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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 축제에서의 경험

미스터리박... |2013.02.02 23:18
조회 2,184 |추천 9



출처: 네이버 미스터리 박물관

       (http://cafe.naver.com/mysterymuseum)

 

 

작성자 angel_entity

 

 

 

 

 

 

고교 1학년 때의 일이야

 

 

내가 다니던 여고 인근에는

 

교명이 비슷한 남고가 한 군데 있었어

 

가을을 맞이해 축제철이 되었을 때

 

친구들과 함께 구경도 할겸 재미삼아

 

방과 후 그 학교에 찾아가게 되었지

 

 

분식집에서 저녁을 먹고,

 

집에 들렀다 오는 친구를 기다리는 등

 

몇 가지 이유로

 

늦은 시간 입장을 했다 기억해

 

해가 거의 저물었을 때였거든

 

 

- 귀신의 집은 체험하셨어요?

 

 

복도에 들어서자마자

 

한 남학생이 내 손목을 덥석 잡았어

 

지금 막 온거라 하니 그 남학생은

 

그럼 4층부터 가자고 우리를 안내했고-

 

 

불꺼진 교실 하나에 검은 장막의 미로를 만들어

 

한 사람씩

 

입구인 앞문에서 출구인 뒷문까지를 찾아 나오는 것이

 

그 귀신의 집 룰이었어

 

 

장막 사이사이로 촛불이 타고 있었는데

 

바로 옆에 흰 가운이 걸려있거나

 

메스가 매달려 있고

 

이쪽을 바라보는 귀신의 얼굴 등이 붙여져 있어

 

그럭저럭 음산한 분위기는 만들었더라

 

 

분장한 처녀귀신이라도 튀어나오지 않을까 겁먹었지만

 

나는 단번에 바른 길을 찾아

 

시시할만큼 수월하게 빠져 나올 수 있었어

 

 

가장 먼저 체험을 마치고 복도의 창가에 서 있었는데

 

친구들은 도중에 늑대 인간에게 잡혀

 

간이 떨어질 뻔 했다는 둥

 

상기된 얼굴로 하나 둘씩 곁에 모여들었지

 

 

마지막 친구는 늑대 인간과 실랑이라도 하는지

 

오래 나오지 않았고

 

우리는 창밖의 야경을 바라보며

 

다음엔 몇 층으로 갈지 수다를 떨고 있었어

 

 

그때 맞은 편 건물의 한 교실에서

 

불빛이 환하게 켜지더니 깜박이기 시작했어

 

같은 학교이긴 하지만 중학교 건물이라

 

축제와는 상관이 없어 전부 불이 꺼져 있었는데

 

유독 한 곳에서

 

불이 계속 켜졌다 꺼졌다 해서

 

나는 순간 뭔가에 홀린 듯 멍하니

 

그것을 보고 있었어...

 

친구들은 아직 못 알아차린 거 같았어

 

 

마지막 친구는 시간이 조금 더 지나서야

 

매우 상기된 얼굴로 나왔어

 

미로 속에서 만난 남학생이

 

분신사바를 한 판 해야 보내준다 해서

 

책상 앞에 마주 앉아

 

귀신을 부르다 왔다는 거야

 

귀신을 하나씩 부를 때마다

 

분장한 교실 안의 귀신들이 차례로 나타나

 

엄청 깜짝 놀랐고 엄청 재미있었다고.......

 

 

하지만 나는 그것이 전부가 아닐 거라고 생각해서

 

창밖을 가리켰어

 

저 불빛... 너가 들어간 이후부터 깜박이기 시작하더니

 

아직도 깜박이고 있다고......

 

 

- 어디어디?

 

 

내가 가리키는 손끝에

 

친구들과, 귀신의 집 운영을 진행하는 남학생들의 시선이 집중되었고

 

우리는 복도가 떠나갈 만큼 비명을 내질렀어

 

귀신을 부른 게 확실하다는 둥

 

더 이상 분신사바를 해서는 안 된다는 둥

 

작년엔가 그 중학교에서 교통사고로 사망한 학생이 있었는데

 

그 아이의 반에서 불이 깜박거리는 거 같다는 둥

 

커튼에 가려져 안쪽은 보이지 않았지만

 

모두 흥분한 상태였지

 

 

그때 한 남학생이 저기 직접 한번 가보는 게 어떻겠냐 했고

 

나와 친구들은 '진짜' 귀신의 집을 체험이라도 하게 될 것처럼

 

절반은 신나고 절반은 두려운 마음으로 따라나섰어

 

 

.

.

.

 

 

 

하지만 물론 중학교 건물 안에 들어가지는 못했어

 

아까 말했듯 이미 불도 다 꺼져있고 잠겨있는 상태였기 때문에-

 

 

오히려 수위 아저씨에게 발각되어

 

왜 중학교 건물까지 내려와 서성거리냐고 잔소리를 들었고

 

깜박였다는 불빛에 대해서는 아저씨가 처리하겠다고 가라고 했어

 

이젠 깜박임이 없었지만

 

우리가 이구동성으로 같은 말을 하자

 

아저씨 얼굴에도 긴장이 좀 느껴졌지...

 

친구들하고는 시간이 늦어 축제도 종료되었고 해서 그 자리에서 헤어졌고-

 

 

.

.

.

 

 

 

며칠 뒤에 소문으로 듣게 된 이야기는 이랬어

 

그 중학교 교실에 우리 또래의 여자아이 하나가 감금당했었대

 

축제의 소란스러움을 틈타 성인 남자인 외부인이 침입해

 

흉기 같은 걸로 여자애를 위협해서 그리 데리고 들어간 모양이야

 

우리는 중앙 현관이 닫혀있다는 것만 확인하고는 수위 아저씨한테 걸렸는데

 

다른 곳은 열려있었을지도...

 

 

무슨 생각에서였는지 교실에 여자 아이를 가둬두고 사라졌는데

 

이 애는 겁에 질려서 다른 건 생각도 못 하고

 

누군가 밖에서 봐주길 바라며 교실 불을 켰던 모양이야

 

그러다가 혹시라도 복도에 있을지 모를 남자에게 들킬까봐 끄고...

 

켰다가... 다시 끄고...

 

 

다행히 우리 말을 허투루 안 들은 수위 아저씨가

 

그 층 교실 문을 모두 두드려 안에 누가 있냐 물었던 모양이더라고-

 

 

상황 목격자로 경찰 조사같은 게 나오지 않을까 생각했지만 그런 건 없었고

 

귀신보다 사람이 더 무섭다는 말은 확실히 실감했던 사건이었어

 

 

수업을 마친 뒤의 빈 교실,

 

그것도 자물쇠가 걸려 있지 않았던 곳을 단번에 찾아서

 

여자아이를 위협해 몰아넣고 간

 

그 사람은 누구고, 왜 그런 일을 했던 걸까......

추천수9
반대수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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