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난지는 일년 정도 됬어요.
뭐든지 다 지루한 지는 두 달 됬구요.
우린 세계관이 참 다른 커플이에요
깊은 얘기하면 싸워요
그러니 차츰 일상 얘기, 얄팍한 얘기, 그런 얘기를 해요.
그러다 보니 지겹네요
심각한 얘기를 하면 분명히 나랑은 다른 입장에서
얘기를 하니까
처음엔 싸웠는데 이젠 싸우기도 지쳐요.
그러다보니 요즘은 안 싸워요.
남친은 제가 신경질내도 참고
저는 싸울 화제를 피하니까요.
남친은 장난치는 걸 좋아하는 사람이라
계속 이상한 장난을 치는데
한두번이면 괜찮지만
쓸모없는 장난만 계속 치니까
별거아닌데도 계속 화내고 신경질내게 되네요.
평소에는 참 잘해주는 사람이에요
사소한 거, 소소한 거 잘 챙겨요.
기념일 빼고요.
항상 기념일 전에
기대하라는 식으로 얘기를 해요.
그러곤 당일엔 아무것도 없죠
차라리 얘기를 말았으면 좋겠어요 기대나 안하게.
뭘 줘도 늘 2주 후에 줘요.
항상 기념일 당일에 선물이다 뭐다
다 챙기는 저는 그럼 뭔가요. 그런 생각이 들어요.
한번쯤은 기념일날에 식당 예약도 해놓고
좋은 데서 식사도 하고싶은데
말해도 말해도 들어주지 않아서
하긴 나만 요구하면 좀 그렇구나 싶어서
그럼 이번 기념일은 내가 준비한다니까 그건 안 된대요.
왜 안되냐니까 싫다네요.
제가 아는 곳이 있어서
이주전에 예약해야 하는 곳이라
내가 예약하고 준비한다 해도 싫대요
알아서 하겠대요
그리고 당일날은 역시 아무것도 없죠
돈이 모자라서거나 그런 건 아니에요.
데이트 비용은 반반 내거나
번갈아 가면서 더 내거나
거의 반반이니까요
그러니까 그건 아닌 거 같은데
항상 당일이 되어서야 허둥지둥 허겁지겁
아무데나 차 몰고 가고
별로 그럴 가치도 없는 가게에서 실컷 기다리고
선물 주고 나서 난 못받았다고 화내는 것도
스스로가 참 한심하고 화도 나고
일년내내 꽃 한번 받아보고 싶다고
노래노래를 불렀는데
자기는 뭐든지 남는 선물을 사주고싶다며
별로 내가 갖고 싶은 것도 아닌데
틈틈히 연락해야 하는 것도
공부하다 말고 카톡을 신경써야하는 것도
주말에 자기가 사정있어 못나오는 날에도
내가 누구 만난다면 찡찡거리는 것도
다 지겨우니 권태기는 권태기 맞는 거 같네요.
말을 안해서 그런가 싶어서 말도 해보고
소리치고 싸우기도 하고
그런데도 늘 제자리걸음인거 같아요
아직 헤어지고 싶지는 않은데
어떻게 해야 이 권태기를 극복할 수 있을지
정말 솔직한 마음으론
한 두 달정도 절 내버려뒀으면 좋겠네요
남친 생각하기만 해도 머리가 아파요...