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술자리를 지배하자

눈사태의귀신 |2013.01.23 15:20
조회 1,188 |추천 7

0. INTRO

 

안녕하세요

지금까지 네이트판을 즐겨보던 20대 후반 남자입니다.

그냥 여러 사람들의 이야기를 보는 것이 좋아서

네이트판에 자주 들어왔었는데

 

이제는 이야기를 듣는 것만이 아닌

제가 아는 이야기도 들려드리고 피드백도 받고

아는 사람도 많이 만들고 싶어서 이렇게 글을 쓰게 됐습니다.

 

앞으로 여러가지 글을 쓰면서 즐겁게 지냈으면 좋겠습니다.

 

참고로, 저는 말이 많아서 글이 많습니다.

긴 글을 싫어하시는 분들은 참고 읽으세요.

 

1. 왜 술자리를 지배해야 하는가

 

스무살이 되면 우리는 술자리라는 거대한 미션을 받게 됩니다.

물론 스무살이 되기 전에 술자리를 만나는 친구들도 있지만,

그건 법적으로 금지된 이야기니까 여기서 하지 않겠습니다.

 

술자리라는 거대하고 끊임없이 주어지는 미션 앞에서

많은 20대 친구들이 세가지 선택을 하게 됩니다.

 

첫번째, 대책없이 달려들어서 무참히 깨지거나

두번째, 술이 싫고 술자리가 무서워서 피하거나

세번째, 술자리를 이해하고 술자리에 어울리거나.

 

술자리에서 무참히 깨지는 사례는 많이 들지 않아도 될 것 같습니다.

오바이트로 인해서 이미지가 뭉개지고

이성한테 차이고 선배한테 까이고 동기한테 무시당하고...ㅜㅜ

이런 사례는 조금만 찾으면 많으니까 넘어갑시다.

 

술자리를 피하는 경우에는

사람들과 대인관계를 맺는 것이

술자리를 자주 나가는 사람에 비해서 힘듭니다.

한국 사람들은 속에 있는 이야기를 술자리에서 하는 경향이 있는데

그 사람의 진실된 이야기를 들을 기회도 적어지고

자신의 진실된 모습-만취한 모습이 아닙니다-을 보여줄 기회도 적어지는거죠

 

게다가 술자리를 지배하는 사람은

평소의 대화 상황에서도 대화를 주도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술자리에서의 사회적 위치가 평상시에도 이어진다는 거죠

물론, 경험에 의한 이야기이며 과학적인 이론따윈 없ㅋ엉ㅋ

 

2. 누구를 위하여 글을 쓰는가

 

이 글은 술자리를 지배하기 위한 필살 공략집이 아닙니다.

자신의 의사소통 능력이 100이라면 적어도 80이상은 발휘해서

내가 Byung신은 아니라는 것을 증명하고,

나에게 있는 매력을 어필해서 가치를 높이며

무엇보다 같은 돈 내고 즐겁게 술자리를 즐기기 위한 글입니다.

 

그래서 이 글은 세 부류의 사람들을 위해서 씁니다.

 

첫번째, 이제 술을 마시기 시작하는 스무살 동생들.

 

이 친구들은 술을 제대로 배울 기회가 없기 때문에

무대포로 미친듯이 술을 마시는 경향이 많은데

자신을 정확하게 파악하고 즐겼으면 좋겠다는 의미에서 씁니다.

 

두번째, 이제 일이년 술을 마신 스물 한두살 동생들.

 

술자리는 좋아하고 술을 마시는 것에 거부감도 없지만

자기가 술자리를 리드하는 것은 힘들고 연장자의 가오는 살려야겠고

술자리라는 자기의 매력을 발산하는 스테이지 위의 경쟁에서 밀려버린

이제는 그냥 욕먹으면서도 어쩔 수 없이 헤헤거려야 하는

슬픈 20대 초반 친구들을 위해서 글을 씁니다.

 

세번째, 그 외에 술자리를 지배하고 싶은 분들.

 

저보다 연장자이지만 술자리에서 말을 잘 못 꺼내시는 분

나이가 많다는 이유로 아이들의 지갑이 되버리는 분.

술자리에 앉을 때마다 시계만 바라보며 허송세월 보내는 분.

 

이제는 이런 상황을 벗어나고 싶은 분들.

 

그 모든 분들을 위해서 이 글을 씁니다.

 

2. 스테이지에 올라가기 위한 복장을 세팅하자.

 

일단 적극적으로 술자리에 참여하기 위한 마인드를 가졌다면

이제는 자신의 외모를 점검하도록 합니다.

 

이 외모라는 것이 완전 미남 미녀에 S라인 왕자를 말하는 게 아닙니다.

다른 사람들이 봤을 때, 당황하지 않을 정도의 외모를 말합니다.

 

일단 당장 어떻게 바꿀 수 없는 얼굴과 몸매와 피부는 미뤄두고

(필요없다는 뜻이 아닙니다. 잠시 미뤄두는 겁니다)

옷을 장만하도록 합시다.

 

"나는 지금 옷이 많은데?"라는 생각이 들면

눈을 감고 차분하게 생각에 빠져봅시다.

 

내가 데이트를 할 때 입을 수 있는 옷이 얼마나 있나

 

물론 데이트할 사람이 없을 수도 있지만 상상은 자유니까요.

 

떠오르는 옷이 세벌 정도 있다면 다행입니다.

그 옷을 입고 술자리에 가면 됩니다.

 

혹시라도 약간의 찝찝함이라도 생긴다면,

일단 전투복이라고 이름이 붙은 술자리 의상을 준비합시다.

 

남자는 노가다 이틀 뛰어서 돈을 모으고

여자는 주말 알바라도 뛰어서 돈을 모읍시다.

 

이제 성인이니까 옷사는 돈 정도는 직접 벌어서 씁시다.

 

그리고 주변에 옷을 제일 잘 입는 친구를 찾습니다.

그 친구에게 머리부터 발끝까지 싹 코디해달라고 부탁하고

친구가 세가지 정도를 제안하면 거기서 고르는 정도로,

어디 가서 부끄럽지 않을 정도의 스타일을 갖춥시다.

 

혹시나 친구들이 모두 옷을 못 입는다면

절망하지 말고 친구들의 단체 카톡방에 욕을 싸지르고

혼자 나가서 자신의 마음에 드는 가게에 들어가

자신이 원하는 스타일의 옷을 입고 있는 마네킹을 가르키며

 

"사장님 이 마네킹이 입고 있는 옷 사이즈에 맞춰 주세요"

라고 말합니다.

 

극단적인 방법이지만 그래도 전문가가 코디해주는 거니까

어설픈 인터넷 성기문가들의 코디보다 나을 겁니다.

옷은 직접 보고 사는 것이 좋습니다.

 

3. 전장에 들어가기 전에 자신의 포지션을 정한다.

 

술자리에선 그냥 아무나 되는데로 말하면 될 것 같지만,

사실 각각의 포지션이 있습니다.

 

모두가 맡은 포지션을 얼마나 소화하느냐에 따라서

그 술자리의 재미가 삼만배 정도 올라갈 수 있습니다.

 

제가 요즘 뒤늦게 LOL에 빠졌기 때문에

롤을 중심으로 포지션을 설명하면서

이해를 돕기 위해서 무한도전을 곁들입니다.

 

첫번째 포지션, 탱커.

 

탱커는 어그로를 끄는 역을 맡습니다.

술자리 초기에 사람들이 어색해할 때,

사람들이 누군가에게 악담을 하면 친해지기 쉽습니다.

그리고 탱커는 이 악담을 견뎌내는 사람을 의미합니다.

 

탱커는 마음이 넓고 여유가 있는 사람이 좋습니다.

속 좁고 까탈스런 사람이 탱커를 맡게 되면

다른 사람들의 공격에 삐치는 경우가 종종 일어나,

순식간에 술자리 분위기가 어색해지는 수가 있습니다.

 

그리고 탱커는 술을 어느 정도 마시는 사람이 좋습니다.

왜냐면 사람들의 포화를 받다보면 어느 정도 술을 마시게 되는데

술이 약하면 순식간에 쓰러질테고,

탱커가 쓰러지면 사람들은 공격 목표를 잃고

술자리가 붕 떠버리는 경우가 발생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탱커를 남자가 맡게 될 경우,

마음이 넓고 어른스러운 사람이라는 매력을 어필할 수 있고

여자가 맡게 될 경우,

마음이 넓고 어른스럽고 술 잘 마시는 무서운 계집애

라는 좋지 않은 타이틀을 얻을 수 있습니다.

참고로, 여자가 탱커를 맡을 때는 흑기사를 위한

세네가지의 포풍 장기자랑은 필수입니다.

 

탱커는 여덟번 맞으면 두번 정도 반항하는

적당한 앙탈을 부려야 호구로 전락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탱커의 훌륭한 예로

말파이트나 문도, 무한도전의 박명수가 있을 수 있습니다.

 

두번째 포지션, 딜러입니다.

 

딜러의 역할은 탱커에게 무한 딜을 넣는 겁니다.

탱커가 어수룩한 행동을 하면 그걸로 놀리고,

술자리의 다른 사람들에게 술을 먹이는 역할을 합니다.

 

딜러는 말을 잘하는 사람이 하는 것이 좋습니다.

말을 못하는 사람이 "나는 독설을 잘해"하고 딜러를 맡으면

진짜, 레알 상처주는 말을 해서 인간관계까지 파.괘.한.다.

 

그렇기에 딜러는 속칭 줄타기를 좀 잘 해야 합니다.

사람이 화를 낼까말까하는 시점을 잘 알아야 하고

진짜 상처가 되지 않을 말들로 장난을 쳐야합니다.

눈치가 중요하겠군요.

 

딜러를 맡는 경우에는 독설가 타이틀을 얻을 수 있습니다.

사람들이 어려워하고 쉽게 친해지진 않으려 하지만,

정말 도움이 필요할 때나 충고를 듣고 싶을 때 찾는

정신적 지주가 될 수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딜러는 술자리가 끝나거나 잠깐 쉬는 시간이 찾아왔을 때,

자신이 열심히 공격한 탱커를 찾아가서 사과를 하고

진심이 아니었으며 사실은 정말 좋아한다고 달래야합니다.

고백하라는 소리가 아님

그래서

딜러의 좋은 예로 무한도전의 노홍철, 라스의 김구라가 있고

딜러의 나쁜 예로 이정희 전 대통령 후보가 있습니다.

 

딜교환이 끝나고 달래느냐 마느냐가 중요합니다.

 

그리고 독설을 7번 정도 날리면 3번 정도는 당해주는 것도 중요합니다.

끝까지 자기는 도도하고 공격적인 이미지로 가면

인간관계가 신칸센 대탈선 슛처럼 사라질 거에요.

 

세번째 포지션, 서포터

 

서포터의 역할은 간단합니다.

리액션과 다른 사람의 보조입니다.

 

탱커가 많이 당하고 있으면 자기도 조금 맞아주고

딜러가 딜을 넣고 있으면 넘치지 않는 선에서 같이 넣어주고

탱커나 딜러가 재밌는 얘기를 하면 신나게 웃어주고

술자리 게임을 하면 힘차게 외치고 진행을 돕는 거죠

 

술자리가 몇번 없는 술자리 초보나

술자리에서 어색함을 느끼는 경력만 많은 분들은

서폿을 하면서 술자리의 흐름은 느끼는 것이 중요합니다.

 

서폿은 빛나는 존재는 아니지만,

서폿의 리액션에 따라서 술자리 전체가 빛날 수 있으며,

술을 최대한 적게 먹을 수 있는 포지션입니다.

 

너무 과하지 않게 노력하는 것이 좋겠고,

서포터의 적절한 예로는

 

무한도전과 런닝맨의 하하가 있겠습니다.

가끔 이야기를 이끌어갈 때도 있지만,

대부분은 옆에서 한마디 거들고 리액션을 많이 넣어서

전체적인 판의 분위기를 살리는 역할을 하니까요

 

네번째 포지션은 정글러입니다.

 

뭐라고 설명해야 편할까 고민했는데

그냥 LOL로 설명하기로 한 마당에 그냥 정글러로 합니다.

 

정글러의 역할은 밸런스를 맞추는 겁니다.

서포터가 열심히 띄어줘서 분위기를 업 시킨다면,

정글러는 딜러가 너무 심한 말을 할 때는 갱을 가서 제지하고

서폿의 리액션이 과하다 싶으면 한마디씩 해서

술자리가 과열되는 것을 막습니다.

 

이 포지션은 많은 경험을 요구하는 자리답게

술자리에서 가장 경험이 많은 사람이 맡는 것이 좋지만,

모두 동갑이라면 사회적 지위가 가장 높은 친구가 막는 것이 좋습니다.

 

갱-제지-을 할 때는 너무 심하게 갱을 하면

술자리 멤버들이 기가 죽을 수 있으니까

적당히 타겟을 돌리는 정도의 견제만 합니다.

 

다섯번째 포지션은 플레이 메이커입니다.

 

플레이 메이커는 말 그대로 술자리를 만들어가는 사람입니다.

자기소개부터 게임진행, 화제전환을 맡습니다.

 

분위기가 루즈해지면 게임을 한다던가 잠시 쉬는 제안을 하고

앞에 나서서 호응을 이끌어내며 분위기를 주도합니다.

 

플레이 메이커는 대부분

사회적 위치가 높은 사람이 하는 경우가 많지만,

사실 사회적 위치보다는 센스가 좋은 사람이 맡는 것이

즐거운 분위기를 위해서는 더욱 좋습니다.

 

플레이 메이커는 다른 포지션들을 모두 소화할 줄 알아야하고

포지션을 맡을 사람이 부족할 경우에는 본인이 대신 뜁니다.

 

탱커가 없으면 어그로를 끌고

딜러가 없으면 독설을 하고

서폿이 없으면 리액션을 하고

정글러가 없으면 갱을 다니면서 견제를 합니다.

 

술자리 분위기는 플레이 메이커에 50%이상 달려 있으므로

자신이 많이 부족하다는 것을 아는 선배들은

굳이 플레이 메이커에 도전하기 보다는

센스가 있는 친구에게 자리를 맡기는 것이 좋습니다.

 

대표적인 플레이 메이커로는

유재석과 강호동이 있겠습니다.

각자 스타일은 다르지만 분위기를 만들어가는 공통점이 있죠

 

4. 술자리에 임하는 태도

 

술자리는 즐기러 가는 자리입니다.

업무상 마시는 술자리나 그냥 친구들끼리 마시는 술자리나

우중충한 분위기보다는 즐겁게 웃고 떠드는 분위기가 좋으며

그러한 분위기에서 마시는 술이 더 기억에 남고

그 자리에 있는 사람들의 가치를 올려주는 법입니다.

 

그래서

우리는 술자리에 억지로 끌려가는 것이 아닌

자발적으로 즐기러 가겠다는 마음으로 가야합니다.

 

또한,

당당하지만 건방지지 않아야 합니다.

 

사람들은 진짜로 당당하다는 의미를 잘 모릅니다.

고개를 숙이면 비굴한 것이고 말도 길게 하지 않습니다.

윗사람이라도 자신이 더 뛰어나다고 생각해 적당히 대하고

점점 말이 짧아지고 인사도 하지 않고 무시합니다.

 

이것은 건방진 것이지 당당한 것이 아닙니다.

 

당당한 사람은 윗사람에게 예의를 갖춥니다.

사회적 위치가 높다는 것을 받아들일 줄 알고

정중하게 그에게 인사하고 필요한 것을 요구합니다.

다양한 각도에서 바라봤을 때 자신이 뛰어난 것을 알아도

절대 다른 사람을 무시하지 않고

인간의 절대적 가치를 지키며 예우를 갖출 줄 압니다.

 

그러니 당당한 마인드를 갖더라도

건방진 마인드를 가져서는 안 됩니다.

 

간단하게 당당하지만 건방지지 않은 자세를 설명하면

 

어깨를 벌리고 고개를 살짝 들어서 자신감을 나타냅니다.

레알 마드리드의 C.호나우도 선수를 연상하시면 됩니다.

 

여자분들은 본인이 좋아하는 드라마에 나오는

당당한 이미지의 여성을 벤치마킹 하시면 됩니다.

 

다만 백년의 유산에 시어머니는 안 되요.

그건 건방진 수준이 아니라 사이코 패스 수준임.

 

5. 중간 정산

 

아직 술자리에 들어서는 이야기는 하지도 않았는데

미친듯이 준비만 시켜놓고 김 빠지게

갑자기 마무리 짓게 되어서 죄송합니다.

 

근데 더 적어서는 읽는 분들도 지치고

적는 저도 지친다는 판단하에 이렇게 반을 나눠서 마무리 합니다.

 

미친듯이 글을 써내려갔는데 재밌을지 모르겠네요.

부족한 글이지만 재밌게 읽어주셨으면 좋겠고

제 글이 도움이 되서 술자리에 대한 거부감이

조금이나마 사라진다면 좋겠습니다.

 

그럼 다음에 또 만나요

추천수7
반대수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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