든 기색한번 내지않고.. 이런거 다 각오하고 사귀자고 한거라면서..
그렇게 점점 사랑을 키워갔습니다.
저도 물론 서울에 놀러갔습니다.
오빠는 IT개발자이며, 직장을 바꾸는 바람에
갑자기 많은 일들이 쏟아지며 바빠지기 시작했습니다.
그러나, 그 바쁜와중에 틈내서 연락해주고 보러와주고
점점 하루가 다르게 사랑이 커지게됬죠.
오빠도 매순간 최선을 다해서 사랑해줬고
저도 매순간 최선을 다해서 사랑했습니다.
비록 장거리지만, 애뜻한 마음또한 감사하며 잘 만났고,
서로 고집피우고 싸우는 일이라고 해도 서로를 너무 위하는 마음이 커서 싸웠던것 같습니다.
(진주에서 데이트하고, 집에 가는데 오빠는 부산으로 데려다 주고 서울가길 원하고
저는 몸이 힘들 오빠를 위해 진주에서 혼자집에 가겠다며 떼쓰길 여러번.. )
옆의 많은 지인들에게 서로를 소개하고
가족들에게도 소개하고..
주변사람들은 저희를 굉장히 예쁘게 봐주셨습니다.
오빠는 1남 5녀 중 장남이자 막내이며, 늦둥이 입니다.
오빠와 저도 6살 차이가 나는데..
오빠는 늦둥이이기에 부모님 연세가 많으셨습니다.
저의 할머니 할아버지 연세정도?
그래서 오빠네 아버지께서 죽기전에 손자 보고싶다며
항상 빨리 결혼하라고 하신답니다.
겨우 6개월 연애했지만, 저희는 미래를 꿈꾸며 행복하게 지냈습니다.
저는 장녀인데, 저희집에서는 늦게 결혼하길 원하구요!
오빠네는 최대한 빨리 ,올해 아님 내년에 결혼하기 원하고..
저는 적어도 28.. 원래는 30넘어서 가고싶었지만,
그건 너무 오빠를 기다리게 하는 것 같아. 2년을 줄였습니다.
오빠는 기다릴 수 있다고 했지만..
오빠네 가족들이 4년은 기다리기 힘들다며
당장 그만두라고 ...반대가 심해서 헤어지게 되었습니다.
이제 헤어진지 겨우 2틀째입니다.
얼마나 울었던지 눈이 팅팅 부은건 말할 것도 없고, 눈 뜨기도 따갑고,
그렇게 먹성 좋은 제가, 배도 고프지 않습니다.
죽어라 폰만 보고 있습니다..
전화하면 울기만 하는 저인데도, 전화받아주는 오빠가 너무 고맙습니다.
오빠도 마음아프긴 마찬가지랍니다..
절대 싫어서, 사랑하지 않아서 결혼하지 않는 것이 아니라..
서로 상황이 맞지 않으니..
결혼은 당사자 둘만 좋다고 되는 것이아니라, 한 집안과 한 집안이 가족이 되는 예민한 문제이기에
신중하게 결정했습니다.
일찍 결혼할 수 없는, 준비가 되지 않은 저의 입장도 있듯
빨리 결혼을 해야만하는 오빠네 입장이 있다고 생각하며, 충분히 이해합니다.
너무 슬퍼서 우울증이 올것만 같습니다.
오빠를 이렇게 보내야만 하는 것이 맞겠죠?
너무 슬픈게..
이렇게 보내면 결혼은 다른사람이랑 한다는게 슬픕니다
그때는 잡아도 늦으니깐요..
사실 정신이 없어 뭐라고 썼는지 .....잘모르겠습니다..
그냥 우울한 얘기 마음이라도 편해지게.. 털어놓고싶어서..
긴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