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스트에 돈모은 20대 청년 글을 보았습니다.
저도 그 글쓴이 분이랑 비슷한 또래겠네요.
참 그 분 글 읽으면서 부럽단 생각 많이 했습니다.
통장 잔고 6000만원.... 제 통장잔고는 20만원 이네요.
저는 집에 손벌리기 힘든 형편에서 자랐습니다.
IMF이후로 집에 빨간 딱지 붙기도 하고, 부모님은 개인 파산 신청을 하셨지요.
기초생활수급자였고 그 와중에 아버지는 암투병을 하다 돌아가셨습니다.
써놓고 보니 제가 봐도 현실성 없네요 ㅎㅎㅎ
그런데 전... 이렇게 살았습니다.
고등학교 때에도 학원은 커녕 기초수급자 지원으로 급식비 면제받고
담임선생님 도움으로 교사용 문제집 받아서 공부했습니다. (수업에 쓰이는 몇권은 직접 구매했습니다.)
대학교는 원하는 과 합격했지만 등록금이 없어서 전액 장학금을 주는 곳으로 갔구요,
(입학 첫학기 전액이었고, 그 다음 학기부터는 이공계장학금으로 전액 장학 혜택 받았습니다.)
생활비는 과외하면서 벌어 썼습니다.
기본적으로 핸드폰요금이랑 식비는 제가 지출하고
부모님께 손벌린건 학기 시작할때 한번에 드는 책값이랑 한달 버스비 5만원.
휴학하고 어학연수 다녀오고 싶었지만 그럴 돈은 없었구요.
워킹홀리데이를 가려고 해도 통장에 기본 자금이 있어야 한다더군요.
그래도 어학연수 한번은 가야하지않을까 싶어 열심히 알아보던 중
학교에서 기초수급자에게 지원하는 어학연수가 있어 필리핀 2개월 다녀왔습니다.
비행기표랑 어학원 비용 전액 지원.
이때 부모님께 제 생에 가장 크게 손을 벌렸습니다. 생활비 50만원 가량을 지원해 주셨지요.
짧은 2개월이었지만 다녀오길 잘했다고 생각합니다.
젊은 날엔 사소한 경험 하나 하나가 정말 소중한 것이라고 생각하거든요.
외국 한 번 다녀온 경험, 여러 사람 만나본 경험, 이것 저것 보고 느낀 경험들이 큰 도움이 되었습니다.
저는 현재 대학원 석사과정 졸업예정 학생입니다.
없는 형편에 무슨 대학원이냐 하시겠지요?
보통 가난한 학생들이면 고등학교 마치고 취직자리 알아보는게 보통인데.
전 평생 가난하기 싫었습니다.
고액 연봉받고 좋은 집도 사고 살고싶습니다.
그래서 공부했습니다.
물론 서울대 갈만큼 잘난건 아니지만..
제가 할 줄 아는게 이것밖에 없으니까요.
대학교도 등록금 장학금 받고 다녔고.
대학원도 전액 장학금 혜택 받고 다녔습니다.
공대이다보니 하루종일 실험실 생활하고, 실험실에서 나오는 돈으로 생활비 해결하구요.
대학교 다닐 때부터 대학원 진학에 욕심이 있었지만
아빠가 돌아가시면서 대학교만 마치고 취업하려고 마음을 먹었었습니다.
그때 엄마가 그러시더군요, 니가 집안 형편때문에 공부 포기하면 아빠가 좋아하실거같냐고.
애들 내가 먹여 살릴 수 있으니 너는 상관말고 니 공부하라고.
그래서 이기적이겠지만 대학원 진학 했습니다.
학위 따서 더 돈 많이 벌어서 호강시켜드려야지 맘먹구요...
전 그래도 부모님께 5만원씩 조금씩 지원을 받았지만 그마저도 힘겨운 분들도 계시겠죠.
전 책값은 커녕 아빠 병세가 심해져서 집에 정말 땡전한푼 없을 때
딱 한번 학자금대출 생활비를 대출 받았습니다.
기초수급자는 학기당 100만원 대출 받을 수 있습니다.
100만원 전부 빚이고 알바로는 받기 어려운 돈이지만,
졸업 후 사회에 나와서 돈벌면 금방 갚을 수 있는 돈이라고 생각했습니다.
정말 돈없어서 쪽팔리고 학창시절 떡볶이 사먹을 돈이 없어 서글프고..
5만원짜리 수제 구두 대신 만원짜리 발아픈 구두 사야했고,
5만원 짜리 패딩 하나 사면서 엄청 고심했었죠.
이제 취업을 준비해야하지만,
자기 개발이라고 공부하면서 가난하게 보내야했던 날들이 끝나가고
돈벌어서 저금도 하고 부모님 용돈도 드리고 이쁜 옷도 사입을 날이 거의 다 왔다는게 마냥 기쁩니다.
어려운 환경에 있으신 분들
포기하지마세요.
참고 견디면 볕들날 올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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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을 보고, 25님께.
저는 이미 고등학교때 '잘난집 자식은 비싼 과외받고 돈걱정 없이 공부하고
등록금 걱정없이 자기가 최대한 올라갈수있는 성적 상향치의 대학을가는데
가난한 집 자식은 집안형편 고려해가며 내가 1등할수있는 곳 찾아서 낮춰가야하는구나'
라는걸 느꼈습니다.
그리고 나이 더 먹고 느꼈죠.
내가 여기서 포기하고 가난한집 자식 가난한 사람으로 남으면 내 자식도 가난한집 자식에서 시작하지만,
내가 대기업 부장까지 올라간다면 내자식은 대기업 부장 자식으로 시작한다는걸요.
언제까지 신세 한탄만 할겁니까?
신세 한탄하고 있으면 누가 밥먹여줘요?
25님은 맨날 대기업 회장이랑 자기 신세 비교하면서 술이나 드세요.
저는 한계단이라도 위로 올라갈테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