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번도 들어오지 않았던 네이트 판인데...
막상 심각해지니 털어놓을 데도 없고 해서 들어왔네요.
83년생 31살 남자입니다.
부산 출신인데... 직장은 서울에서 다녀 현재 혼자 살고 있습니다.
너무 장황하게 쓰면 쓸데없이 감정적이되고 말만 길어지니,
최대한 요약해 보겠습니다.
전 어렸을 적에는 사실 부족할 것 없이 살았는데
97년 imf 이후 아버지 사업이 망하면서 저희 가족은 최하층민으로 전락해 근근히 살아왔습니다.
고등학교까지도 국가보조금으로 다녀야할 만큼 사정이 좋지 않았습니다.
제가 법대를 선택해서 사법시험을 준비한 것도 소위 말하는 '신분상승'을 꿈꿨기 때문입니다.
(결국 실패했지만요)
지방대 출신으로서 사시 1차 합격을 하면 나오는 장학금과, 성적장학금으로 전 대학까지 사실 부모님의 손을 거의 빌리지 않고 살았습니다. 물론 틈만 나면 알바도 했기 때문에 빚도 거의 지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그동안 어머니께서는 거의 혼자 돈을 버시면서 극심한 스트레스로 정신병까지 얻으셨지만
아버지께서는 돈을 갉아먹기 바빴습니다.
물론 본인은 노력했다고 말하고 싶겠지만, 사업이 망한 뒤로 뭘 제대로 하는 꼴을 못봤습니다.
툭 하면 친척들에게 돈을 빌리기 일쑤입니다. 그러면서 '우리 가족의 유대는 이렇게 끈끈하다'하며 오히려 자랑질입니다. 창피하지도 않은가 봅니다.
제 동생은 자기가 모은 돈으로 1년간 워킹홀리데이까지 다녀와서 3천만원 가까지 되는 돈을 모아왔지만
그 돈은 동생이 귀국하자마자 아버지 지갑으로 고스란히 들어갔습니다. 다른 사업에 의해 진 빚을 갚기 위해서였습니다. '빌려갔다'고 하는데 사실 그게 아니죠. 덕분에 동생은 남은 학기를 학자금 대출로 다녀야 했고, 현재 취업해서도 계속 이자와 원금을 갚아나가고 있습니다.
지난 달에는 몇 달만에 연락을 하시더니 제게 대뜸 100만원을 빌려달라고 했습니다.
전 바로 그 때 그 동안 참아왔던 게 한꺼번에 터졌습니다.
아무 말없이 100만원을 넣어드리고는 더 이상 연락을 하지 않았습니다. 고작 돈 100만원 때문이 아닙니다.
아무리 참고 기다려봐도 변하지 않는 아버지의 자세에 정말 지긋지긋함을 느꼈기 때문입니다.
어머니는 소녀시절 아주 영특하다고 동네에 소문이 날 정도였습니다. imf이후 직장생활을 하셨을 때도 회사 본부장 자리까지 올라가셨던 분입니다. 그런 분이 아버지 때문에 정신병까지 얻고 힘든 삶을 사시고 계십니다. 그런 어머니와 불쌍한 동생을 생각하면 정말 지금도 울분이 터집니다.
집에서는 장남이라고 이런 티를 전혀 내지 않습니다. 그래서 부모님께서는 '그저 착한 아들'로만 알고 계시지요.
암튼 그런 아버지 덕분에 전 확고한 독신주의자가 되었습니다.
제 기억에 아버지와 어머니는 단 한번도 행복한 적이 없었던 것 같습니다.
화려한 싱글? 뭐 이런 드라마 속에나 나오는 얘기가 아닙니다. 막상 여자를 만나다가도 결혼만 생각하면 가슴이 답답해 터질 것 같습니다.
그런데도 부모님은 결혼 언제할거냐, 이제 연애는 안하냐... 하십니다.
헛웃음 밖에 안나오네요.
솔직히 어머니만 아니면 이젠 부산과는 인연을 끊고 저만의 바운더리를 만들고 싶을 정도로 지긋지긋합니다.
밤이 되도 막상 설이 다가오니 센티멘탈해져서 그런가...
그냥 써봤네요. 간단하게 쓰고싶었는데 잘 안되는군요.
이름 모를 분들이 이 긴 글을 읽고 조금이라도 공감해주신다면 전 그걸로 만족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