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성년자를 간음하고 성추행한 혐의(아동·청소년의 성보호에 관한 법률 위반)로 구속 기소된 방송인 고영욱이 법정에 출두, '유죄 여부'를 판가름하기 위한 법정공방에 돌입했다.
당초 고영욱은 변호인을 선임하지 않아 국선 변호인만으로 재판을 치를 것으로 보였으나 공판 직전 사선 변호인 선임계를 제출, 2명(박OO, 성O)의 변호사를 자신의 법률대리인으로 내세웠다.
14일 오전 10시 10분 서울서부지방법원 303호에서 열린 첫 공판에서 재판부는 검찰로부터 공소 내역을 듣고 증인으로 출석한 피고인 고영욱에 대한 심리를 이어갔다.
검찰은 2010년부터 2012년까지 고영욱이 미성년자 일부를 간음·성추행한 혐의를 일일이 거론하며 당시의 사건 정황을 설명했다.
재판을 통해 알려진 고영욱의 혐의는 그동안 언론에 소개됐던 내용과는 조금 차이가 있었다.
고영욱이 구속 기소될 당시 다수 언론은 "고영욱에게 적용된 혐의는 2010년부터 지난해까지 벌어진 2건의 성폭행·간음 사건과, 지난해말 여중생을 상대로 저지른 성추행(강제추행) 혐의 등 총 3건으로 압축됐다"고 보도했다.
그러나 검찰이 밝힌 공소장에는 고영욱이 총 4명의 미성년자를 상대로 저지른 성추행(간음) 혐의가 적혀 있었다.
◆ 2010년 여름, 2번에 걸쳐 당시 만 13세이던 피해자 안모씨를 집에서 간음하고 유사성행위를 함.
◆ 2010년 가을, 당시 만 14세이던 피해자 강모씨를 집으로 데려와 간음하고 유사성행위를 함.
◆ 2010년 7월 17일, 당시 만 17세이던 피해자 A씨를 집으로 데려와 위력에 의한 강제추행을 함.
◆ 2012년 12월 1일, 서울 홍은동 거리에서 당시 만 13세이던 피해자 B씨를 승용차 안으로 끌어들여 위력에 의한 강제추행을 함.
미성년자 성폭행 및 성추행 혐의로 구속 기소된 고영욱(37)이 드디어 법정에 섰다. 수의를 입고 다소 초췌한 모습으로 등장해 선처를 호소했다. 피의자 신분으로 법정에 섰지만 주눅 든 모습은 아니었다. 줄곧 변호인을 통해 "연애 감정을 갖고 만났다. 물리력을 행사해 성폭행 내지 성추행하지 않았다"고 주장을 되풀이했다.
마지막으로 발언 기회를 얻고는 "피해자들의 일방적인 내용이나 경찰의 발언만 언론에 보도돼 가족이 큰 피해를 받았다. 선처해달라"고 밝혔다. 판사와 고영욱 측의 질의응답을 재구성했다.
판사-참여재판을 원하는가.
"원하지 않는다."(고영욱)
-혐의를 인정하는가.
"미성년자와 관계를 갖는다는 도덕적 행위에 대해 반성하고 있다. 이에 대한 도덕적 비난은 감수해야 한다. 하지만 도덕적인 비난과 처벌은 구별돼야 한다."(변호인)
-피해자들이 위력을 동반한 성관계가 있었다고 주장한다.
"행위에 있어 물리력을 행사하지 않았다. 연애 감정을 가지고 만난 사이기 때문에 추행으로 보기 어렵다. 입맞춤을 하려고 했으나 상대가 고개를 돌려 중단한 경우도 있다. 강력한 물리력이 없었을 경우에는 처벌 판단 기준이 달라져야 한다."(변호인)
-A양(피해 당시 만 18세)과의 성관계는 인정하나.
"성관계와 ○○성교는 인정한다. 하지만 서로 합의하에 이뤄진 것이다. 위력으로 일방적인 행위가 아니었다."
-지난해 12월1일에도 여중생 B양(당시 만 13세)을 성추행한 혐의가 있다.
"고영욱이 B양이 태권도를 배웠다는 이야기를 듣고 다리를 누른 사실은 있다. 하지만 기소 내용처럼 가슴을 만지거나 옷을 들어 올려 배꼽 주위에 손을 대지는 않았다. 목덜미를 당겨 강제로 입맞춤을 했다는 등 모든 혐의는 부인한다."(변호인)
-지난해 소를 제기한 피해자 3명 중 2명이 소를 취하했다.
"피해자들이 자진해서 고소를 취하한 것으로 알고 있다."(변호인)
-마지막 발언 기회를 주겠다.
"구치소에 있으면서 연예인으로서 미성년자들과 어울린 것 자체가 부적절했다고 반성했다. 하지만 그동안 내 이야기 보다는 피해자나 경찰 측의 일방적인 내용만 언론에 노출돼 가족들이 큰 상처를 입었다. 내 심경을 말할 기회는 없었다. 미성년과 어울렸다는 사실만으로도 많은 비난을 받았고 내가 합의하에 만났다고 이야기해도 받아들여지지 않을 것 같아서 지금까지 말하지 못한 부분이 있었다. 내 억울한 부분을 헤아려 달라. 앞으로 기회가 주어진다면 내가 하던 일은 다시 못하더라도 사회에 보탬이 되는 사람으로 살아가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영욱)
엄동진 기자 kjseven7@joongang.co.kr 아따 충격과공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