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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출발, 그리고 설국열차 - 핀란드 여행기 <오로라를 본 사람은 남은 인생이 행복해진다>

상상극장 |2013.01.25 22:32
조회 3,874 |추천 19

조금은 특별한 여행을 했습니다.

자기전에 올렸었는데 사진이 전부 엑박이라고 해서 다시 올립니다.

원래 제 스스로를 위해, 그리고 제 소식이 궁금한 가족들을 위해 블로그에 비밀글로 써봤던 건데

제가 경험한걸 얘기하는걸 좋아해서 이곳에도 한번 적어보았습니다.

원래 블로그를 하는 사람도 아니고 뛰어난 글재주도 없지만 혹시 재밌게 보셨다면 댓글 달아주시면

정말 신이나서 쓸 것 같습니다..^^

 

2편 http://pann.nate.com/talk/317533916

3편 http://pann.nate.com/talk/317556346

 

 

 

 

스페인에 온 이후로 가장 일찍 일어난 것 같다. 알람을 오전 5시 30분으로 맞춰 놨는데 눈이 떠져서

시간을 보니 5시 18분. 면도하고 머리 감고 갈준비를 마친다.

아침일찍 출근을 하는 브리트니와 ¡Buen Viaje! (좋은 여행 되라는 스페인식 인사)라며

양볼을 맞추고 집을 나섰다.

 

마드리드 메트로에서 지갑을 소매치기 당한 후에 중국잡화점에서 구입한 3.5유로짜리 지갑.

 

 

  유니크한 경험을 좋아하는 나의 이번 여행의 목표는 이런 오로라를 보는 것!

사실 이번 여행을 계획하기 전까지만 해도 오로라라는 것 자체가 살면서 가끔 TV에서나 보았지 실제

내가 볼 수 있을 거라는 실감이 안났다.

위 사진과 같은 장관을 직접 내 눈앞에서 본다면 어떤 느낌일지 상상도 하기 어려웠다.

 

 여행 일정은 이랬다. 교환학생으로 지금 살고 있는 마드리드에서 바르셀로나, 바르셀로나에서 헬싱키까지 비행기로 이동 후 헬싱키에서 산타마을이 있는 로바니에미까지 기차로 12시간,

다시 로바니에미에서 최종 목적지인 이발로까지 버스로 4시간 북쪽으로 올라간다.

한두시간 내외의 비행에 익숙해져서인지 바르셀로나에서 헬싱키 까지 4시간의 비행시간이

꽤나 길게 느껴졌다.

헬싱키 반타공항 도착, 미리 예약해둔 로바니에미로 올라갈 기차를 타기 위해 버스를 타고

공항 근처의 기차역으로 이동했다. 오랜만에 느껴보는 차가운 공기, 좋다.

 

 

 

기차를 기다리며 기차역 주변을 돌아다녔다. 이때가 오후 7시, 올겨울 한국 날씨가 미쳤던데

이정도는 서울에서도 자주 경험해본 기온이라 놀랍진 않았다.

 

 12시간동안 나를 실어나를 기차가 정시에 도착했다. (기차 사진을 안찍어서 구글펌)

핀란드 국영 철도회사인 VR, 그 중에서도 내가 탔던 장거리를 이동하는 열차는 외관부터가 깔끔하고

2층으로 되어있어 실제로 보면 상당히 크다.

 

그런데 내 방을 찾아가니 문이 잠겨있다. 손잡이를 몇번 당겨보니 안에서 노부부가 나오셨다.

내 티켓을 보여주며 영어로 설명했더니 영어를 할 줄 아신다.

핀란드는 어딜가나 영어를 할 줄 아는 사람이 대단히 많았다.

어쨌거나 알고보니 내가 열차 칸을 잘못 탄 것이었다.

 

옆칸으로 이동하려고 량 사이의 문을 열려고 해보는데 문이 안열린다.

이 역에서는 5분정도밖에 정차하지 않는 걸 알기 때문에 패닉에 빠진 나는 아예 열차를 내려서 옆칸으로 옮겨타려고 지금 생각하면 아주 미친 생각을 하고는 문을 열려고 했다.

하지만 문은 열리지 않고 마침 뒤에 화장실에서 나온 커플에게 물어보니 지금 열차가 출발하기 때문에 문이 열리지 않는단다. 그러면서 도와줄까? 라길래 칸을 잘못 탄 것 같다고 했더니

아까 내가 갔던 그쪽으로해서 옮겨갈수 있단다.

 

다시 그 문으로 가보니 문 옆에 버튼이 있어 그것을 눌러야 문이 열리는 방식이었다.

지금 생각해보면 만약 그 때 밖으로 나가는 문이 열렸으면 내 여행은 완전히 망했을 것이다.

 

 

비로소 내 방을 제대로 찾고 들어왔는데!!!

"대박이야~"

너무좋다. 내가 꿈꾸던 기차여행 로망 속의 바로 그 기차 자체였다.

예약시 그림으로 봤을 땐 한 방에 네 명이서 자는 줄 알았는데 두명 방이었고, 방안에 생수와 거울,

수도꼭지가 있어 양치도 여기서 할 수 있고 충분한 옷걸이와 깨끗한 방, 침구류, 콘센트, 짐을 보관할 수 있는 공간과 모닝콜이 되는 알람, 라디오, 개인 등불에다 안전함을 대변하는.. 방 열쇠까지 있다!

2층으로 된 열차의 윗층에는 각방마다 샤워시설까지 있단다.

 

다른 유럽의 기차를 타보진 않았지만 시설이 좋지 않고 물건 보안에 항상 신경써야 한다던데

이 열차는 너무나 좋았다.

 

가격이 110유로로 15만원이나 했지만 12시간을 타는 기차고 편안한 숙박값이 포함되어 있으니 그 값을 충분히 하고도 남았다. 게다가 무료 Wi-Fi까지 제공된다.

 

방과 방 사이에 있는 문. 옆방끼리 일행일 경우 이 문을 통해 왔다갔다 할 수 있단다.

아 친구들 네 명이서 옆방 딱 잡고 왔다갔다 하면서 놀면 얼마나 재밌을까

 

 깜깜한 한밤중 설원을 헤치고 달리는 기차 안에서 창밖을 바라보고 있자니

마치 만화 '은하철도 999'의 한장면 같았다.

 

 

 기차는 북으로, 북으로 12시간을 달려 나의 첫번째 목적지인 지구 최북단에 위치한 맥도날드와 세계에서 가장 인정받는 산타마을이 있는 Rovaniemi로 향했다.

추천수19
반대수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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